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임종현 기자] 차기 제주은행장 후보로 이희수<사진> 신한저축은행 사장이 내정됐다. 이는 지역 한계를 극복하고 장기 성장전략을 모색하려는 신한금융지주의 '전략적 카드'로 풀이된다.
이희수 내정자는 1964년생으로 건국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1990년 신한은행에 입행한 뒤 줄곧 영업 조직에 일했다. 청주법원지점장, 동교동지점장 등을 거친 뒤 영업추진2그룹, 기관그룹, 영업그룹 부행장보를 역임했다. 이후 2021년 신한저축은행 사장으로 취임해 4년간 이끌었다. 그는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선임 절차를 거친 뒤 제주은행을 이끌 예정이다.
이 내정자는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다. 진옥동 회장이 2019년 3월 신한은행장에 오른 뒤 2년간 이 내정자는 경영진에 속해 실무 책임자로 재직하며 손발을 맞췄다.
이번 인사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2002년 신한금융지주에 인수된 제주은행은 2006년 이후 은행장 자리에는 줄곧 신한은행 부행장이 선임돼 왔다. 특히 저축은행 사장의 임기가 끝난 뒤 계열사 CEO로 이동하는 경우는 드물다.
신한금융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자경위)는 조직 체질 개선을 위해 고강도 인적 쇄신을 단행하며,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13명 중 9명을 교체했다. 이희수 내정자는 신한저축은행 사장 재임 시 우수한 경영 성과를 인정받아 제주은행장으로 발탁됐다.
자경위는 이희수 제주은행장 후보에 대해 "은행계 저축은행 중 수익성, 건전성 1위를 달성하는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며 향후 지역은행의 한계를 극복하고 차별화된 제주은행의 정체성을 수립하는 것이 핵심과제인 만큼 신한저축은행에서 보여준 탁월한 경영능력을 제주은행에서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신한저축은행은 2021년 1월 이희수 사장이 집권한 이후부터 5대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신한·KB·하나·우리금융·NH) 가운데 순이익 1위를 자리를 한 번도 놓친 적이 없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신한저축은행은 17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KB·NH저축은행과의 50억원 이상의 격차를 벌렸다. 같은 기간 하나·우리금융저축은행은 수백억원 대 적자를 기록했다.
신한저축은행의 올 3분기 고정이하여신비율은 8.47%를 기록했다. 신한을 제외한 지주 계열 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 평균이 11.5%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우수한 성과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은행의 총여신 중 회수에 문제가 생긴 여신 보유 수준을 나타내는 건전성 지표다.
이 내정자는 제주은행의 실적 개선이 가장 급선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는 이미 수년째 지역총생산이 정체되고 있다. 지역총생산과 상관성이 높은 수신은 성장이 정체되고, 여신 중심으로 성장세가 유지되고 있다.
제주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94억원으로 전년 동기(131억원) 대비 28.5% 감소했다. 제주은행은 "순이자마진(NIM) 개선에 따른 이자이익 증가 및 유가증권 매매익 발생 등에도 불구하고 대손비용 증가에 따른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며 "또 전년 동기 유휴부동산 매각익 기저효과에 따라 순이익 줄었다"고 설명했다.
건전성 관리도 주력해야 한다. 제주은행의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021년 이후 처음으로 1%대를 돌파했다. 3분기 두 건전성 지표 수치는 각각 1.37%, 1.32%로 전년 말 대비 0.39%포인트(p), 0.33%p 상승했다. 이는 고금리 지속과 지역 경기하방에 따른 고정이하여신(전년 말 대비 247억원 증가) 및 연체대출채권(전년 말 대비 213억원) 증가한 영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