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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


[클로즈업] 장재훈, 현대차 가속도 높인다

현대차 대표이사→현대차그룹 부회장으로 승진
현대차·기아·제네시스 등 그룹 내 '완성차'담당
제네시스 시장 안착, 수소 이니셔티브·인도 IPO 주도

 

[FETV=양대규 기자] "현대차는 ‘인류를 위한 진보’라는 비전 아래 세상을 위해 옳은 일을 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지니고 있다"

 

내년 1월 1일 현대자동차그룹의 완성차담당 부회장으로 승진하는 장재훈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이 과거 '탄소중립' 목표를 선언하며 강조한 말이다. 

 

장 부회장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최측근이다. 정 회장이 그리고 있는 그룹의 비전을 가장 잘 공유하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정 회장은 장 부회장을 사장 취임 4년 만에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1년 말 윤여철 전 부회장이 퇴임한 이후 오너 일가인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을 제외하고는 부회장을 따로 선임하지 않았다. 2020년 10월 정의선 당시 수석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한 이후 그룹은 사장단 중심으로 돌아갔다.

 

장재훈 부회장은 '정의선 회장 시대' 첫 부회장인 셈이다. 

 

장 부회장이 맡은 역할은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 등 그룹에서 생산하는 완성차를 총괄하는 역할이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가 차기 미국 대통령에 선출되면서 높아진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정 회장은 장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켜 유연하고 빠른 조직 운영을 가능케 한 것으로 분석된다.

 

장 부회장은 다양한 글로벌 이슈로 복잡한 경영 환경 속에서도 공격적인 사업 전략을 기반으로 현대차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장 대표가 이끈 현대차는 지난해 매출 162조7000억원, 영업이익 15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도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차량(SUV) 모델을 중심으로 지난해보다 나아지는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장 부회장은 현대차 인도법인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이끈 성과도 인정받았다. 현대차그룹은 인도 증시 사상 최대 규모로 이뤄진 인도법인 IPO를 주도했다는 평가에 기반해 장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 발령했다고 설명했다. 

 

 

장 부회장은 1964년생으로 서울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보스턴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MBA)를 받았다. 그는 삼성그룹 공채 출신으로 삼성물산에 입사한 뒤 닛산과 노무라증권 등을 거치고 2011년 현대글로비스 글로벌사업실장 상무로 현대차그룹에 합류했다.

 

현대차에서 고객가치담당, 경영지원본부장 등을 거쳐 2019년부터 국내사업본부장을 겸직했다. 경영지원본부장 시절 그는 자율 복장 출근 제도를 도입하고 직급 체계를 개편하며 현대차의 업무 혁신을 주도했다.

 

장 부회장이 현대차에서 입지적인 인물로 떠오른 것은 2020년 제네시스사업본부장을 겸직하며부터다. 제네시스 브랜드 가치를 세계적인 고급 자동차 브랜드에 비견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제네시스는 지난 2016년 준대형 세단 G80과 대형 세단 G90으로 처음 미국에 진출했다. 2020년까지 현지 연간 판매량이 1~2만 대 수준에 머물렀다. 장 부회장이 부장을 맡은 2021년부터 GV80과 GV70 등 SUV 모델을 투입하며 제네시스는 미국서 고공행진을 시작했다.

2021년 2월 골프선수 타이거 우즈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인근에서 행사차량으로 지원된 GV80을 운전하던 중 약 6m 산비탈 아래로 굴러 떨어지는 사고를 당했지만 큰 부상을 입지 않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제네시스는 2021년 미국에서 전년보다 3배 넘게 뛴 4만9621대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2022년엔 5만6410대로 상승세를 이어가며 처음으로 닛산의 인피니티를 제쳤다. 인피니티는 제네시스보다 30년 가까이 앞선 1989년 미국에서 출시한 클래식 자동차였다. 이를 제치면서 제네시스는 미국내 브랜드 이미지를 공고히 했다.

 

제네시스를 성공적으로 장 부회장은 2021년부터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직을 맡게 됐다.

 

장 부회장은 현대차 대표이사에 취임한 이래 지정학 리스크 확대, 제품기술 패러다임의 변화, 팬데믹 등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공격적인 사업전략 실행과 다양한 수익성 개선 활동 등을 통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수소 이니셔티브 주도, 인도 IPO 성공 등 현대차의 중장기 경쟁력 강화를 위한 토대 구축에도 성공했다.

 

장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있던 시기 현대차는 매년 높은 실적으로 시장에 기대감을 선사했다. 지난해에는 최초로 연간 영업이익이 15조원을 넘어섰다. 2022년과 비교해 매출은 14.4%, 영업이익은 무려 54.0%나 늘었다. 2022년에도 현대차는 매출 142조5275억 원, 영업이익 9조8198억 원을 내며 각각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도 무난히 예전 기록을 경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장 부회장은 올해 6월 수소위원회 공동의장에 올라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수소 비전 실현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수소위원회는 수소에 대한 비전과 청정에너지 전환에 대한 CEO 주도의 글로벌 협의체다. 앞서 2019년에는 정의선 회장이 공동 의장을 역임했다.

 

장 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의 미래 사업 중 하나인 수소 분야를 주도적으로 이끌면서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담당하고 있다.

 

이제 장 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의 완성차담당 부회장으로 현대차뿐만 아니라 기아와 제네시스의 '가치사슬' 전반을 관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장 부회장은 앞으로 완성차의 상품 기획부터 공급망·제조·품질 관리까지 전부 관할하며 완성차 사업의 운영 최적화와 사업 시너지 확보를 도모하고 원가·품질 혁신을 위한 기반을 다져 지속가능한 미래 경쟁력 확보를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