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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기술주 ETF 뚝심’ 한투운용, KB운용에 밀려도 전략 고수…점유율 회복은?

최근 ETF 점유율 3위 자리 뺏겨…인재 영입·수수료 인하로 반등 모색
국내 증시 강세 속 신규 ETF '0'건…점유율 회복 ‘안갯속’

[FETV=박민석 기자] 한국투자신탁운용(이하 한투운용)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점유율 3위 자리를 KB자산운용(이하 KB운용)에 내준 가운데 기존의 ‘미국 기술주’ 전략을 유지하며 장기 투자자 유치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국내 증시가 미국보다 강세를 보이고 있어, 단기간의 ETF 점유율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5개월만에 내준 ETF 점유율 3위…인재 영입에 수수료 인하도 고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ETF 시장 점유율에서 KB운용이 한투운용을 제치고 3위에 올랐다. 지난 9일 기준 KB운용과 한투운용의 ETF 순자산총액은 각각 16조6824억원, 16조4948억원으로 나타났다. 양사의 ETF 시장점유율 또한 각각 7.79%, 7.70%로 KB운용이 0.09%포인트 가량 앞섰다.

 

한투운용은 지난 2월부터 약 5개월간 KB운용을 앞서며 3위를 유지했지만, 이후 자금 유입이 둔화되면서 다시 밀리는 양상이다. 특히 한투운용은 미국 증시 및 주요 기술주(엔비디아,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를 추종하는 ETF 비중이 높은 만큼, 연초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상호 관세 정책, 기술주 조정 등으로 미국 증시가 흔들리며 수익률과 자금 유입 모두 부진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한투운용의 ETF 상품 중 약 40%가 미국 주요 지수나 기술주를 추종하고 있다.

 

 

실제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연초 이후 순자산총액이 크게 감소한 한투운용의 ETF는 ‘ACE 2월만기자동연장회사채AA-이상액티브’(-673억 원), ‘ACE 글로벌반도체TOP4 Plus SOLACTIVE’(-378억원), ‘ACE 구글밸류체인액티브’(-347억원), ‘ACE 마이크로소프트밸류체인액티브’(-334억원) 순이다.

 

한투운용은 ETF 점유율 회복을 위해 외부 인재 영입에 적극 나섰다. 최근 미래에셋증권에서 디지털자산 업무를 총괄했던 류지해 상무보를 디지털전략본부장으로, 삼성자산운용 출신의 모세영 팀장을 ETF상품전략부 부서장으로 영입했다. 앞서 지난달 한투운용은 ETF 상품개발 부서인 상품전략본부를 배재규 대표 직속 조직으로 격상하고, 디지털전략전담본부도 새로 신설했다. 

 

ETF 보수 인하도 검토 중이다. 2021년 말 출시된 한투운용의 금현물 ETF는 한때 국내 유일 상품이었지만, 최근 삼성·미래에셋·신한자산운용 등이 경쟁 상품을 잇달아 내놓으며 경쟁이 치열해졌다. 특히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출시한 ‘TIGER KRX금현물’의 경우 연 보수율이 0.15%로 한투운용의 금현물ETF(보수율 0.5%)보다 0.35%포인트 낮다. 이에 한투운용도 금융당국과협의를 통해 수수료 인하 여부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투운용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금 ETF 보수 인하를 검토한 것은 맞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안은 없다”며 “다각도로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美·기술주·연금 ETF' 전략 고수…국내 증시 강세 속 점유율 회복 '험로'

 

한투운용은 KB운용에 ETF 점유율이 밀린 것은 일시적인 현상이라 판단하고, 기존의 미국 기술주 및 연금 ETF 전략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배 대표는 공식석상과 인터뷰에서 항상 기술주 투자를 강조해왔다. 배 대표는 지난 5월 기자간담회에서도 “기술주는 여전히 장기투자에 적합한 핵심 자산”이라며 “미래 성장은 기술주에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연초 이후 한투운용이 상장한 ETF 8개 가운데 6개는 미국 기술주 또는 연금 테마와 관련된 상품이다. 대표적으로 ‘ACE 미국배당퀄리티’, ‘ACE TDF2030액티브’ 등이 있다. 반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 증시를 반영한 상품은 별도 출시 계획이 없는 상황이다.

 

한투운용 관계자는 “장기적으로는 미국 시장, 단기적으로는 중국 등 성장 모멘텀이 있는 테마 ETF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올해 국내 지수나 종목을 추종하는 ETF 상장 계획은 아직까지는 없다”고 말했다. 이달 중 상장 예정인 ‘ACE BYD 밸류체인 액티브’ 역시 중국 전기차 업체 BYD 관련 ETF다.

 

다만 배 대표의 '뚝심'과는 달리, 국내 증시 상승세가 강한 현시점에서는 한투운용이 KB운용의 ETF 점유율을 따라잡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다. 실제로 연초 대비 코스피 상승률은 32%에 달한 반면, 동기간 나스닥 지수는 6.9% 상승에 그쳤다.

 

여기에 추가 금리 인하, 상법개정안 통과, 배당소득 분리과세 및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 투자자 우호적인 정책이 잇따르면서 국내 증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일부 증권사는 코스피 상단을 3400~4000까지 상향 조정하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해외 ETF 중심 전략은 장기적으로 유효할 수 있지만, 국내 증시가 강세장일 때는 투자자 관심이 분산되기 쉽다”며 “기술주는 유망한 분야지만, 국내 증시 상승세가 지속된다면 당분간은 한투운용이 단기 점유율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