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권지현 기자] 신학기 체제 Sh수협은행의 부행장(그룹장)단 윤곽이 드러났다.
은행권에서는 수석부행장을 제외한 집행부행장 세 자리가 교체될 것이란 관측이 많았으나 수석부행장을 포함해 총 네 자리를 새 인물들로 채웠다. 현재 직제상 수협은행의 부행장이 모두 6명인 점을 감안하면 큰 폭의 임원 인사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협은행은 전날 임원 인사를 통해 올해 1월부터 지속경영추진본부장을 지낸 도문옥 본부장을 신임 경영전략그룹장(수석부행장)으로 선임했다. 올해 연말 임기가 만료되는 집행부행장 세 자리 중 한 자리는 일찌감치 장문호 서울양재금융본부장에게 돌아간 바 있다. 수협은행은 남은 두 부행장에 오미석 감사부장과 김혜곤 DT(디지털전환)본부장을 각각 배치했다.
지난달 18일 취임한 신학기 행장의 첫 인사로, '될만한 인사가 됐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전망과 달리 수협은행 '2인자'인 수석부행장도 새로 앉힌 신 행장은 이번 인사로 자신의 경영전략을 본격 추진할 동력을 갖추게 됐다. 도문옥 수석부행장은 수산금융, 해양선박금융, 글로벌외환사업, 투자금융 등 수협은행 핵심 업무를 두루 거쳤으며, 오미석 부행장(리스크관리그룹장)은 순천지점장, 감사팀장, 양재금융센터장, 수산해양금융부장 등 일선 영업점과 본부 요직을 오갔다. 감사부장을 맡고서는 서민금융 발전 기여 공로로 서민금융대상 개인부문 금감원장을 수상했다.
특히 김혜곤 부행장(IT그룹장)을 주목할 만하다. 이번 부행장단 중 이전 보직을 가장 오래 담당했다. 지난 2021년 12월부터 꼬박 3년간 DT본부장을 지냈다. 수협은행이 직전 리더십에서 여성 행장을 경험한 만큼 신 행장이 새로 꾸리는 부행장단에는 여성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게 관측됐는데 신 행장은 '기대'에 부응, 2016년 수협은행이 수협중앙회로부터 분리 출범한 이래 처음으로 여성 부행장을 탄생시켰다. 앞서 강신숙 전 행장이 수협은행 최초 여성 부행장에 올랐지만 중앙회와 분리되기 전이었다.
김 신임 부행장은 강 전 행장 체제에서 활약했던 인물이다. 강 전 행장은 자신의 취임 1년 전부터 DT본부장을 맡고 있던 김 부행장과 2년 임기 내내 DT 정책 손발을 맞췄다. 지난해 12월 인사에서는 당시 김 부행장을 재신임, 1년간의 추가 임기를 부여했다. 수협은행의 DT본부장은 디지털혁신 실무 책임자로, 경영진으로 구성된 'DT추진위원회' 산하 부서장급 협의체인 'DT실무협의회'의 위원장도 겸하는 자리다. DT본부장에 앞서 IT지원부 재무관리팀장, IT지원부장, IT개발부장 등을 지낸 김 부행장은 이번 승진으로 새 행장 체제에서도 그간 추진해온 DT 업무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신 행장이 여성 부행장직에 '영업'이 아닌 '디지털'을 선택했다는 점은 의미가 적지 않다. 새 인물을 통해 은행의 다른 핵심 업무에 힘주는 대신 내부 정통한 IT통인 김 부행장을 통해 DT 정책 연속성을 유지·강화, 은행의 약한 고리를 보완해나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재 수협은행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대면 채널을 극복하기 위해 디지털 혁신을 한창 추진 중이다. IT 관련 부서를 오래 경험한 김 부행장은 수협은행의 굵직한 IT 사업에 다수 참여, 지난해부터는 그간의 경험을 활용해 수협은행 디지털 플랫폼 개선 작업을 시작했다. 지난 5월 은행은 그간의 결과물로서 고객의 생활패턴과 거래정보를 분석해 고객이 필요할 때 최적화된 금융상품과 서비스, 혜택을 제공하는 '데이터기반 실시간 초개인화 시스템' 구축을 발표했는데, 이날 자리에도 김 부행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DT 제고'는 신 행장이 취임하며 가장 먼저 언급한 최우선 미션인 만큼, 경영진으로서 새롭게 추진해 나갈 김 부행장의 또 다른 IT 행보에 이목이 모인다. 지난달 열린 취임식에서 신 행장은 "디지털 경쟁력 강화, 금융업 사업 다각화, 자본 적정성 확보 등을 통해 지속 성장하는 경쟁력 있는 수협은행으로 진일보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