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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금융, 자사주 소각 걸림돌 해소되나…"산업자본 초과 지분 매각 유예"

자사주 소각 따른 최대주주 지분율 상승 부담 완화…오버행 우려↓
삼양사 등 지분율 상승 사례…출자제한 규제·밸류업 충돌 완화 취지

[FETV=임종현 기자] 최근 금융지주들이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수단으로 자사주 소각에 나서는 가운데 소각 이후 최대주주 등의 지분율이 법정 보유 한도를 넘어설 경우 초과분을 즉시 처분해야 하는 현행 규정이 주가 하락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자사주 소각은 전체 발행주식 수를 줄여 기존 주주의 지분율을 상대적으로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보유 한도를 초과한 주식을 즉시 매도해야 할 경우 오버행(대량 매물 출회)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보유 지분 한도 초과 시 일정 유예기간을 부여해 자사주 소각을 보다 유연하게 추진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2일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 등 10인은 은행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발의안은 은행지주회사가 자사주를 소각해 동일인 또는 비금융주력자의 지분율이 법정 보유 한도를 넘게 되더라도 일정 기간 내 조정할 수 있도록 유예기간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자사주 소각 과정에서 초과 지분을 즉시 매도해야 하는 부담을 줄이고 주가 하락 등의 부작용 없이 당초 의도한 주주가치 제고와 밸류업 전략을 유연하게 추진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윤한홍 의원은 "자사주 소각을 적극 추진할 수 있는 유연한 제도적 환경을 만들고 출자 제한 규제와 밸류업 정책이 단기적으로 상충하지 않도록 하고자 한다"고 의안 취지를 설명했다.

 

현행법은 동일인 또는 비금융주력자가 보유할 수 있는 은행지주회사 주식의 한도를 규정하고 있으며 이를 초과하려면 금융위원회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예외적으로 전환형 조건부자본증권이 주식으로 전환되는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대통령령이 정한 유예기간을 두고 사후 승인을 받거나 초과분을 처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은산분리 원칙에 기반한 은행 소유 규제는 산업자본이 금융을 지배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현행 금융지주회사법은 동일인이 은행지주 지분을 10% 이상(지방금융지주의 경우 15%) 보유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해당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자사주 소각에 따른 지분율 상승 부담이 완화되면서 지방금융지주의 밸류업 전략에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방금융지주들은 지난해부터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소각과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자연스럽게 상승하면서 '15% 룰'에 근접하거나 초과할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로 JB금융그룹은 오는 2026년까지 배당성향 28% 고정과 자사주 매입·소각 확대를 골자로 하는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미매입분 310억원을 포함해 올 상반기 총 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할 계획이다.

 

이로 인해 최대주주인 삼양사의 지분율은 지난해 3월 14.14%에서 올해 3월 14.37%로 상승했다. 주식 수에는 변동이 없지만 자사주 소각으로 전체 발행주식 수가 줄면서 지분율이 높아진 것이다. 삼양사가 동일인 기준 보유한도인 15%를 초과할 경우 일부 지분 매각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BNK금융그룹은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현재 최대주주인 롯데그룹이 보유한 지분은 10.54% 수준이다. 롯데그룹은 롯데쇼핑을 포함한 계열사들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2023년 광윤사가 보유 지분(보통주 0.84%)를 시간외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하면서 지분율이 낮아진 영향도 있다. 이 덕분에 BNK금융은 밸류업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자사주 매입·소각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지방금융지주 관계자는 "주주환원 강화를 위해 자사주 매입·소각은 앞으로도 지속해야 할 과제"라며 "소각 과정에서 최대주주 지분율이 상승할 수는 있지만 이를 이유로 밸류업 기조를 훼손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