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선호 기자] 콜마그룹의 계열사 콜마BNH의 경영권 분쟁은 사실상 창업주의 장남 윤상현 콜마홀딩스 대표 부회장과 장녀 윤여원 콜마BNH 대표 사장 간의 영토 분쟁과 같다. 콜마BHN는 지분구조로는 윤 부회장이 이끄는 지주사의 종속기업이지만 윤 사장이 이끄는 법인이기도 하다.
먼저 윤 부회장은 지주사 콜마홀딩스의 최대주주로서 그룹 전반에 걸친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콜마홀딩스의 자회사로 위치한 콜마BNH에 임시주총 개최와 이에 따른 이사회 변경을 제안했다. 이를 통해 윤 부회장은 콜마BNH 이사회에 참여할 계획이다.
![콜마BNH 주주 구성 [자료 콜마BNH 기업가치 제고 계획]](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520/art_17470661580504_6a8261.jpg)
그러나 이러한 제안을 콜마BNH를 이끄는 윤 사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미 올해 초 정기주총을 거쳐 이사회 구성이 완료된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상정한 임시주총을 개최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콜마BNH 측은 주요 경영 의사결정이 모두 지주사와 윤 부회장과의 협의 하에 이뤄졌음에도 실적 개선이 가시화되는 시점에 돌연 과거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 리스크 등을 이유로 ‘경영정상화’를 언급하며 윤 사장의 역량을 문제 삼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한 지주사로서 자회사의 독립경영을 지원하지 못한 책임을 자인한 것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이를 보면 윤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콜마홀딩스는 종속기업인 콜마BNH에 대한 지배력에 따른 ‘책임경영’, 윤 사장이 이끄는 콜마BNH는 ‘독립경영’을 내세우고 있는 양상이다.
지분구조에 따른 콜마그룹의 지배력과 계열사의 독립경영이라는 두 개의 명분이 임시주총 개최 여부를 두고 맞서고 있는 형태다. 이를 두고 윤 부회장과 윤 사장 남매 간 영토 분쟁이 콜마BNH를 두고 이뤄지고 있는 모습이다.
두 남매가 각각 쌓아온 이력도 상이하다. 1974년생인 윤 부회장은 서울대학교 농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런던정경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 스탠포드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공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사회생활은 베인앤컴퍼니에서 시작했다.
이후 2009년 한국콜마 기획관리부문 상무로 입사하고 지주사 콜마홀딩스에서 경력을 쌓고 지난해 대표로 선임됐다. 이 가운데 2019년 창업주이자 부친은 윤동한 회장으로부터 지주사 지분을 증여받으면서 콜마홀딩스 최대주주가 됐다.
윤 부회장이 주요 계열사 한국콜마와 지주사 콜마홀딩스에서 경영 역량을 입증해왔다면 1976년생인 윤 사장은 연세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한국콜마에 입사한 후 경력을 쌓았다.
2001년부터 에치엔지 대표, 한국콜마 마케팅전략본부 전무, 콜마BNH 기획관리총괄 부사장을 거쳐 2020년 대표 사장으로 선임됐다. 윤 부회장과 같이 한국콜마에서 근무했지만 2018년 콜마BNH 임원을 맡으면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온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24년에는 콜마BNH가 콜마그룹가 별도로 인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때에 윤 사장이 콜마BNH 단독 대표로 올라섰다. 해당 인사에 대해 당시 콜마그룹은 2024년 정기인사에 포함되지 않은 내용으로 콜마BNH에서 추가적으로 진행한 사항이라고 전했다.
이번 경영권 분쟁에 대해 윤 사장은 “회사의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극대화를 최우선 원칙으로 삼고 대응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며 적법한 절차에 따라 대응할 계획”이라며 “관련 논의는 실체적 타당성에 근거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