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심준보 기자] KB증권의 김성현·이홍구 대표이사가 올해 3분기 호실적을 거두며 연임 가능성이 높아졌다.
두 대표는 각각 IB(투자은행)와 WM(자산관리) 부문에서 KB증권의 성장을 견인해왔다. 다만 랩·신탁 돌려막기 이슈 관련 징계 이력과 고려아연 관련 금융당국의 검사, 리더 세대교체 이슈는 연임 과정에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올 3분기 IB와 WM 부문에서 안정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IB 부문을 맡고 있는 김 대표는 기업 인수합병(M&A),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동산 금융 등의 분야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 채권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에서 모두 1위를 유지하며 업계 선두다. DCM 부문 주관 실적은 총 33조원, 307건의 발행을 주관해 시장 점유율이 24%를 넘겼다. 특히 ECM 부문에서는 올해 3분기까지 총 11건의 상장 예비심사를 완료했으며, 기업공개(IPO)와 유상증자에서 각각 7건씩 총 14건의 딜을 진행했다.
이 대표가 맡고 있는 WM 부문도 긍정적인 성과를 보였다. 그는 맞춤형 투자서비스 제공을 위해 ‘고객솔루션 총괄본부’를 신설하고 ▲WM 관련 고객 전략 ▲금융상품 ▲투자 서비스 조직 통합에 나선바 있다. 이것이 고액자산가 고객 확보에 성공하면서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갔다는 업계 평가다. WM부문 금융상품 자산은 상반기 기준 59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조8000억원 상승하기도 했다.
김 대표와 이 대표의 연임 가능성은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변수가 있다. 첫 번째 변수는 랩·신탁 돌려막기 문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6월 KB증권 등에랩‧신탁 운용 과정에서 불법 자전거래가 적발된 건과 관련해 ‘영업정지’를 내렸다. 이 대표에는 경징계에 해당하는 ‘주의적 경고’ 조치를 결정했다.
또 다른 변수는 고려아연 관련 검사다. KB증권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에 참여해 온라인 공개매수 청약 시스템 등의 기술적 지원을 제공했었다. 유상증자 절차에서는 직접 현장 실사를 수행하지 않았으나 공동 모집주선인으로서 역할을 맡아 진행했다. 고려아연과의 자금 거래에서 의심스러운 부분이 발견될 경우, 이는 두 대표의 연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은 최근 그룹 차원의 '새로고침' 경영 기조를 강조하고 있다. 이는 내부의 변화와 혁신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하려는 의도다. 따라서 이번 연말 인사에서 증권을 포함한 각 계열사의 리더십 재편이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양 회장은 특히 2016년 KB손해보험 대표 취임 첫 해부터 자산리스크관리부, 보험리스크관리부를 신설하는 등 리스크 관리와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조해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융투자업계에서 대형 증권사들이 연임 여부와 상관없이 리더십 재편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김성현 대표와 이홍구 대표의 리더십이 향후에도 지속될지는 KB금융의 내부 평가와 금융당국의 판단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