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항암 기술의 진보는 오랜 시간 인류 생존과 직결된 과제였다. 그중 항체약물접합체(ADC)는 최근 가장 주목받는 기술로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각자의 전략으로 ADC 시장 진입을 본격화하고 있다. FETV가 ADC 산업의 현황과 기업별 대응 전략을 집중 조명하고자 한다. |
[FETV=김주영 기자] 알테오젠은 일본 다이이찌산쿄의 엔허투(Enhertu®)의 피하주사 제형(SC)을 개발 중이다.
기존 정맥주사(IV)로 사용되던 엔허투는 SC제형으로 변모하며 편의성과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돼 눈길을 끌고 있다.
◇자체개발 히알루로니다제로 피하주사제형 ADC 개발
알테오젠은 히알루로니다제 원천 기술인 ALT-B4를 적용해 엔허투의 SC제형을 개발한다.
정맥주사 제형을 피하주사로 바꾸면 환자는 보다 짧은 시간 안에 간편하게 약을 투여할 수 있고 의료진 입장에서도 인력·장비 소요를 줄일 수 있어 병원 운영 효율이 개선된다. 치료 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료 현장의 관심이 높다.
알테오젠이 자체 개발한 ALT-B4는 사람 유전자를 이용해 유전자 재조합 방식으로 만든 히알루로니다제다. 히알루로니다제는 피부 아래에 있는 히알루론산이라는 물질을 분해해서 원래는 정맥으로만 넣을 수 있었던 약을 피부에 주사해도 흡수되게 만들어주는 효소다.
![ALT-B4 단백질(효소)의 3차원 분자 구조. [사진 알테오젠 홈페이지]](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627/art_17512621764956_c98431.png)
ALT-B4는 기존 히알루로니다제보다 적은 양으로도 효과를 낼 수 있고 보관 기간도 더 길다. 이 기술을 단독으로 사용해 만든 주사제 '테르가제주'는 2024년에 국내에서 허가를 받아 현재 정형외과, 산부인과, 마취과 등에서 쓰이고 있다.
알테오젠은 여기에 Hybrozyme™이라는 단백질 공학 기술을 더했다. 효소의 작용을 더 강하게 하고 열에도 잘 견디게 하기 위함이다. 또 세포에서 단백질이 더 많이 만들어지도록 해 경제성도 높였다.
이 기술이 정맥주사 형태의 항체약물접합체(ADC)를 피하주사로 변환하는 데 사용된다.
작년 11월 알테오젠은 다이이찌산쿄와의 독점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대상은 ALT-B4를 활용한 Enhertu®의 피하제형 개발 및 상업화이며 지역은 전 세계다.
계약 금액은 최대 3억달러이며 계약금으로 2000만달러가 수취됐다. 이후 개발 마일스톤과 매출 마일스톤 조건에 따라 추가 수익이 발생하며 상업화 시 로열티 수익도 확보하게 된다.
◇ADC 기술 축적, SC제형 개발로 연결
알테오젠은 국내 최초로 항체-약물 접합체(ADC) 치료제의 임상 1상을 수행한 경험이 있다. 또한 '2세대 ADC'라고 칭하는 NexMab™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ADC 파이프라인을 개발했다.
대표적으로 HER2를 표적으로 하는 유방암·위암 치료제 ALT-P7이 있다. 이 후보물질은 세포독성 약물 MMAE를 항체의 특정 위치에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기술이 적용됐고 미국 FDA로부터 희귀의약품(Orphan Drug) 지정을 받은 바 있다.
이외에도 ADC 관련 후보물질들을 내부적으로 개발 중이며 중국 3SBio, Levena Biopharma 등과의 공동 개발 및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알테오젠은 단일 파이프라인을 넘어 ADC 전반에 걸쳐 기술 역량을 쌓아왔다. 2011년 산업융합원천기술 과제에 선정된 것을 시작으로 2015년에는 국내 특허 등록, 2016~2017년에는 러시아, 호주, 한국 등에서 NexMab™ 관련 특허를 확보했다.
ADC에 특화된 구조적 기술, 특히 항체에 세포독성 약물을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위치 특이적 접합 기술도 다수 확보했고 PEGS 보스턴, ASCO 학회 등에서 임상 데이터를 발표하며 기술 근거를 뒷받침했다.
또한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과 생산 협력,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의 지원 과제 선정 등도 이뤄졌다. 알테오젠은 이렇듯 ADC 기술 전반을 산업화하려는 전략을 지속해 왔다.
알테오젠은 히알루로니다제 기술뿐 아니라 ADC에 대한 구조적 이해 및 세포독성 물질 운반에 대한 경험도 보유하고 있으며 이러한 기술적 복합성이 이번 프로젝트의 성립 배경이 됐다고 밝혔다.
알테오젠 관계자는 “ADC라는 것 자체가 원래 독성 문제로 인해 실제 치료 용량보다 낮은 용량으로 사용되는데 이런 치료제들의 SC 제형화를 위해서는 해당 플랫폼에 대한 높은 이해가 필요하다”며 “알테오젠은 ADC 임상을 직접 수행하며 관련 역량을 확보했고 이러한 기반이 있었기에 파트너사와 함께 SC 제형 개발을 추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