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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칼럼] 유동성 위기 vs 자금 경색...롯데가 답할 때

 

최근 롯데그룹이 ‘유동성 위기설’로 인해 몸살을 앓았다. 루머에 불과하다며 롯데지주, 롯데쇼핑, 롯데케미칼등 롯데 계열사가 해명 공시내기도 했다. 롯데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는 ‘지라시’에 재계 6위인 롯데그룹이 진화에 나선 모습이다.

 

주요 매체는 일제히 재무 분석에 나섰다. 롯데그룹 전체에 유동성 위기가 촉발됐고 모라토리움(채무불이행)을 선언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지라시는 정말 과도한 해석이었을까. 롯데그룹은 즉시 활용 가능한 가용예금만 15.4조원으로 안정적 유동성을 유지 중이라고 대응했다.

 

이를 감안하면 유동성 위기설은 지나친 우려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유동성 위기를 촉발시킨 계열사 롯데케미칼이 손익이 악화되면서 회사채의 사채관리계약 조항 중 재무 특약을 미준수하게 됐고 이에 따른 대응으로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롯데케미칼이 위기를 넘길 것으로 전망되지만 롯데그룹의 유동성 위기설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유동성 위기의 과도한 측면을 고려해도 루머가 생긴 근본적인 문제는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이를 ‘자금 경색(資金梗塞)’이라고 진단했다.

 

자금 경색은 경영 자금이 원활하게 유통되지 않아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 것을 의미한다. 주요 계열사로 캐시카우로 불리던 롯데케미칼이 올해 적자전환하면서 롯데그룹 전반에 걸친 자금 경색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먼저 계열사 롯데쇼핑은 3000억원을 투입해 2021년 한샘 인수에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했고 2022년에는 세븐일레븐이 3133억원에 한국미니스톱, 지난해 롯데케미칼이 일진머티리얼즈(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지분 53.3%를 2조7000억원에 인수했다.

 

대규모 인수합병(M&A) 이후 롯데그룹의 유동성이 이전과 달라졌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롯데그룹은 올해 10월 기준 총 자산은 139억원, 보유 주식 가치는 37.5조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전체 부동산 가치는 56조원, 가용예금도 15.4조원이다.

 

롯데케미칼의 회사채 재무 특약 미준수에 따른 위기는 담보 제공 등 롯데그룹이 지닌 자산 등을 기반으로 사채권자와 협의해 극복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롯데그룹은 최근 기업설명회(IR)를 개최하고 각 계열사의 자구책을 발표했다.

 

롯데쇼핑·호텔롯데·롯데케미칼 등이 자산유동화를 진행해 자금을 확보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해나갈 계획이다. 호텔롯데는 고정비 절감, 롯데쇼핑은 자산재평가로 부채비율을 낮추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유동성 위기는 아니여도 자금 경색에 따른 대응이 이뤄지고 있는 모습이다.

 

사업의 선순환 구조는 투자가 그 이상의 수익으로 이어지면서 풍부한 유동성을 갖추게 되고 이를 기반으로 성장해나가며 완성된다. 그러나 이러한 선순환 구조가 완성되기 전 자금 경색이 생기는 등 롯데그룹은 과도기를 거치고 있는 게 아닐까.

 

롯데그룹의 경영 자금 흐름은 원활하지 않다. 기대만큼의 실적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이상 ‘지라시’에 또 다시 휘둘릴 가능성도 크다. 일각에서는 재계 서열 6위의 롯데가 ‘희망퇴직’, ‘자산 매각’으로 내비치는 것에 대한 아쉬움도 토로한다.

 

이를 딛고 다시 도약할 수 있을까. 시장이 ‘롯데’에게 던지는 질문은 오히려 유동성 위기·자금경색에 대한 것보다는 미래 청사진 실현 가능성으로 축약된다. 이를 숫자로 증명해야 하는 과제도 있다. 유동성 위기가 단순 루머일지라도 시장은 롯데에게 답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