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국내 와인수입 업체 중에서 ‘홈술족’ 흥행에 힘 입어 1호 상장기업이 된 나라셀라가 실적 부진에 시달리며 위기에 직면했다. IPO(기업공개)로 모집한 자금을 기반으로 외형성장을 이뤄내고자 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피어그룹으로 LVMH(루이비통)을 포함시키려다 논란이 됐던 나라셀라가 직면한 위기와 현주소, 재도약 전략을 FETV가 살펴보고자 한다. |
[FETV=김선호 기자] 나라셀라 이사회는 오너인 마승철 회장 대표와 아들 마태호 이사(현 나라USA 대표)가 주도하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2023년 상장을 이뤄냈다. 이를 통해 유입한 자금을 활용해 지점을 증가시키고자 했지만 최근 이와 반대되는 폐점 안건을 처리했다.
이를 보면 공격적인 외형성장 전략을 수립한 이사회에서 실패로 인정하고 로드맵을 직접 수정한 양상이다. 부자(父子) 관계인 마승철 회장, 마태호 이사와 함께 사내이사로 활동한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오의석 경영전략총괄 전무도 이러한 의사결정에 동참했다.
2023년 나라셀라가 상장을 위해 공모한 투자설명서를 살펴보면 당시 이사회는 마승철 회장과 오의석 전무, 마태호 이사가 사내이사를 맡고 있는 형태였다. 또한 정훈희 전 영업총괄 상무, 유익준 전 전략기획총괄 이사가 사내이사로 활동했다.
석윤수 전 사외이사와 김충렬 전 감사가 있었지만 사내이사가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형태였다. 이들은 모두 2023년 3월 23일 ‘코스닥 상장을 위한 신주모집 및 구주매출의 건’에 대해 찬성했다. 상장으로 유입한 246억원을 활용해 외형성장을 이뤄내고자 했다.
그러다 정훈희 상무와 유익준 이사가 2023년 7월 계열사로 이동한 후 퇴임했고 마태호 이사는 2024년에 이사회에 복귀하긴 했지만 같은 시기에 임기 만료로 사내이사에서 퇴임했다. 사외이사는 한 명을 추가하면서 전반적으로 사내 2명, 사외 2명, 감사 1명으로 운영됐다.
상장 이후 나라셀라 이사회는 지점 설치의 건, 나라USA 출자의 건 등 매출을 끌어올리는 사항에 대해 의결을 했다. 실제 영업설비의 현황을 보면 2023년에 인테리어 공사를 위해 와인픽스 동탄점, 신사옥 도운점, 와인타임 광주봉선점 등 9개점에 자금을 투입했다.
2022년에 5개점에 자금을 투입했다가 2023년에 9개점으로 인테리어 공사 대상 지점을 증가시킨 셈이다. 이외에 2023년에는 나라특판 판매점의 랙시설 공사, 백사 물류센터 공사 등을 진행했다. 영업설비는 물류센터와 신사옥 등을 포함해 전국에 총 19개였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와인 수요가 줄어들면서 2024년에 적자전환하기에 이르렀다. 실제 연결기준 매출은 3.1% 감소한 827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지점 증가에도 불구 매출이 감소했다.
때문에 2024년 이사회 의안 내용을 보면 이전에 비해 지점 설치의 건을 최소화한 것으로 보인다. 지점설치의 건은 2024년 1월과 9월에 의안으로 상정됐다. 다만 그 이후는 10월과 11월에 지점 폐지의 건이 안건으로 올라왔다. 부진 점포에 대한 정리를 시작한 시기로 보인다.
2024년 나라셀라의 영업설비는 총 21개로 증가했다. 다만 이사회에서 지점 폐지를 의결하면서 와인픽스 양평점과 현대김포아울렛점이 문을 닫았다. 더불어 와인픽스 을지로점과 와인픽스 센터점은 사업장 이전에 따라 기존 인테리어 공사를 처분했다.
사업장 폐점과 기존 인테리어 공사 처분으로 인식한 처분가액은 각각 와인픽스 양평점 1억7300만원, 현대김포아울렛점 1300만원, 와인픽스 을지로점 1억5700만원, 와인픽스 센텀점 2000만원이다. 계획 수정에 따라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지점 폐점 등을 의결한 이사회 구성원은 사내이사인 마승철 회장, 오의석 전무, 마태호 이사다. 사외이사는 황선기 법무법인 새빛 대표변호사, 왕정홍 전 방위사업청 청장이 있었다. 그중 왕정홍 전 방위사업청 청장은 2024년 12월 사외이사에서 자진 사임했다.
그를 대신해 올해 초 사외이사로 최범수 전 KCB 사장이 신규 선임됐다. 이로써 현재 나라셀라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2명, 감사 1명으로 운영되고 있다. 사내이사 3명은 나라셀라 상장 추진 때도 이사회에서 활동했던 임원이다.
이를 보면 이사회에서 상장 추진과 이를 통해 유입한 자금으로 외형성장을 이뤄내는 안건을 처리했던 임원이 직접 계획을 변경한 것으로 분석된다. 나라셀라 측은 적자가 지속되는 점포 철수 등 비효율적 자산을 정리해 고정비 부담을 줄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나라셀라 관계자는 “현대김포아울렛점과 와인픽스 양평점은 적자가 지속됐기 때문에 이를 정리한 것”이라며 “코스트코, 트레이더스 등 B2C 유통 채널을 확대해 소비자 접점을 늘리고 매출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