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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


포스코이앤씨, 리모델링 ‘강자’ 자리 내주나…시장 재편 신호탄

안전사고·경영위기 직격탄…13조원 선두 브랜드 흔들
쌍용·GS 등 틈새 파고들며 시장 점유율 확대 경쟁

[FETV=박원일 기자] 국내 리모델링 시장 1위를 지켜온 포스코이앤씨가 연속적인 안전사고와 경영위기로 흔들리고 있다. 13조원에 달하는 누적 수주 실적과 대표 단지 준공 이력을 자랑하지만 사업 축소 가능성이 커지면서 시장 내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경쟁사들은 이 틈을 타 점유율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국내 리모델링 시장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지금까지 누적 수주액만 13조원에 달하며 고급화·대규모 단지 리모델링 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유지해왔다.

 

 

올해 3월에는 국내 최초 수직증축 리모델링 단지 중 하나인 ‘잠실 더샵 루벤’을 준공했고 5월에는 이수 극동·우성 2·3단지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총사업비 2조원) 시공사로 최종 선정됐다. 최근까지 준공 실적에는 ‘개포 더샵 트리에’, ‘더샵 둔촌포레’, ‘잠실 더샵 루벤’ 등이 포함되며 현재 ‘분당 무지개마을 4단지’, ‘느티마을 3·4단지’ 등의 공사가 진행 중이다.

 

기술 경쟁력도 포스코이앤씨의 강점이다. 수직증축 구조시스템, 고강성 보강파일, 모듈러형 난방·급탕시스템 등 차별화된 리모델링 특화 기술을 지속 개발하며 경쟁사 대비 우위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최근 상황은 녹록지 않다. 연속적인 인명사고와 그에 따른 경영 악화로 회사는 위기 국면에 접어들었다. 지난 10일 포스코이앤씨는 비상경영체제 돌입을 선언하면서 안전 확보를 통해 국민 신뢰가 회복되기 전까지는 인프라 사업 분야 신규 수주 활동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사세 축소와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 가능성이 커지면서 리모델링 사업 부문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포스코이앤씨의 부침 속에 타 건설사들은 리모델링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쌍용건설은 이미 서울 시내 5개 단지에서 리모델링 실적을 쌓았으며 수직 증축, 지하층 증설, 내진 설계 등에서 독자적인 기술력도 보유하고 있다. 2010년 ‘당산 예가 클래식’(1개층 수직 증축), 2012년 ‘밤섬 예가 클래식’(국내 최초 2개층 수직 증축), 2024년 ‘송파 더 플래티넘(1개층 수직 증축) 등은 대표적인 준공 사례다.

 

현재 쌍용건설은 전체 수주잔고 7조8301억원 중 리모델링 부문 수주잔고는 1조2498억원으로 약 16%를 차지하고 있다. 쌍용건설은 국내 건설사 중에서 이례적으로 리모델링 비중이 높은 편이다.

 

GS건설은 2021년 리모델링팀을 신설하고 리모델링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청담건영아파트 리모델링사업을 시작으로 2021년 5월까지 송파 삼전현대아파트, 문정건영아파트, 밤섬현대아파트 리모델링사업 등 4건의 리모델링사업을 수주했다.

 

이후 신도림우성1차, 신도림우성2차, 서강GS아파트 등 주요 3곳도 추가됐다. 2024년 12월에는 이촌 한가람아파트 리모델링 사업, 올해 8월에는 대치현대아파트 수직증축 리모델링 사업 시공사로 선정돼 가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이처럼 도시정비사업 시장에서 리모델링 사업이 점차 확산되는 이유는 90년대 지은 중층 노후아파트의 급속한 증가로 주거환경개선과 비용절감을 위해 리모델링사업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리모델링은 준공한 지 15년 이상 경과한 공동주택이 대상이며 수평·별동 증축형은 안전진단 C등급 이상, 수직 증축형은 B등급 이상일 경우 추진할 수 있어 재건축에 비해 문턱이 낮은 편이라 리모델링사업을 추진하는 단지가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전국의 30년 초과 노후 공동주택 비중이 22%에 달해 리모델링 수요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건축물 리모델링 시장이 올해 13조7590억원 규모에서 2030년에는 29조3000억원으로 두 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직증축 허용 확대, 용적률 완화, 친환경·스마트홈 수요 증가가 시장 성장을 견인할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이앤씨가 기존 브랜드 신뢰와 기술력을 유지하지 못하면 향후 2~3년 안에 선두 자리를 다른 대형사에 내줄 수 있다”며 “리모델링 시장이 장기적으로 성장하는 만큼 선두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