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신세계그룹은 2025년 정기인사에서 신세계와 이마트부문의 ‘계열분리’를 처음으로 공식화했다. 이번 인사를 시작으로 향후 원활한 계열분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역량을 모을 계획이다. 정용진 회장에 이어 정유경 총괄사장도 회장에 오르며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이에 따른 인사를 단행했다. 그 안에 담긴 의미와 향후 전략을 FETV가 살펴보고자 한다. |
[FETV=김선호 기자] 최근 신세계그룹의 총수인 이명희 총괄회장이 보유 지분을 모두 정리한 데에는 장남인 정용진 회장<사진>의 의지가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정용진 회장이 올해 이마트 지분을 모친으로부터 매입했고 이번에는 장녀인 정유경 회장이 신세계 지분을 넘겨받은 배경으로 풀이된다.
신세계그룹이 2025년 정기인사에서 주력 계열사 신세계(백화점부문)와 이마트(이마트부문) 두 개의 축을 중심으로 계열분리한다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이에 맞춰 정용진 회장에 이어 정유경 회장도 현 직급으로 승진하면서 회장단에 이름을 올렸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사진 신세계그룹]](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519/art_17465676759965_8815da.jpg)
이후 올해 2월 정용진 회장은 모친인 이명희 총괄회장으로부터 이마트 지분 10%(278만7582주)를 시간외매매로 매입했다. 주당 단가가 8만760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약 2251억원에 취득했다. 이로써 이명희 총괄회장의 이마트 보유 지분은 0%가 됐다.
정유경 회장은 4월 모친으로부터 남은 신세계 지분 10%(98만4518주)를 증여받기로 했다. 4월 30일 종가인 15만8100원을 적용하면 1557억원 규모다. 이명희 총괄회장으로서는 장남에게 이마트 지분을 매도, 장녀에게는 신세계 지분을 증여한 셈이다.
이로써 신세계그룹은 기존 총수인 이명희 총괄회장이 주력 계열사 신세계와 이마트의 지분을 모두 정리한 만큼 계열 분리에 속도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사실상 정용진 회장의 의지가 컸고 때문에 이마트 지분을 정유경 회장에 앞서 매입한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와 신세계의 지분구조를 보면 2020년부터 계열분리 작업이 본격화됐다. 당시 이명희 총괄회장은 동일하게 정용진 회장과 정유경 회장에게 각각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을 증여하면서 오너 2세로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최대주주가 오너 2세로 변경된 후 주력 계열사 신세계는 2022년 종속기업 등을 포함한 백화점부문에 기획전략본부를 확대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옛 전략실)은 그대로 유지하되 백화점부문에 맞는 사업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차원이었다.
이를 계기로 신세계그룹의 경영전략실은 이마트와 종속기업 등이 속한 이마트부문에 보다 집중해나가는 체제로 굳어졌다. 그 결과 2024년에 신세계의 이사회가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이 아닌 백화점 소속 임원으로만 채워지기도 했다.
이러한 조직개편이 이뤄지고 올해 정용진 회장은 모친에게 남은 이마트 지분을 모두 매입한 양상이다. 업계에 따르면 정유경 회장과 달리 이마트 지분을 매매 방식을 통해 넘겨받은 것은 정용진 회장의 의지에 의한 결과다.
이를 통해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이마트가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실현시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마트는 통합 매입을 통한 원가절감, 차별화 상품 개발, 신규 출점, 온오프라인 시너지로 2027년 매출 34조원, 영업이익 1조원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다만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정용진 회장과 정유경 회장이 각각 다른 거래 방식으로 지분을 넘겨받은 이유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