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동원그룹이 식품 글로벌 사업을 성장시키기 위한 승부수를 띄웠다. 동원F&B를 상장 폐지시켜 지주사의 완전자회사로 편입시킨 후 인수합병(M&A) 실탄을 마련하는 한편 식품 계열사를 사업군으로 묶고 컨트롤타워인 ‘글로벌 식품 디비전(Division)’을 조직할 방침이다. FETV는 이러한 전략을 세우게 된 배경과 향후 청사진을 분석해보고자 한다. |
[FETV=김선호 기자] 동원그룹이 식품사업의 해외 확장을 위한 전략으로 인수합병(M&A)을 택하고 이를 위한 채비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동원F&B를 상장 폐지시켜 완전자회사로 편입해 지주사 동원산업의 부족한 자금력을 보충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식품 4개 계열사를 사업군으로 묶었다.
최근 동원그룹은 글로벌 식품사업을 대폭 강화하기 위한 사업구조 재편에 나섰다고 발표했다. 지주사 동원산업이 계열사인 동원F&B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고 국내외 식품 4개사를 사업군(Division)으로 묶는 작업을 시행한다는 내용이다.
![[사진 동원산업 IR자료]](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417/art_17451934184275_31fd54.jpg)
먼저 동원산업은 이러한 결정에 동원F&B 주주명부에 등재한 주주들이 소유한 주식은 주식교환일에 동원산업에 이전할 예정이라고 최근 공시했다. 교환의 대가로 동원산업은 동원F&B의 보통주식 1주당 0.9150232주를 교환신주로 추가 상장할 방침이다.
이번 주식교환을 통해 중복 상장(모회사와 자회사를 동시에 상장하는 방식)도 해소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중복 상장은 지배구조의 불투명성 논란으로 이어져 한국 증시 저평가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동원그룹으로서는 중복 상장 해결에 나서 기업 투명성을 높이고 주주가치 제고에 기여하겠다는 계획이다. 동원F&B 소액주주들이 상대적으로 사업 성장성이 높은 동원산업 주주로 편입돼 더 높은 배당금을 받을 수도 있다고도 전했다.
◇국내 집중된 사업구조 탈피 전략
상장 폐지한 동원F&B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는 지주사 동원산업은 M&A를 위한 대규모 실탄 마련에 나설 전망이다. 동원F&B가 지닌 자금력까지 더해 M&A 실탄을 마련하고 국내에 집중된 식품 사업구조를 해외로 확장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식품사업을 진행하는 주요 계열사인 동원F&B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한 4조4836억원을 기록하면서 영업이익도 1835억원으로 10% 증가했다. 그러나 인구가 감소하는 국내에 집중된 구조를 벗어나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동원F&B의 주요 제품의 현황을 보면 전체 매출에서 해외영업은 일반식품(참치통조림 외) 2.5%, 조미유통(소스류 외) 0.3%로 합산 2.8%에 그쳤다. 이를 보면 해외 진출·확장이 CJ제일제당 등 경쟁사 대비 늦었지만 이를 M&A로 추격해나가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M&A를 진두지휘하는 임원은 창업주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의 차남인 김남정 회장으로 알려졌다. 그는 대표적으로 2015년 축산 도매 온라인몰 ‘금천’과 2017년 종합물류기업 ‘동부익스프레스’, 2021년 원통형 배터리 캔 제조사 ‘MKC’ 인수를 주도했다.
이 가운데 박문서 부회장이 올해 정기 주주총회 후 지주사 동원산업 대표에서 물러나고 미래성장위원회 수장으로 이동했다. 그룹 인수합병을 비롯한 새로운 먹거리에 발굴에 주력하기 위한 김 회장의 조치인 것으로 분석된다.
◇컨트롤타워 ‘디비전’으로 시너지 창출
동원그룹은 M&A를 위한 채비를 갖추는 동시에 식품 사업의 글로벌 확장을 위해 컨트롤타워를 신설하기로 결정했다. 동원F&B, 동원홈푸드, 스타키스트, 스카사 등 식품 관련 계열사를 하나의 사업군으로 묶고 컨트롤타워인 ‘글로벌 식품 디비전(Division)’를 조직할 계획이다.
각 계열사 간 시너지를 창출하고 글로벌 사업을 전략적으로 추진해 식품사업 해외 매출 비중을 2024년 22%에서 2030년 40%로 상승시키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계열사에 흩어져 있는 R&D 조직을 글로벌R&D센터로 통합해 신제품 개발에 나서는 것도 이러한 전략의 일환이다.
![[사진 동원산업 IR자료]](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417/art_17451939828157_cfe0ac.jpg)
이는 동원그룹이 각 사업부문의 전문성을 높이는 인사 전략에서부터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동원그룹은 올해 초 개최한 정기 주주총회 이후 지주사 동원산업의 대표를 단독에서 3인 체제로 변경했다. 기존 박 부회장이 동원산업 대표에서 물러남에 따른 후속 조치다.
동원산업 지주부문은 김세훈 총괄임원 전무가, 신설한 기술부문은 장인성 종합기술원장 부사장이, 사업부문은 박상진 부사장이 이끄는 체제다. 원양산업을 맡고 있는 사업부문은 해양수산본부, 유통사업부, 냉장물류본부 등으로 구성돼 있다.
다만 글로벌 식품 디비전의 수장은 아직 선임되지 않았다. 동원사업 사업부문, 동원F&B, 동원홈푸드, 스타키스트 대표 등을 거론할 수 있지만 외부 인사를 영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식품 계열사의 재편을 통해 글로벌 사업 성장에 박차를 가하는 동시에 중복 상장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포괄적 주식 교환을 추진했다”며 “그룹 차원에서 제 2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해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주주환원을 실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