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국내 금융지주사들의 밸류업 계획 이행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저마다 자사주 매입·소각 발표, 배당 확대 목표를 발표하는 등 실천 의지도 뚜렷하다. 밸류업이 시행된 지 1년 가까이 흐르면서 이행 성적표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FETV는 주요 금융지주사별 세부적인 밸류업 계획과 이행현황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
[FETV=권현원 기자] KB금융이 업계 상위권 보통주자본(CET1) 비율을 바탕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하며 밸류업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1분기 CET1 비율에 관심이 주목된다. 앞서 KB금융이 밸류업 방안에 따라 하반기 CET1 비율 13.5%를 초과하는 자본은 주주활용 재원으로 사용한다는 계획을 세웠기 때문이다. KB금융은 금일(24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CET1 비율 13% 중반 수준 유지 목표…“지속가능성 확보”
KB금융은 지난해 10월 ‘지속가능한 밸류업 방안’을 지향점으로 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했다.
KB금융의 밸류업 방안은 기업가치 제고의 핵심요소인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을 중심으로 재무지표 목표를 설정하고, 세부 실행 방안 이행에 집중해 ROE와 주가수익비율(PER)을 동시에 제고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먼저 올해부터 2027년까지 ROE와 CET1 비율을 각각 10%와 13% 이상 수준에서 관리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KB금융은 CET1 비율과 연계한 주주환원책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예측가능성을 제고하면서도 연중 누적되는 자본으로 CET1 비율은 13% 중반 수준을 유지해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연말 CET1 비율이 13% 초과하는 자본에 상응하는 금액은 다음연도 주주환원으로 활용한다. 하반기에도 CET1비율 13.5%를 초과하는 자본은 추가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연중 누적된 자본을 자사주 매입·소각 재원으로 활용해 주당배당금(DPS)이 분기마다 상승할 수 있도록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연평균 EPS 성장률은 10% 수준, 자사주 매입·소각은 연평균 1000만주 이상 수준의 목표를 제시했다. 또 외험가중자산이익률(RoRWA) 중심의 수익성 강화 계획을 기반으로 위험가중자산(RWA) 성장률을 과거 10년 평균 수준인 6.1% 이하로 관리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CET1 비율을 연간 13% 중반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목표다.
◇CET1 비율 업계 상위권…ROE도 목표 향해 순항
KB금융의 지난해 기준 CET1 비율은 1분기를 제외하면 13% 중반 이상에서 꾸준히 관리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B금융의 지난해 말 기준 CET1 비율은 13.53%로 전분기보다 32bp 하락했다. KB금융의 지난해 분기별 CET1 비율은 ▲1분기 13.42% ▲2분기 13.60% ▲3분기 13.84%였다.
![KB금융지주 밸류업 방안 중 일부. [자료 KB금융지주]](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417/art_17453930276595_6fbe80.jpg)
국내 은행지주사들과 비교해도 KB금융의 CET1 비율은 업계 상위권에 위치해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은행지주회사 8곳(신한·KB·하나·우리·농협·iM·BNK·JB)의 CET1 비율 평균은 12.87%였다.
여기에 최근 금융당국이 별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RWA 규제 완화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CET1 초과자본을 모두 주주환원에 사용하는 방식을 가진 KB금융이 이에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CET1 비율은 보통주자본을 RWA로 나눠 산출한다. 보통주자본에는 ▲자본금 ▲자본잉여금 ▲이익잉여금 ▲기타 자본잉여금 등이 포함돼 있다. 통상 자사주 매입·소각 등에는 이익잉여금이 활용되기 때문에 CET1 비율에 부담요소다. KB금융도 지난해 이익잉여금 중 515억원을 자사주 소각에 사용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전주 KB금융의 주가가 큰 폭 상승했는데 타행들과 달리 KB금융의 밸류업 방안은 연말 13%, 상반기 13.5%를 초과하는 초과자본 모두를 주주환원에 사용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라며 “RWA 규제 완화로 자본비율이 상승할 경우 주주환원 규모도 커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이번 규제 완화 논의의 배경이 결국 기업대출 지원 확대에 따른 CET1 비율 하락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인 만큼 규제 완화로 인해 일시적으로 비율이 개선될 수는 있겠지만 지원 규모에 따라 결국 CET1 비율이 다시 일정부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OE도 목표인 10%를 향해 순항하고 있다. KB금융의 지난해 말 기준 8.86%다. 지난해 분기 기준으로 살펴봐도 ▲1분기 7.42% ▲2분기 7.76% ▲3분기 8.05%로 개선세를 보였다.
자사주 매입은 기존보다 오히려 속도가 붙었다. KB금융은 지난 14일 공시를 통해 5200억원 규모 자사주 취득을 완료해 다음달 15일 소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각예정 주식수는 보통주 640만1349주다. 당초 KB금융은 5월 5일까지 자사주 매입을 완료할 예정이었다. 매입할 주식 규모 역시 기존에는 569만5509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