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박민석 기자] 파마리서치가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며 주주들의 반발에 직면한 가운데, 행동주의 펀드가 요구한 서한 회신에 응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한편 파마리서치는 투자자 대상 IR(기업설명회)을 6월에만 네 차례나 열어, 정작 민감한 쟁점엔 입을 닫는 '선택적 소통'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1일 서울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코스닥 2025 CONNECT' 현장에서 김원권 파마리서치 전무는 기자가 던진 머스트자산운용의 주주서한 회신 여부 관련 질문에 “노코멘트”라는 말만 남기고 급히 자리를 떴다.
![1일 서울 한국거래소에서 개최된 'KOSDAQ CONNCT 2025' 개회식 현장에 파마리서치를 포함한 주요 코스닥 상장사 대표이사와 임원들이 개회사를 경청하고 있다. [사진 FETV 박민석 기자] ](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727/art_17513355508831_bd6e0e.jpg)
1968년생인 김 전무는 파마리서치에서 경영전략본부장을 맡고 있으며, 회사의 재무 관련 주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김 전무는 과거 덕화푸드 CFO와 코오롱제약 전략실장도 역임한 바 있다.
지난달 24일 머스트운용은 사측과 2대 주주인 CVC캐피탈파트너스(이하 CVC)를 상대로 1일까지 인적분할 결정 대한 공개서한 회신을 요구한 상태였다.
앞서 지난달 13일 파마리서치는 이사회를 열고 인적분할 및 지주회사 체제 전환 계획을 공시했다. 인적분할 후 존속법인인 ‘파마리서치홀딩스’는 투자사업을, 신설법인 ‘파마리서치’는 기존 에스테틱 사업을 담당하는 구조로, 양사는 분할 후 동시 상장될 예정이다. 분할비율은 홀딩스 74.28%, 신설 파마리서치 25.72%다. 이 구조가 완성되면 대주주는 ‘대주주 → 지주사 → 사업회사’ 체계를 통해 지배력을 대폭 강화할 수 있다.
파마리서치의 최대주주는 정상수 회장으로, 지난 3월 말 기준 지분율은 30.48%다. 반면 자녀인 정래승 이사와 정유진 이사 지분율은 0.09%에 그쳐 승계에 대한 고민도 존재했다. 이에 머스트운용은 서한을 통해 “현물출자를 통한 유상증자로 지주사 지분율을 높이면서도,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은 자금 투입 없이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인적분할이 일반주주들에게 중복상장 없는 물적분할보다 더 나은 점이 무엇인가"라고 질의했다.
사측이 추진 중인 공개매수 방식의 현물출자 유상증자 문제점도 지적했다. 이는 기존 주주들에게 파마리서치(사업회사) 주식을 내놓고 파마리서치홀딩스(지주회사) 신주를 받게 하는 구조로, 머스트 측은 “수익성과 성장성이 높은 사업회사 주식을 지주사로 교환할 유인이 적어, 결과적으로 대주주의 지분율만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머스트운용은 “기업 지배력을 높이는 방식이 물적분할보다 주주에게 유리하다고 주장하려면, 최소한 자회사 주식을 전량 공개매수할 의향이 있는지 여부는 밝히는 것이 기본”이라며 사측에 답변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날 김 전무가 직접 “노코멘트”로 답변을 회피하면서, 이날 주주서한 회신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졌다는 평가다.
반면 사측은 IR만 지난달 네 차례나 개최하며 형식적 소통에 치중하고 있어 ‘핵심 쟁점에 침묵하는 이중적 행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선 최근 금융당국이 인적분할에 따른 주주가치 훼손 가능성을 엄중히 들여다보는 만큼, 사측이 명분 확보용 IR을 지속하는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한편, 파마리서치의 인적분할 계획은 오는 10월 17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머스트운용은 이번 서한에 대한 응답이 없을 경우, 또 다른 형태의 주주활동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임시주총까지 시간이 남은 만큼, 사측에서 서한 회신을 거절했기에 행동주의펀드 입장에서는 추가적인 주주활동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