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이신형 기자] 올해 항공업계 전반이 실적 둔화를 겪는 가운데 LCC(Low Cost Carrier, 저비용항공사)의 수익성 저하가 두드러져 시장의 관심이 이어진다. 고환율 영향과 겹치는 노선 경쟁 심화로 비용 부담이 크게 늘어난 것이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LCC 톱3로 꼽히는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그리고 진에어는 올해 3분기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보통 여름 휴가철로 인해 성수기 효과가 반영되는 3분기임에도 수익성 개선은 나타나지 않았다. 3분기 누적 기준 제주항공은 매출 1조1053억원 영업손실 1294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적자전환했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 1조2742억원 영업손실 2093억원을 기록해 적자가 크게 확대됐고 진에어 역시 매출 1조283억원 영업손실 65억원으로 전년 1400억원대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3개사 누적 영업손실만 약 3400억원대 규모다.
실적 악화는 재무지표에도 직접 반영됐다. 티웨이항공은 부채비율이 4457%에 달했고 제주항공은 695%에 달했를 기록했다. 진에어 역시 411%의 부채비율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자본총계 역시 티웨이항공의 경우 지난해 말 823억원에서 올해 3분기 391억원으로 52.5% 감소했고 제주항공은 지난해 3241억원에서 올해 3분기 2822억원으로 12.9% 감소했다.
매출은 대체로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급격히 감소했다. 이에 수요 자체가 무너진 상황은 아니지만 비용 상승 압력이 수익성을 훨씬 초과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러한 실적 부진과 재무구조 악화 등의 주요 원인에는 고환율이 자리한다. 업계에 따르면 항공사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비 부품비 보험료 유류비 등 대부분의 비용을 달러로 결제한다. 특히 LCC의 경우 FSC(일반 항공사)와 달리 초기 비용 최소화 목적으로 대부분의 항공기를 리스해서 사용하기 때문에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
지난해 11월 20일 기준 원·달러 평균 환율은 약 1400원이었으나 이번달 20일 기준 약 1468원으로 1년 사이 약 4.9% 상승했다. 통상 항공업계는 환율이 10원만 올라가도 손실이 수십억원 규모로 커지기 때문에 이러한 환율 상승은 곧 수익성 훼손으로 이어졌다.
항공 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은 동아시아 대표 허브 공항인 만큼 환승객 비중이 높은 편”이라며 “올해 전반적인 강달러 구간과 미 입국 관련 차질이 지속되며 환승객 수요가 줄었고 해당 영향이 항공사 실적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일부 LCC는 강달러에 따른 수요 위축으로 괌 사이판 하와이 등 미주 노선을 축소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경쟁 심화도 수익성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올해 위닉스가 플라이강원을 인수해 파라타항공을 출범시키며 국내 LCC는 총 9개로 늘었다. 국내 LCC들의 대부분은 일본·중국·동남아 등 중·단거리 국제선 중심으로 운항하고 있어 노선이 서로 겹치는 구조다.
여기에 제주항공을 제외한 국내 LCC들은 화물 부문을 운영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승객 수요에 의존해야 하므로 가격 경쟁을 피하기 어려운 구조다. 결국 이러한 구조에서는 운항률이 유지되더라도 수익성은 지속 유지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단기적으로 고환율의 경우 완화될 수 있으나 구조적으로 경쟁 과잉 상태가 해소되지 않는 한 LCC 실적 개선 속도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강달러는 외부 변수지만 LCC간 노선 중복과 출혈경쟁은 구조적 문제이기 때문이다. 실적 부진이 재무건전성 약화로 이어지는 현 상황에서 각사의 수익성 개선 전략이 어느 정도 성과를 낼수 있을지가 향후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