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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


코오롱글로벌, ‘새 수장·합병 카드’로 리스크 돌파…‘체질 전환’ 분기점

13년 만에 복귀 김영범 대표, PF·주택 의존 구조 손질 시험대
흡수합병으로 재무구조 개선, 건설 넘어 ‘운영·자산’ 확장 시동

[FETV=박원일 기자] 코오롱글로벌이 주택 중심 성장 구조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한 전환 국면에 들어섰다. 지난해 10월 단행된 신임 대표 선임과 12월 계열사 흡수합병 완료는 단순한 인사·조직 개편을 넘어 ‘재무 구조’와 ‘사업 포트폴리오’ 전반을 재설계하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평가된다.

 

회사는 최근 수년간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외형 성장을 이어왔다. 대형 주택 프로젝트를 연이어 확보하며 매출 규모는 확대됐고 수주잔고 역시 업계 상위권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지방 주택시장 침체와 PF 부담이 동시에 부각되며 성장 방식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질문도 커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룹은 경영 리더십 교체와 구조 개편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13년 만에 돌아온 ‘위기관리형 CEO’

 

코오롱그룹은 지난해 10월 정기 인사를 통해 김영범 대표를 코오롱글로벌 신임 수장으로 내정했다. 김 대표는 과거 코오롱글로벌 전신인 코오롱건설의 구조조정과 통합 과정을 직접 경험한 인물로 약 13년 만의 복귀다.

 

그는 제조·화학 계열사에서 장기간 대표를 역임하며 사업 재편과 수익성 개선을 이끈 경영자로 평가받는다. 특히 범용 사업 위주의 구조를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전환하고 자산과 사업을 연계해 효율을 끌어올리는 전략에서 성과를 냈다는 점이 주목된다. 그룹 안팎에서는 이러한 경험이 현재 코오롱글로벌이 직면한 과제와 맞닿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코오롱글로벌은 PF 금리 상승과 분양 경기 둔화의 여파로 한때 부채비율이 급등하며 재무 부담이 확대됐다. 김 대표가 과거 유사한 위기 국면에서 합병과 사업 다각화를 통해 재무 구조를 안정화했던 경험은 이번 인사 결정의 배경으로 꼽힌다.

 

경영 환경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구조에서 지방 분양시장 회복 지연은 단기 실적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다만 2025년 들어 주요 손실 현장이 마무리되고 채산성이 확보된 사업 비중이 늘어나며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자 부담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까지 회복됐다는 점에서 힘든 국면은 지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제는 재무 안정성을 얼마나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느냐다. 유동성 지표와 PF 우발채무 부담은 여전히 관리가 필요한 영역으로 지적된다.

 

◇12월 계열사 합병 완료→재무구조 개선 ‘가속 페달’

 

이 같은 상황에서 단행된 것이 지난해 12월 계열사 흡수합병이다. 코오롱글로벌은 MOD와 코오롱LSI를 흡수하며 레저·운영 자산을 본격적으로 품었다. 골프장, 호텔, 리조트 등 현금 창출력이 비교적 안정적인 사업이 편입되면서 재무 구조 개선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합병 이후 부채비율은 2025년 3분기 약 370%에서 연말 기준 300% 이하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합병으로 건설업 특유의 경기 변동성을 보완할 수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가 마련됐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시장에서는 이번 합병을 “재무 수치 개선을 넘어 사업 구조 자체를 바꾸는 작업”으로 해석한다. 건설 중심에서 벗어나 운영·자산관리까지 아우르는 구조로의 전환이 본격화됐다는 것이다.

 

김영범 대표 체제의 코오롱글로벌은 당분간 외형 확대보다 내부 정비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크다. 무리한 신규 사업보다는 수주잔고의 질 관리, PF 리스크 통제, 비주택·운영사업 비중 확대가 우선 과제로 꼽힌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사와 합병은 단기 실적 반등보다 중장기 생존 전략에 가깝다”며 “과거 위기 국면을 정리했던 경험이 현재 상황에서도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결국 코오롱글로벌은 풍부한 수주 기반이라는 강점과 주택 의존 구조라는 한계를 동시에 안고 있다. 신임 대표 선임과 계열사 합병을 기점으로 한 체질 전환이 어느 속도로 안착하느냐가 향후 기업가치의 방향성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3사 합병 작업이 마무리된 후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따라 임원들의 역할과 미션을 중심으로 조직이 재정비 되었다”며 “합병을 통해 건설경기 변동성을 극복할 안정적인 운영수익 구조를 구축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지속성장의 기틀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