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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Z세대 잡아라"...아이돌부터 BJ까지 '바뀐' 마케팅 풍속도

시중은행 간판모델에 워너원·BTS‧블랙핑크까지 아이돌 효과 ‘톡톡’
게임대회 스폰서에 1인 미디어 방송과 맞손…디지털 마케팅 주력

[FETV=오세정 기자] 은행권의 마케팅 풍속도가 변화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미래 잠재 고객인 ‘Z세대(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중반에 태어나 디지털 문화가 익숙한 세대)’를 잡기 위해 인기 아이돌은 물론, 게임과 BJ 등을 활용한 마케팅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디지털 혁신과 글로벌 도약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은행들이 기존의 보수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역동적이고 젊은 기업 이미지를 구축하고 나선 것이다.

 

◆ 은행권에 부는 ‘아이돌 모시기’ 바람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우리은행이 차세대 K팝 걸그룹 블랙핑크와 광고모델 계약을 체결하며 은행권 아이돌 전쟁에 합류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블랙핑크의 열정과 도전정신이 세계적인 은행으로 성장하고자 하는 우리은행의 이미지와 부합해 광고모델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NH농협은행도 걸그룹 ‘공원소녀’를 농가소득 5000만원 국민공감 캠페인 및 농협은행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광고모델 아이돌 마케팅 대열에 뛰어들었다. 농협은행이 아이돌을 광고 모델로 채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은행권에 아이돌 광고 모델 열풍이 불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특히 지난해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이 각각 워너원과 방탄소년단(BTS)을 전속 모델로 체결하면서 그 효과를 톡톡히 봤다.

 

신한은행은 2018년 2월 워너원 측과 6개월 계약을 체결했으나, 계약을 3개월 연장해 11월 계약이 최종 종료됐다. 신한은행은 계약기간동안 워너원존을 따로 만들고 앱 가입 고객에게 워너원 브로마이드를 증정하는 등 젊은 고객 유치에 힘썼다. 또 쏠 앱을 공유하고 초대하는 고객에게는 추첨을 통해 워너원 팬사인회에 초청하기도 했다.

 

그 결과 신한 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가입자는 800만명에 육박할 정도로 급증했다. 워너원 통장은 출시 후 6만2478좌가 판매됐고, 워너원 멤버들의 사진이 들어간 ‘쏠 딥드림 체크카드’는 12만8430좌가 발급됐다.

 

KB국민은행 역시 지난해 12월 BTS와 계약을 1년 더 연장했다. BTS를 통한 광고 효과를 톡톡히 봤기 때문이다. 2018년 2월 방탄소년단과 진행한 광고캠페인 영상은 유튜브 등 SNS 채널에서 조회 수 1000만건을 돌파한데다 6월 출시한 BTS 적금은 지금까지 23만좌가 판매됐다. 가입금액은 12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인기에 힘 입어 국민은행은 지난해 말까지였던 BTS적금 판매기간을 지난달까지 한차례 연장한 데 이어 이달 말까지로 추가 연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은행권 마케팅 방식은 과거와 비교해 큰 변화다. 금융권은 신뢰를 가장 중요한 자산으로 꼽는만큼 그 동안은 스포츠 선수, 중견 배우 등을 앞세운 ‘스타마케팅’이 주류를 이뤘다. 근래 들어서는 아이돌 가수들이 은행권의 ‘얼굴’ 역할을 하는 등 광고 모델의 기준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아이돌은 미래 주요 고객이 될 가능성이 높은 젊은 고객을 끌어들이는 데 효과적인데다 케이팝(K-POP) 열풍에 따라 글로벌 인지도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 그 이유로 꼽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이돌을 광고모델로 활용하는 것은 밀레니얼 세대의 인기를 얻고 있는 세계적인 스타를 통한 유스(youth) 마케팅 일환”이라며 “아이돌은 은행권이 추구하고 있는 디지털과 혁신의 이미지에 부합하고 막강한 팬덤을 보유해 마케팅 효과가 탁월하다”고 말했다.

 

◆ e스포츠, BJ 등과 연계한 디지털 마케팅

 

젊은 세대를 공략하려는 마케팅은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특히 10대부터 2,30대까지 젊은층이 즐기는 게임과 온라인 개인방송 등 디지털 문화와 접목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개막한 e스포츠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의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제작사 라이엇 게임즈와 협약하고 내년 하계대회까지 동반관계를 유지할 계획이다.

 

지난달 16일부터 열린 대회의 공식 명칭은 ‘2019 스무살우리 LCK스프링’이다. 라이엇 게임즈는 중계방송, 경기장, 현장 이벤트 등에서 우리은행의 유스브랜드 ‘스무살우리’를 홍보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e스포츠는 지난해 아시안게임 시범 종목으로 채택되는 등 인기를 누리고 있다”며 “e스포츠 타이틀 스폰서 후원을 통해 국내 10~20대 고객층에 대한 마케팅과 글로벌 홍보 효과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은행권에서의 게임리그 스폰서 참여는 흔치 않았다. 과거 신한은행이 스타크래프트 리그 공식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한 것이 전부다. 신한은행은 200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스타 개인리그와 프로리그를 후원했다.

 

이 같은 이력으로 최근 신한금융은 증권사인 신한금융투자를 통해 지난해 말 아프리카TV에서 개최된 스타리그의 메인 스폰서로 참여했다. 또 게임 BJ가 개최하는 스타 프로리그의 공식 후원을 결정하기도 했다.

 

국민은행은 1인 크리에이터 대표 주자인 BJ 감스트와 손을 잡았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22일과 25일 축구 중계 전문 BJ인 감스트의 실시간 방송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국가대표 응원 이벤트를 열고, 뱅킹 앱 리브(Liiv)를 홍보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1인 미디어 방송’이 밀레니얼 세대 사이 대표적인 문화현상으로 자리잡고 있는 만큼 이번 이벤트의 반응이 뜨거웠다”며 “라이브 방송이 진행된 지난 달 22일 오후 10시부터 12시까지 리브 신규 가입자수가 전일 동시간 대비 6.4배 상승했다”고 밝혔다.

 

은행권에서의 디지털 마케팅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은행권이 밀레니얼 세대 공략을 넘어 디지털 전환, 글로벌 도약을 꾀하고 있는 만큼 e스포츠와 1인 미디어 방송 등 디지털 채널을 통한 마케팅 효과가 크다는 분석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세대로 대표되는 1030세대의 문화인 게임리그, 1인 방송, 케이팝(K-POP) 등을 활용한 공감 마케팅이 늘고 있는 추세”라며 “디지털채널에서 자연스러운 노출을 통해 친숙하고도 혁신적인 이미지를 형성해 금융거래를 유도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