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 주] 대표 상품 '아로나민'으로 알려진 일동제약그룹이 2026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를 회장으로 승진시키며 오너 3세 '회장 시대'를 열었다. 80년이 넘는 시간이 흐르며 오너 3세로의 경영승계도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다. 이에 FETV는 그동안 진행된 승계전략을 살펴보고 일동제약그룹의 청사진을 그려보고자 한다. |
[FETV=김선호 기자] 올해 창립 85주년을 맞이한 일동제약그룹이 오너 3세이자 윤원영 회장의 장남인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를 회장으로 승진시켰다. 지주사 체제 전환을 통해 지배구조 정점에 선 윤웅섭 회장이 경영권 승계 막바지에 도달했다는 분석이다.
일동제약그룹은 2026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를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시켰다. 1967년생인 윤웅섭 회장이 2005년 일동제약에 입사한 지 21년 만이다. 올해 연나이 59세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회장 타이틀을 일찍 단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오너 2세인 윤원영 회장이 지주사 일동홀딩스에서 그룹 경영을 맡고 있기도 하다. 부친이 경영에 참여하는 동안 후계자가 부회장으로서 사업을 이끄는 경우와 다른 형국이다. 그만큼 일동제약그룹은 오너 3세 ‘회장 시대’를 앞당길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경영권 위협 속 '승계 작업'과 지주사 전환
일동제약그룹은 1939년에 설립된 삼양공사(三陽公司)에서 시작했다. 삼양공사는 홍역 특효약인 ‘홍진산’이라는 해열제를 만들었다. 이후 1941년 창업자인 고(故) 윤용구 회장이 극동제약를 설립하고 1942년 상호를 일동제약으로 변경하면서 사업을 본격화했다.
국내 최초인 유산균 영양제 ‘비오비타’, 활성지속성 비타민 ‘아로나민’이 각각 1959년, 1963년에 출시됐다. 현재까지도 일동제약의 히트 제품으로서 자리하고 있다. 이를 통해 1975년 기업공개를 이뤄낸 후 1992년 종합광고대행사 유니기획, 1994년 재단법인 송파재단을 설립했다.
1970년대에 전문의약품과 세계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고, 1980년대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국내 제약업계 일원으로 미래를 그렸다.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새로운 기업상을 제시하며 순매출 1000억원 시대를 열었다.
창업자에 이어 일동제약그룹을 이끈 오너 2세가 윤원영 회장이다. 윤원영 회장은 1938년생으로 중대 약대를 졸업한 후 1964년에 일동제약에 입사해 1976년에 부친에 이어 대표로 취임했다. 이로부터 약 22년 이후인 1998년 60세에 대표에서 물러났다.
이후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다 2013년 윤웅섭 회장이 계열사 일동제약 대표로 선임되면서 오너 3세 체제가 구축되기 시작했다. 앞서 일동제약의 최대주주가 2013년 윤원영 회장에서 계열사 씨엠제이씨로 변경된 후 이뤄진 대표 변경이다.
2015년에는 씨엠제이씨의 최대주주가 윤원영 회장에서 윤웅섭 회장으로 변경됐다. 오너 3세인 윤웅섭 회장이 일동제약그룹 지배구조 상단에 오른 시기다. 그러다 2012년 일동제약 2대 주주로 올라선 녹십자의 반대로 인해 지주사 체제 전환이 무산되기도 했다.
오너 2세에서 3세로 이어지는 승계가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없는 상황에 처한 셈이다. 2014년 일동제약의 임시 주주총회에서 지주사 전환 안건이 2대 주주의 반대로 부결됐다. 2015년에 녹십자는 감사와 사외이사를 추천하며 경영진 입성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H&Q코리아가 백기사로 나서면서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됐다. H&Q코리아가 설립한 썬라이즈홀딩스가 녹십자가 보유한 지분을 매입했고 이를 통해 2016년 일동제약은 지주사 체제 전환을 이뤄낼 수 있었다. 일동제약그룹의 지배구조가 완성된 시기다.
◇이유 있는 오너 3세의 '고속 승진', 지배력 강화
이러한 경영권 분쟁이 일어나게 된 배경으로 오너가(家)의 낮은 지분율이 거론됐다. 녹십자가 경영권 분쟁이 일어나기 이전인 2012년만 해도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주식을 모두 합산해도 지분율이 27.18%에 불과했다.
윤원영 회장으로서는 오너 3세로의 경영권 승계를 추진하면서 공고한 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도 보인다. 오너 3세인 윤웅섭 회장은 2005년 일동제약에 입사한 후 2007년 기획조정실장 상무, 2010년 기획조정실장 전무로 승진했다.
이후 2011년 부사장에 오른 후 2013년 일동제약 대표로 선임됐다. 윤웅섭 회장의 성과는 2021년부터 이어진 적자경영을 2024년에 끊어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로 연구개발비가 증가하면서 적자가 발생하자 2023년 고강도 경영쇄신을 진행했다.
지난해에는 사업 재정비에 따른 고정비 감소와 비용구조 효율화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8.5% 증가한 19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5669억원으로 7.8% 감소했지만 수익성 강화를 이뤄내면서 재도약을 위한 기틀이 다시 마련되고 있는 중이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신약개발 역량을 제고하고 전문화하기 위해 2023년 하반기에 R&D 사업을 물적분할해 유노비아를 신설했다”며 “이를 기반으로 연구개발을 보다 활성화하고 지속가능성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