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박원일 기자] 삼성E&A가 3분기 실적에서 비화공 부문 매출 위축과 판관비 부담이 겹치며 다소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하지만 하반기부터는 삼성전자·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그룹사 투자 재개’ 영향과 ‘해외 대형 프로젝트 수주’ 증가로 실적 반등이 본격화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30일 삼성E&A 실적 공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매출은 1조9956억원, 영업이익은 176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9%, 13.4% 감소했다. 화공 부문은 매출 약 1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9% 증가한 반면, 비화공 부문은 매출 약 6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53.1%나 감소했다. 비화공 부문 매출 둔화가 수익성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3분기 수주는 1조4394억원(3분기 누적 4조878억원)을 기록했으며 수주잔고는 18조원을 확보했다. 하반기에는 에너지 전환, LNG 등 미래 신상품 중심의 수주 성과로 포트폴리오 확장을 가속화했다. 실적발표 당일 6800억원 규모 미국 와바시 저탄소 암모니아 플랜트 EPF(Engineering∙Procurement∙Fabrication, 설계∙조달∙제작) 수주를 발표하며 에너지 전환 분야 성과를 이어갔고 지난 8월과 이달에는 인도네시아 친환경 LNG 프로젝트 기본설계(FEED)와 북미 LNG 개념설계(Pre-FEED)를 연이어 수주하면서 LNG 시장 공략도 본격화했다.
삼성E&A의 비화공 부문은 그동안 그룹사 일감에 크게 의존해왔다. 올해 상반기 기준 삼성E&A의 對 삼성전자 매출은 1조896억원으로 전체 매출 4조2760억원의 25.48%를 차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2354억원으로 5.5% 수준이었다.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삼성 그룹사 전체의 매출 비중은 약 31% 수준이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보면 그룹사 물량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확연히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삼성전자는 1조568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체 매출액의 30.9%를 기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6014억원)는 11.9%였다. 두 회사 물량만으로 매출의 42.8%를 달성한 것이다.
이처럼 과거 반도체 경기 호황 시기인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삼성전자의 평택 반도체 캠퍼스 공사를 통해 비화공 부문에서 큰 성장을 이루었으나 지난해 이후 글로벌 경기 둔화와 반도체 경기 침체 여파로 삼성전자·삼성바이오로직스의 투자 속도가 늦춰지며 수주 물량이 급감했다. 올해 상반기 비화공 신규 수주는 전체의 12.4%에 그치며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평택캠퍼스 4공장(P4) 공사를 재개하고 5공장(P5) 착공 준비에 돌입하면서 비화공 부문 회복의 신호탄이 켜졌다. 삼성E&A는 지난 7월 삼성전자와 약 1조3000억원 규모의 P4라인 마감공사 (증액)계약을 체결했으며 해당 공사는 하반기부터 매출로 반영될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평택5공장 부지에서는 자재 반입과 근로자 안전교육이 진행되는 등 착공 준비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P5는 기존보다 용적률이 높고 설비 규모가 커 총투자액이 약 7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에 따라 삼성E&A가 확보할 도급액도 P3(5조3000억원)과 P4(4조8000억원)를 웃돌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6공장 건설도 연내 착공이 기대된다. 인허가 절차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삼성E&A가 1~5공장 건설에 모두 참여한 만큼 이번 프로젝트 수주도 유력하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예상 도급액은 약 2조원 규모로 비화공 부문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전망이다.
해외에서도 대형 수주 기대감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E&A는 사우디 SAN6 블루암모니아(35억달러), 미국 블루암모니아(5억달러) 프로젝트를 4분기 내 수주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해당 두 건이 성사될 경우 올해 연간 수주 목표(11조5000억원)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의 평택 반도체 단지는 2030년까지 6개 생산라인(P1~P6)을 순차적으로 건설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현재 P1~P3 라인이 가동 중이며 P4와 P5 공사 재개가 본격화될 경우 삼성E&A의 비화공 부문 매출도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에서는 “3분기에는 일시적 비용 부담으로 수익성이 둔화됐지만, 4분기 이후 대형 프로젝트 수주와 그룹사 공사 재개가 이어질 것”이라며 “P5 착공이 본격화될 경우 내년 삼성E&A의 매출과 이익은 올해와 비교해 뚜렷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E&A 관계자는 “연내 중동 등 주력시장을 중심으로 블루 암모니아 및 석화 분야 수주가 기대된다”라며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기존 사업은 더 다지고 에너지 전환 시대 신사업 추진도 속도를 내 중장기 지속성장의 기반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