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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제약


[제약 파이프라인 점검-비만] K-위고비 개발속도, 한미약품에 이은 참전 봇물

'에페글레나타이드', 2026년 하반기 출시 예정
위고비 흥행에 동아ST·대웅·유한양행도 도전장

[편집자주] 국내 제약업계엔 각 사를 대표하는 제품이 존재하고 주요 질환 영역에서 회사별 제품의 경쟁 구도가 형성돼 있다. FETV가 치료 영역별 현황과 실적 자료를 기반으로 제약사들의 주요 파이프라인을 중심으로 시장의 상황을 들여다봤다.

 

[FETV=김주영 기자] 국내 제약사들이 글로벌 대세로 떠오른 비만 치료제 시장에 참전하기 위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미약품이 위고비와 같은 GLP-1 기전으로 개발한 에페글레나타이드가 국내 임상 3상을 진행하며 가장 빠른 속도를 내는 가운데 동아에스티, 대웅제약, 유한양행 등 주요 제약사들이 앞다퉈 임상에 착수하거나 준비에 박차를 가하면서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본격화됐다.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은 빠르게 팽창 중이다. 2023년 기준 190억3700만 달러(약 25조원) 규모였던 시장은 연평균 14.4%씩 성장해 2028년에는 373억6710만 달러(약 5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헬스케어 빅데이터 분석 기업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국내 시장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으며 2023년 기준 약 1780억원 규모로 4년간 연평균 7.3% 성장했다.​

 

국내 비만 인구도 꾸준히 늘고 있다. 대한비만학회가 발표한 ‘비만 팩트시트 2024’에 따르면 국내 비만 유병률은 2013년 30.6%에서 2022년 38.4%로 상승했다. 특히 남성의 경우 2022년 기준으로 절반에 가까운 49.6%가 비만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20~30대 젊은 층의 고도비만 증가세가 뚜렷해 향후 비만 치료제 수요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수요가 폭증하는 비만 치료제 시장의 중심에는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Wegovy)'가 있다. 2024년 10월 국내 출시 이후 단 3개월 만에 2만 건 이상의 처방을 기록하며 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했다. 하지만 높은 가격(월 40만~60만 원)과 공급 부족 문제로 국산 대체제에 대한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한미약품이 독자 기술로 개발한 비만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에페)'가 주목받고 있다. 에페는 기존 GLP-1 계열 약물의 위장관 부작용을 개선하고 심혈관·신장 보호 효과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평택 바이오 공장에서 자체 생산해 안정적인 공급과 경제적인 약가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한미약품은 에페를 2026년 하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며 국내 연 매출 1000억원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H.O.P(Hanmi Obesity Pipeline)' 프로젝트를 통해 에페 외에도 차세대 비만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중작용제 HM15275는 미국에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며 2025년 하반기 임상 2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개념 비만 치료제 HM17321은 근육 증가와 체중 감량을 동시에 가능하게 하는 '계열 내 최초 신약(First-in-Class)'으로 개발 중이다.​

 

한미약품에 이어 동아에스티, 대웅제약, 유한양행 등 국내 제약사들도 비만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자회사 메타비아를 통해 GLP-1과 글루카곤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하는 비만 치료제 DA-1726을 개발 중이다. 현재 미국에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며 2030년 미국 시판 허가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뮤노포지의 약물 지속형 기술을 활용하여 1개월 지속형 비만 치료제로 확장하고자 한다.​

 

대웅제약은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을 기반으로 한 월 1회 투여 가능한 비만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티온랩 테라퓨틱스의 장기 지속형 약물 전달 플랫폼을 활용해 기존 주 1회 투여 방식에서 월 1회로 투여 주기를 연장했다. 현재 비임상 연구를 진행 중이며 2025년 국내 임상 1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비만 치료제 YH34160을 전임상 단계에서 개발 중이다. 구체적인 개발 일정이나 임상 진입 계획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국내 대형 제약사로서 비만 치료제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한미약품이 선두주자로 빠르게 치고 나가고 있지만 다른 제약사들도 각자의 강점을 살려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며 "향후 시장 판도는 복합적인 요소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