[FETV=이건혁 기자] 한국거래소의 기술특례상장 심사가 이전보다 보수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반응이 업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추정 실적의 산출 근거를 보다 면밀히 들여다보는 분위기가 강해지면서, 기술성장기업 방식으로 코스닥 입성을 추진하는 기업들이 넘어야 할 문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올해 기술성장기업 방식으로 상장한 기업은 3곳에 그쳤다. 1월과 2월에는 상장 사례가 없었고, 3월 들어서야 3개 기업이 상장 절차를 밟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다소 주춤한 흐름이다. 지난해 3월까지 기술성장기업으로 상장한 기업은 5곳이었다. 2024년에도 같은 기간 5곳이 상장했고, 2023년 6곳, 2022년 8곳, 2021년 9곳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최근 들어 감소세가 한층 뚜렷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장에서는 기술특례상장 심사가 한층 깐깐해졌다는 반응도 이어진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기술특례상장에 대해 거래소가 까다롭게 심사하는 분위기”라며 “예전 같으면 무리 없이 통과됐을 만한 사안도 한 번 더 짚고 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상장을 추진 중인 한 기업 관계자 역시 “예전보다 훨씬 더 꼼꼼하게 살피는 게 느껴진다”고 전했다.
특히 예상 매출액에 대한 검토 강도가 높아졌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과거에는 외부 기관이 검토한 추정 실적이 심사의 주요 근거로 활용됐다면, 최근에는 거래소가 해당 추정의 산출 근거는 물론 세부 계약 내용과 실현 가능성까지 보다 면밀히 살피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상장 이후 실제 실적이 예상 매출액에 크게 못 미친 일부 기업을 둘러싼 논란이 심사 기조 변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역시 부실 상장사에 대한 ‘시장 퇴출’까지 언급하며 사후관리 강화 방침을 내비친 만큼, 거래소 역시 기술특례상장 심사 과정에서 보다 보수적인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같은 흐름을 고려하면 현재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인 기업들도 이전보다 엄격한 심사 기조를 넘어야 할 가능성이 크다. 23일 기준 코스닥 신규 상장을 위해 청구서를 접수한 기업은 총 12곳이다. 이 가운데 매출액이 100억원에 미치지 못해 기술성장기업 등 특례상장 방식을 노릴 가능성이 있는 기업도 4곳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한국거래소는 공식적인 심사 기준 변화는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기업 유형이나 상황에 따라 더 꼼꼼히 들여다볼 수는 있지만, 공식적으로 기준을 높이거나 이전보다 엄격해진 것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유망기업을 적극 발굴한다는 기조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