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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물류


"항공회담 어땠길래"…‘몽골 하늘길’ 불만 들어보니

불평등 회담·특정 항공사 몰아주기 논란

 

[FETV=김윤섭 기자] 대한항공이 25년 가까이 독점해온 '알짜' 인천~몽골노선에 아시아나항공이 신규 취항하게 된 것을 두고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몽골 정부에 자진해 불평등 조약을 맺었다는 비판과 함께 아시아나항공 '몰아주기'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5일 열린 항공교통심의위원회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에 인천~울란바토르 노선의 주3회 운수권이 배분됐다. 이로써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이 독점 운영해오던 몽골 노선의 독점을 깬 주인공이 됐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배분결과에 대해 “290석 규모의 A330-300을 투입할 예정"이라며 "신규 운항에 차질이 없도록 사전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운수권을 배분받은 아시아나항공 측은 그야말로 '잔칫집' 분위기다. 몽골 노선은 운임(왕복 기준)이 평소 60만원 수준이지만, 성수기인 6~8월의 경우 최대 100만원 이상으로 가격이 치솟는 등 말그대로 황금노선이다. 이는 운항거리(1975㎞)가 비슷한 다른 노선에 비해 비싼 편에 속한다.

 

반면 대한항공을 비롯, 운수권 배분 경쟁에 참여했던 항공사들은 노선 탈락후 불만을 표출하고 나섰다. 운수권 배분의 칼자루를 쥔 국토부를 상대로 항공업계가 적극적인 불만 의사를 표시하는 게 이례적이다.

 

경쟁에서 고배를 마신 대한항공 측은 25일 입장자료에서 “인천~울란바토르 노선 운수권 배분 결과는 국토부가 대한항공에 이미 부여한 '좌석수 제한 없는 주 6회 운항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대한항공의 운항 가능 좌석수중 일부를 부당하게 회수해 타 항공사에 배분한 것으로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배되는 유감스러운 결과”라고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저비용항공사들도 불만이 가득하다. 저비용 항공사들의 경우 대부분 200석 미만의 소형기종이 주력이기 때문에 주 3회로는 833석의 공급석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처음부터 저비용항공사를 배제했다’는 볼멘소리도 있다.

 

이번 항공회담이 불평등한 조건으로 이뤄졌다는 말까지 나돈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지난달 항공회담이 이뤄지기 직전까지는 인천~울란바토르 노선에 주 6회 운항 횟수한 제한했을뿐 별도로 공급석 제한은 없었다. 다만 열악한 현지 공항 사정으로 인해 대형 기종을 띄울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한항공은 몽골 신공항 완성 이후 현재보다 규모가 큰 404석 규모의 항공기를 투입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고, 국토부 측도 여기에 대한 합의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하반기 울란바토르 신공항이 개항하면 대형 기종을 띄울 수 있게 된다. 대한항공이 404석 규모의 보잉747-400기종을 띄운다면 주당 2424석까지 공급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국토부는 항공회담에서 한국 측은 기존보다 3회 운항을 늘린 주 9회 운항을, 몽골 측은 주 11회를 운항 할 수 있도록 설정했다. 이로 인해 늘어나는 좌석은 주당 76석뿐이다. 이는 상호 호혜적 권리 교환이라는 항공 협정의 기본 원칙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 항공업계의 시각이다.

 

만약 기존대로 공급석의 제한 없이 몽골 측과 같은 주 11회를 운항할 수 있도록 했다면, 더욱 많은 좌석 공급과 다양한 항공사들이 해당 노선에 진입하는 길을 열어 줄 수도 있게 된다.

 

항공업계 일각에선 “국토부가 국내 항공산업의 장기적 발전이라는 큰 그림이 아닌 단기적 성과 창출에 급급해 몽골 정부와 전례 없는 불평등 항공 협정을 맺었다”며 “당시의 항공회담의 결과가 결국 국내 항공사들이 향후 공급력을 증대하거나 유연성 있는 대처를 어렵게 만드는 후폭풍을 초래할지 모른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