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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리밸런싱] 셀트리온, ROE 부진에 퇴출…재편입 과제는

합병 후 2년새 ROE 2%대로 하락..자본 증가에도 순익은 줄어
원가율 개선·제품 다각화로 수익성 회복 기대...재편입 가능성

[편집자 주] 금융당국이 야심차게 추진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지수’의 첫 편출 리스트가 공개됐다. 주주환원과 수익성 개선 측면에서 선도적 역할을 기대했던 기업들이지만, ▲실적 부진 ▲ 소극적인 주주환원 ▲미흡한 주가 관리 등으로 지수에서 제외됐다. FETV는 이번 기획을 통해 지수 편출 기업들의 문제와 향후 과제를 짚어본다.

 

[FETV=박민석 기자] 셀트리온이 합병 후 ROE(자기자본이익률)가 급감하면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지수’에서 편출됐다. 늘어난 자기자본 대비 수익성이 받쳐주지 못한 것으로, 사측에선 원가율 절감과 신약 판매 확대로 ROE를 회복해 지수 재편입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복제약)를 생산·판매하는 국내 제약·바이오 시가총액 2위 기업이다. 전체 매출의 90% 이상이 유럽과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전 세계에 40여 개의 해외 법인을 운영 중이다. 

 

대표 제품인 ‘램시마(Remisma)’와 같이 식약처로부터 승인을 받은 바이오시밀러만 11종에 달하며, 지난해에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짐펜트라(Zymfentra)’를 미국 FDA(식품의약국)로부터 신약 허가를 받으며 복제약에서 신약개발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합병 후 자본·판관비 증가…ROE 급감해 지수 '퇴출'

 

셀트리온은 지난해 9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제치고 밸류업 지수 헬스케어 섹터 내 시가총액 1위로 편입됐지만, 불과 1년 만에 지수에서 제외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핵심 사유는 ‘자본 효율성’ 지표인 ROE가 급격히 하락했기 때문이다. ROE란 기업이 자본을 이용해 얼마나 이익을 냈는지 확인하는 지표로서, 당기순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눠서 구한다. ROE가 높을수록 기업이 자기자본을 얼마나 효율적 활용해 돈을 버는지 알수 있고, 주가도 높게 형성되는 경향이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ROE는 2022년 13.33%에서 2024년 2%대로 하락했다. 셀트리온의 최근 2년간 평균 ROE는 3.7%로 동기간 헬스케어 평균 ROE인 4.3%보다 낮아 5가지 지수 편입 기준 중 '자본효율성' 항목을 충족 시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2023년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흡수합병하면서 외형은 커졌지만 실익은 후퇴한 영향이 컸다. 합병 후 셀트리온의 자기자본은 4조 원에서 17조 원으로 약 4배 증가했으나, 순이익은 오히려 22% 감소했다. 특히 자본이 늘어난데는 합병 과정에서 셀트리온이 신주 발행에 따른 주식발행초과금이 영향을 줬다. 

 

순이익 감소는 합병 후 판매관리비가 급증한 영향이 컸다. 2022년말 셀트리온의 판관비는 3854억원이었으나, 2024년말엔 1조1896억원으로 3배 이상 늘었다. 의약품 해외 판매와 마케팅을 담당하던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흡수하면서 급여·상여금과 지급 수수료, 광고비, 운반비 등 지출이 크게 늘었다. 특히 같은 기간 인력은 560명 늘어나 급여·상여금이 1500억원, 기존에 없던 운반비도 500억원 늘었다.

 

◇ROE 개선 위해 원가율 절감·제품 다각화 추진

 

저조한 ROE로 지수에서 편출된 셀트리온의 과제는 수익성 개선이다. 이를 위해 셀트리온은 매출원가율을 줄이고,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선다. 

 

셀트리온은 지난 3월 공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통해 2027년까지 ▲연평균 매출 30% 이상 성장 ▲ROE 7% 이상 달성 ▲ 3년 평균 주주환원율 40% 달성 등을 목표로 제시했다.

 

 

특히 ROE 개선을 위해서는 ‘매출원가율’ 절감이 필수다. 합병 초 셀트리온의 2023년말 매출원가율은 63%에 달했으나, 올해 1분기에는 47%수준으로 떨어졌다. 원가율 감소는 합병 이후 헬스케어가 보유중이던 고원가 재고 소진과 수율 개선 등의 영향이 컸다. 셀트리온 측은 앞으로도 남은 고원가 재고 소진과 수율 개선, 제3공장 증설 등을 통해 2027년까지 원가율을 20%대로 낮출 계획이다.

 

이와 함께 램시마SC(짐펜트라), 유플라이마 등 기존 제품의 성장세를 유지하고, 하반기에는 옴리클로, 아이덴젤트, 앱토즈마, 스토보클로·오센벨트 등 4종의 신약을 출시해 실적 개선에 나선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헬스케어 합병에 따른 일시적 재무비율 왜곡이 발생한 상황"이라며 "다만 실적면에서는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밸류업 지수 재편입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원가율·실적 개선 시 내년 재편입 가능성 높아"

 

시장에서도 셀트리온이 제시한 원가율 개선 및 매출 확대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하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램시마, 허쥬마 등 총 3개 제품의 수율 개선(TI) 버전 생산이 2분기부터 반영되기에 2분기부터 본격적인 원가 개선이 기대된다"며 "기존 버전 대비 약 2배 수준의 생산 효율로 원가 개선에 기여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노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스테키마, 유플라이마, 배그젤마의 성장세를 고려할 때 연매출 5조원 가이던스는 유효하다”며 “유럽 시장에서의 원가 경쟁력이 점유율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최근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약가 인하 기조는 고가의 신약들이 표적이므로, 약가 할인이 불가능한 상황은 바이오시밀러를 생산·판매하는 셀트리온에게 기회가 될수 있다"고 덧붙였다.

 

셀트리온이 내세운 ROE 목표가 합리적이기에 내년도 밸류업 지수 재편입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ROE 수준이 낮은 만큼 반등 여지는 충분하다”며 “사측이 제시한 원가 절감 및 매출 확대 전략이 실현될 경우 내년 밸류업 지수 리밸런싱 때 재편입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