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권현원 기자] 하나금융그룹이 배당소득 분리과세 요건을 충족한데 이어 감액배당도 도입할 가능성이 커졌다. 실제 최근 열린 지난해 연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하나금융은 감액배당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계획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감액배당을 다음 달 주주총회 안건에 상정할 수 있다는 것이 하나금융의 설명이다.
◇연간 순이익 최초 4조원대 진입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이하 하나금융)은 지난해 연간 4조29억의 연결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1% 늘어난 실적이다. 하나금융이 연간 4조원대 순이익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최초다.
4분기 순이익은 569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10.9% 늘었지만 전분기보다는 49.7% 줄었다. 전분기 대비 순익이 감소한 것에는 새도약기금 출연금, 주가연계증권(ELS)·주택담보비율(LTV) 과징금에 대한 충당금 등 각종 일회성 비용이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하나금융은 전분기 대비 감소한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보통주자본(CET1) 비율은 개선에 성공했다. 연말 기준 하나금융의 CET1 비율은 13.37%로, 전분기 대비 4bp 상승했다. 전년 동기 보다는 15bp 올랐다.
지난해 CET1 비율 증감 요인은 당기손익이 142bp 증가 요인으로 작용했다. 나머지 감소 요인으로 ▲위험가중자산(RWA, 46bp) ▲배당(39bp) ▲자사주 매입(27bp) ▲기타(15bp) 등이었다.
연간 RWA 성장률은 3.5%를 기록했다. 하나금융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 CET1 비율을 13%에서 13.5% 구간에서 관리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를 위해 RWA 성장률을 명목 국내총생산(GDP) 수준으로 관리해 오고 있다. 지난해 국내 명목 GDP는 3%대 후반으로 예상되고 있다.
박종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연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4분기 중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CET1 비율에 대한 하방 압력이 가중됐으나 체계적으로 구축된 그룹의 RWA 관리 프로세스를 바탕으로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 중심의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노력을 기울여 연말 CET1 비율을 개선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총현금배당 1.1조, 전년보다 10% 증가
하나금융은 이번 연간 실적발표와 함께 기말 현금배당을 주당 1366원으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간 보통주 1주당 현금배당은 기존 지급된 분기배당 2739원을 포함하면 전년 대비 14% 증가한 4105원을 기록했다.
기말배당이 기존 계획 규모보다 확대되면서 하나금융의 배당성향은 27.9%까지 늘어났다. 하나금융의 지난해 총현금배당은 1조1178억원으로, 전년보다 10% 증가했다.
하나금융은 이번 배당성향 확대로 조세특례제한법상 고배당 기업 요건인 ▲전년 대비 총현금배당 10% 이상 증액 ▲배당성향 25% 이상 등을 충족하게 되면서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적용받기 위한 요건을 모두 갖추게 됐다.
연간 주주환원율 역시 전년 대비 9%p 상승한 46.8%를 기록하며 밸류업 계획에서 목표로 한 2027년까지 50% 달성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하나금융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이행을 위해 올해 상반기 총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도 내놨다. 자사주 매입·소각은 1분기와 2분기 각각 2000억원씩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하나금융은 올해 감액배당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감액배당은 자본준비금을 감액해 이익잉여금으로 넘겨 주주들에게 배당하는 방식이다. 감액배당의 경우 출자금 반환으로 간주돼 현재 과세 대상에 포함되지 않고 있다.
박종무 CFO는 “감액배당 준비도 현재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2월 말 주총 안건으로 상정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감액배당과 관련한 그룹의 재원도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하나금융은 이익잉여금 전입 규모의 경우 추후 내부 상의를 통해 구체적으로 정할 계획이다. 박종무 CFO는 “당초 PBR 0.8배 수준 이상이 되면 자사주 매입과 배당에 대해서 믹스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고민을 심층 있게 해보겠다고 했다”며 “현재 기준으로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요건 또는 감액배당을 하게 된다면 자사주 매입에 중심이 계속해서 쏠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증권가는 하나금융이 실제 감액배당을 도입할 경우 하반기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가 상반기 대비 하반기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감액배당을 시행한다면 올해 배당금은 크게 늘릴 필요가 없는 만큼 하반기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는 상반기보다 많은 5500억원으로 전망한다”며 “자사주 규모나 배당세제 혜택 모두 상반기보다 하반기로 갈수록 부각되는 상저하고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