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 주] '생산적 금융'이 정부의 최우선 금융정책으로 떠오르면서 각 정부부처를 비롯해 경제계 전반에서 관련 정책과 계획 수립이 한창이다. 특히 내년부터는 모험자본 공급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벤처투자(VC) 시장에도 활기가 돌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FETV는 생산적금융·모험자본과 관련해 VC업계의 현황 등을 들여다봤다. |
[FETV=권현원 기자] IBK벤처투자의 ‘초대 수장’ 조효승 대표의 임기가 이달 13일부로 만료된 가운데 향후 회사 대표 자리의 변화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조 대표는 IBK벤처투자 설립 당시 외부에서 영입된 인수합병(M&A) 자문·기업구조조정업무(CRC) 전문가다. IBK벤처투자는 그동안 조 대표 지휘 아래 ‘정책형 벤처캐피탈’ 역할을 수행하며 벤처스타트업 지원과 시장 활성화에 기여해 왔다.
◇2023년 12월 ‘모험자본 시장의 마중물 역할 수행’ 목적 설립
금융권에 따르면 IBK벤처투자는 IBK기업은행이 지난 2023년 12월 ‘모험자본 시장의 마중물 역할 수행’ 목적으로 설립한 벤처캐피탈 자회사다.
IBK벤처투자는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이 2023년 1월 취임 당시 벤처캐피탈 자회사 설립 목표를 밝힌지 1년 만에 설립됐다. 김 행장은 취임사에서 “중소기업의 살 길은 기술”이라며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으로 도약시키기 위해 획기적인 지원 제도와 서비스를 도입하고, 신기술 혁신기업에 투자를 과감하게 확대하겠다”고 말하며 자회사 설립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IBK기업은행은 2023년 4월 국무총리 주재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자회사를 설립해 스타트업 대상 컨설팅·네트워킹 등 보육지원과 1000억원 규모 펀드를 조성해 투자를 지원하기로 했다. IBK기업은행은 같은 해 5월에는 IBK 벤처 자회사 신설(안) 이사회 의결을 통해 IBK벤처투자의 설립을 최종 결정했다.
설립을 위한 초기 자본금 1000억원은 IBK기업은행이 전액 출자했다. IBK벤처투자는 이후 설립 3개월만에 신기술사업금융업 등록을 완료하고, 초기투자 전문기관 퓨처플레이와 300억원 규모의 공동펀드를 결성하는 등 본격적인 투자 지원 준비를 마쳤다.
IBK기업은행은 지난해 4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혁신상 수상기업 데모데이 행사 자리에서 IBK벤처투자의 출범식도 함께 진행하며 벤처캐피탈 자회사의 출범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이보다 한 달 앞선 3월 IBK벤처투자 역시 ▲제1기 재무재표 승인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임원퇴직금규정 승인의 건 등의 안건이 포함된 ‘2024년 제1기 정기주주종회’를 개최하는 등 회사 운영을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IBK벤처투자의 올해 3분기 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2억원보다 5억원 늘어난 규모다. 누적 기준으로는 3분기 –1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25억원보다 적자 폭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10월 말 기준 올해 480억 투자…ICT 서비스에 200억
벤처투자회사 전자공시에 따르면 IBK벤처투자의 10월 말 기준 운영조합수는 3개, 운영조합결성금액 1110억원이다. 벤처투자회사 공시 명단에 올라와 있는 360개사 중 운영조합수는 공동 28위권, 운영조합결성금액 기준으로는 135위권에 머물러 있다.
IBK벤처투자는 올해 1월부터 10월 말까지 480억원을 투자했다. 투자잔액은 540억원 수준이다. 업계 내 위치는 투자금액 규모는 28위권, 투자잔액은 143위권이다.
1월부터 10월 말까지 IBK벤처투자가 투자금액 480억원을 활용해 투자한 업체의 수는 24개사다. 업종별로 ICT 서비스 8개사에 200억원을, 전기·기계·장비 6개사에 110억원을 투자했다. 두 업종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구성비는 각각 41.7%, 22.9%다. 뒤이어 ▲유통·서비스(3개사, 70억원) ▲화학·소재(2개사, 40억원) ▲바이오·의료(3개사, 40억원) 등이었다.
IBK벤처투자의 조직은 크게 투자본부와 경영지원본부로 구성돼 있다. 투자본부는 본부장 아래 11명의 인원이, 경영지원본부에는 7명의 인원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10월 말 기준 경영진을 포함한 공시상 인원은 총 22명이다.
회사를 이끌어 가고 있는 인물은 조효승 대표다. 2023년 12월 회사 설립 당시 초대 대표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서울대 행정대학원 석사, 런던 비즈니스 스쿨(London Business School) 재무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IBK기업은행은 조 대표에 대해 “한림창업투자 대표이사, 미래에셋증권 기업금융본부 본부장, 우리자산운용 PE본부장, 키움투자자산운용 PE본부장, SK증권 PE본부 상무 등을 역임한 M&A 자문 및 CRC 전문가”라고 평가했다.
조 대표가 최초 부여받은 임기는 2023년 12월 14일부터 이달 13일까지였다. 공시상 임기는 만료됐지만 조 대표는 현재까지도 회사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 이와 관련 IBK벤처투자 관계자는 “임기가 만료된 건 사실”이라며 “새 대표와 관련해 현재까지 따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IBK벤처투자는 홈페이지를 통해 ▲성장금융경로 지원 ▲혁신유망산업 육성 ▲벤처투자시장 활력 제고 등을 목표로 설정해 두고 있다. 설립 목적은 ‘벤처투자시장에 지속적인 모험자본 공급’이다.
최고경영자(CEO) 인사말에서도 조 대표는 “IBK벤처투자는 신기술사업금융사로서 미래성장분야에 자금을 공급하고, 딥테크 기업의 혁신성장을 지원할 것”이라며 지향점을 분명히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목표 아래 IBK벤처투자는 최근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모험자본 공급 의무화 정책에도 부응하고 있다. 정부는 최근 발행어음·종합투자계좌(IMA)를 통해 조달된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자금 중 일정 비율을 국내 모험자본에 의무적으로 투입하도록 하는 제도를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IBK벤처투자는 이달 17일 대신증권과 ‘넥스트 밸류업 펀드’를 공동으로 결성했다. ‘국내 혁신 기업의 성장의 체계적 지원’을 목적으로 결성된 이번 펀드는 민간·정책금융의 역량을 결합한 자본 공급 모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설명이다.
양 사는 이번 펀드를 통해 국내 혁신기업을 ▲초기 발굴 ▲성장 가속화 ▲해외 확장으로 이어지는 전 주기 성장 지원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반도체, 바이오, AI·딥테크 등 국가 전략산업 분야를 중점적으로 육성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을 집중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조 대표는 “IBK벤처투자는 정책금융 기반 VC로서 혁신기업의 전 주기 성장을 지원해 왔다”며 “대신증권과의 협력으로 더 많은 기업이 데스밸리를 넘어 글로벌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