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국내 와인수입 업체 중에서 ‘홈술족’ 흥행에 힘 입어 1호 상장기업이 된 나라셀라가 실적 부진에 시달리며 위기에 직면했다. IPO(기업공개)로 모집한 자금을 기반으로 외형성장을 이뤄내고자 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피어그룹으로 LVMH(루이비통)을 포함시키려다 논란이 됐던 나라셀라가 직면한 위기와 현주소, 재도약 전략을 FETV가 살펴보고자 한다. |
[FETV=김선호 기자] 나라셀라의 오너 2세인 마태호 이사는 2023년 상장을 이뤄낸 후 같은 해 미국법인 나라USA(NARA USA INC) 대표를 맡았다. 나라USA는 현지 물류창고 개발, 와인 상품 확보를 이뤄내 나라셀라의 사업경쟁력을 제고시키는 과제를 수행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효과는 미미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상장을 위해 공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나라셀라는 해외법인 운영자금으로 총 4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 물류창고 개발에 총 20억원, 와인 확보에 20억원을 사용할 계획이었다. 그중 22억원은 공모, 18억원은 유휴 자금을을 통해 조달하고자 했다.
이외에도 상품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해 120억원을 투입하려고 했다. 프랑스와 미국 오픈 마켓(Open Market)을 통해 고가의 와인을 확보하고 이를 판매해 매출을 끌어올리겠다는 목표였다. 50억원은 공모, 70억원은 자체 유휴 자금을 통해 마련하는 계획이다.
특히 미국에서 수입하는 케이머스 카베르네 소비뇽 등의 제품이 2023년 나라셀라 매출의 39%를 차지했다. 그만큼 나라USA 대표를 맡은 마 이사에게 나라셀라의 미래 성장이 달렸던 셈이다. 신규 와이너리 발굴과 현지 업체 관계 유지 등의 과제가 마 이사에게 맡겨졌다.
2023년에만 해도 나라USA가 수행해야 할 업무는 분명했던 것으로 보인다. 제품 브랜드로 보면 Joseph Phelps Insignia, Aubert, Peter Michael, Colgin, Harlan Estate, Screaming Eagle 등은 수입 중이지만 국내 수요에 비해 재고가 부족한 품목이었다.
또한 Kistler, Silver Oak, Kongsgaard Chardonnay 등은 수입하고 있지 않은 고가 와인으로 나라셀라가 와인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해 매입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나라셀라는 국내 수요에 맞춰 미국 현지에 법인을 설립하고 매입력을 높여나가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유학을 했던 마 이사로서도 역량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회였던 것으로 분석된다. 1986년생인 마 이사는 2009년 Indiana University of Bloomington(신체운동학, Kinesiology), 2012년 Southern California University of Health and Science(Chiropractic, 척추지압치료)를 졸업했다. 이후 나라셀라에 입사했다.
다만 나라셀라의 매출로만 보면 기대 만큼의 성과를 도출하지 못하고 있는 양상이다. 2022년 1071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은 이후 줄곧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4년에는 매출이 827억원까지 감소했고 이때 영업이익이 적자전환했다.
특히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수입한 제품의 매출도 감소하고 있다. 미국 수입 제품의 매출은 2022년 479억원, 2023년 380억원, 2024년 374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도 감소했기 때문에 미국 수입 제품의 비중은 동일하게 39%를 유지했다.
이 가운데 2024년 나라USA의 매출은 996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4% 감소했다. 당기순손실은 4억원으로 급증했다. 외형이 축소되는 가운데 출혈 규모가 급격하게 증가한 양상이다. 사실상 현지 진출에 따른 해외 네트워크 확장 효과가 드러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료 나라셀라의 2025년 IR북]](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624/art_17495182997849_ca23d2.jpg)
더군다나 올해 나라셀라의 사업 전략이 고가 와인 확보해 판매를 증가시키는 것에서 부르고뉴, 샴페인, 까바 라인업을 보강하고 저가 상품 개발로 매출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변경됐다. 나라USA의 필요성이 낮아짐에 따라 마 이사의 입지에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른 대안으로 구매대행 시스템 구축 카드를 제시했다. 나라셀라에 따르면 향후 국내 주류 온라인 판매가 허용될 경우를 대비해 구매대행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고 나라USA는 이를 위한 현지 거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나라셀라가 소주 생산 시 미국 시장으로 수출 유통망 개척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도 마 이사는 미국 현지에서 와이너리 등 주류 시장 내 네트워크를 강화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나라셀라 관계자는 “나라USA는 미국 시장의 신속한 정보 취득으로 가격 경쟁력 있는 와인을 구매하고 새로운 브랜드를 발굴해 국내 시장에 소개하고 있다”며 “와이너리와 직접적인 소통을 통해 견고한 파트너십을 유지하며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