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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2025년 키워드–APEC] 삼성·현대차·SK·LG, 중장기 미래 전략을 논했다

조현상 ABAC 의장 축으로 의제 조율
AI·전력·공급망 등 연중 핵심 과제로 집약

[편집자 주] ‘푸른 뱀의 해’로 불린 2025년 을사년, 국내 산업계는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 속에서 크고 작은 변곡점을 지나왔다. FETV는 주요 산업별로 2025년 한 해를 관통한 핵심 키워드를 짚어보고, 각 업계가 어떤 선택과 변화를 겪어왔는지를 되돌아보고자 한다.

 

[FETV=나연지 기자] 대한민국 경주에서 열린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서는 AI·전력·공급망 등 재계의 전략 과제가 한자리에서 논의되는 장면을 연출됐다. 

 

2025년 ABAC 의장을 맡은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을 축으로 의제 조율과 논의 구조가 형성됐고, 핵심 의제로 AI 전환과 디지털 신뢰, 전력 인프라 확충, 공급망 회복력, 친환경 전환 등이 선정됐다.

 

AI 전환은 데이터센터·반도체·소프트웨어를 축으로 한 산업 구조 재편을, 디지털 신뢰는 데이터 이동과 활용을 둘러싼 규범과 제도 정비를 의미한다. 전력 인프라 확충은 AI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하는 과제로 제시됐고, 공급망 회복력은 글로벌 생산·조달 구조의 안정성과 분산을 핵심으로 한다. 친환경 전환은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을 포함한 제조 기반의 저탄소 전환을 지칭한다.

 

 

주요 기업들의 재계 전략은 성과 발표가 아니라, 어떤 글로벌 의제에 서 있었는지로 드러났다. 삼성전자는 AI·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인프라 논의의 중심에 놓이며 AI 인프라 축에서의 기술·공급 주도권 회복 전략이 읽혔다.

 

현대자동차는 모빌리티 전환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이슈와 맞물려 전동화·수소·SDV를 축으로 한 중장기 사업 전환과 공급망 안정 전략을 병행하는 방향이 부각됐다. SK는 에너지 전환과 AI 인프라 확대, 전력 수요 증가 국면에서 반도체와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연결하는 AI-에너지 연계 전략이 거론됐다. LG는 배터리와 친환경 전환 의제와 함께 전기차·에너지저장장치(ESS)를 축으로 한 제조 기반 녹색 전환 전략에 무게가 실렸다.

 

 

이 같은 구도는 2025년 재계가 무엇을 선택했는지뿐 아니라, 무엇을 당장 성과로 만들지 않았는지도 함께 보여준다. APEC 재계 트랙에서 단기 투자나 수주 성과를 전면에 내세운 기업은 많지 않았다. 대신 기술·인프라·공급망 등 구조적 의제에 대한 포지셔닝이 우선됐고, 이는 불확실한 대외 환경 속에서 실행보다 방향 설정에 무게를 둔 판단으로 해석된다.

 

가시적으로 공개된 성과는 제한적이었고, 다수 논의는 협력 의향 확인과 정책 제언 등 관계 설정 단계에 머물렀다. ABAC이 연중 4차례 회의를 통해 액션플랜을 구체화하고 정상회의에서 건의문을 제출하는 구조인 만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재계 트랙은 단기 성과 도출보다는 중장기 협력 구도를 전제로 한 논의에 초점이 맞춰졌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방한 역시 APEC CEO 서밋을 기술·산업 전략이 교차하는 장으로 인식하게 만든 장면이었다. 종합하면 2025년 APEC은 행사 자체보다 재계 전략의 좌표를 확인하는 데 의미가 있었던 무대였다.

 

HS효성이 ABAC를 중심으로 재계 트랙의 구도를 형성했고, 주요 기업들은 각자의 핵심 의제를 그 위에 배치했다. 다만 이번 APEC의 의미는 선언 자체보다, 이후 정책·규제 환경과 기업의 실제 투자·공급망 재편으로 얼마나 이어지느냐에 따라 평가가 갈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