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4월 위기설’, ‘7월 위기설’ 등 부정적 전망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FETV는 상장 건설사 10곳(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삼성E&A, DL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아이에스동서, 코오롱글로벌, HL D&I, 금호건설)의 현금성자산과 단기차입금 등을 살펴보며 유동성을 분석해 보고자 한다. |
[FETV=박원일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건설경기 침체 속에서도 현금성자산을 늘리고 있지만 1년 내 도래하는 단기차입금을 상환하기에는 부족한 상태다. 실적 개선을 통해 현금창출력을 높이는 것과 동시에 재무건전성 지표들에 대한 지속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사업보고서를 근거로 살펴본 HDC현대산업개발의 2024년 단기차입금(유동성장기부채 포함) 대비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 비율은 57.3%였다. 빨리 갚아야 할 빚이 1000원인데 수중에 현금 573원밖에 없다는 뜻이다.
지난 3년간 단기차입금 대비 현금성자산 비율은 2022년 37.3%, 2023년 44.3%, 2024년 57.3%로 조사됐다. 2023년에는 전년대비 현금성자산이 약간 증가한데 비해 단기차입금은 약 2600억원 이상 줄어 비율이 향상됐다.
2024년에는 단기차입금이 다시 약 1700억원 늘어났지만 동시에 현금성자산도 약 3000억원 늘어 57.3%로 개선됐다. 현금성자산 비중이 증가하고는 있지만 단기차입금을 감당할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에 HDC현대산업개발은 수익성 있는 사업을 통해 원가율을 낮춰 현금창출력을 높이는 데 일차적인 초점을 맞추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최근 실적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2024년 매출액 4조2562억원, 영업이익 184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1.6%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5.5% 감소했다. 전체적인 업황 부진을 고려하면 나름 선방했다.
올해부터는 저수익 사업장 비중이 줄고 정상수익 사업장 매출 기여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서울원 아이파크) 등 일반도급보다 수익성이 좋은 자체사업을 통해 이익률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 3년간 매출원가율은 2022년 90.4%, 2023년 90.9%, 2024년 90.5%였고, 영업이익률은 2022년 3.5%, 2023년 4.6%, 2024년 4.3%로 다소 정체된 상태였다.
이익률 향상 노력과 더불어 수주 확대에도 나선다. 원주 단계주공 재건축사업과 부산 광안4구역 재개발 사업 수주를 통해 올해 8565억원을 확보해 놓은 상태다. 지난해 전체 정비사업 수주액 1조3332억원과 비교하면 속도감 있는 수주 성과다. 현재 1조원대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 사업 수주에 집중하고 있다.
다음으로 초점을 두고 있는 것은 재무건전성 관리다.
재무건전성을 평가하는 일반 척도인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과 부채비율(총부채/총자본)은 2024년 현재 각각 153%, 140%로 안정적으로 관리되는 상황이다. 다만 2024년 총부채 4조3472억원 중 유동부채가 3조5100억원으로 전체 부채의 80%를 차지한다. 단기부채 규모가 너무 크다. 일차적으로 단기부채 축소 내지 장기부채로의 전환이 시급하다.
한편 회사채 신용등급은 2022년 동안 A+(하향 검토)에서 A(부정적)으로 낮아졌다. 이후 계속 A(부정적)을 유지하다가 2024년 들어 A(안정적)으로 상향조정됐다. 재무건전성 회복은 신용등급 상향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지난해 12월 재무 전문가로 통하는 정경구 대표가 취임하면서 올해 주총에서 “자체사업인 서울원 아이파크를 필두로 올해 역시 안정적 실적을 거두고 나아가 금융구조를 활용한 복합개발사업을 본격화해 지속가능한 수익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선제적 리스크 관리로 위기에 대응해 나가며 부채비율을 낮추고 현금흐름을 더욱 개선하는 등 재무건전성을 강화하겠다“고도 밝혔다. 한마디로 고수익 현장 비중 확대와 자체사업 강화를 통해 재무건전성 향상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