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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분은 얻었는데...신한은행 '땡겨요', 실리 챙길 수 있을까

 

[FETV=권지현 기자] "뜨거운 관심 속에 시작한 배달앱이 프로토콜 경제를 구현하는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한다" (2022년 1월, 진옥동 당시 신한은행장)

 

신한은행이 은행권 처음으로 선보인 음식 주문중개 플랫폼 '땡겨요'가 출시된 지 2년 6개월이 지났다. 땡겨요는 천편일률적인 네이밍이 많은 금융권에서 보기드물게 이름으로 이목을 끈 서비스다. 신한은행은 "땡겨요는 '당기다'를 강조한 말로, 입맛이 당기고, 좋은 일이 가까이 오고, 이득이 생기는 배달앱을 지향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당시 신한은행장이던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각별히 '이름'에 신경을 썼다는 후문이다. 진 회장은 땡겨요 공식 출범 해 "프로토콜 경제(플랫폼 참여자들이 서로 연결, 협력해 이익을 창출하는 경제 패러다임)를 구현하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한껏 기대감을 드러냈었다.

 

◇소상공인-고객-라이더 선순환...비금융업 시너지 꾀해 

 

땡겨요는 입점료와 광고비, 월 고정료가 없다. 2%대로 낮은 중개 수수료와 가맹점 정산 수수료 '0원' 및 실시간 매출 정산, 지역화폐 구입·결제와 이용 금액의 1.5% 적립 등 소비자와 가맹점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플랫폼을 추구한다. 출범 이후 '너도살고 나도사는 우리동네 배달앱' '혜택이 돌아오는 배달앱' 등으로 슬로건이 바뀌었지만 '상생' 의지만큼은 예외 없이 담은 것도 이 때문이다. 

 

정부는 땡겨요를 공공(公共) 배달 플랫폼으로 구분하고 있는데, 이러한 특장점은 땡겨요가 제휴 범위를 빠르게 확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현재 땡겨요는 서울, 충북, 전남, 광주, 대전, 인천, 세종, 원주 등과 협력하고 있다.

 

요식업 브랜드들이 가맹점에 땡겨요 가입을 권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경기도 하남시에 자리한 'N' 피자브랜드 한 가맹점주는 기자에게 "올 봄 개업을 할 때 본사에서 땡겨요 가입을 추천했다"면서 "대형 배달 플랫폼은 배달 한 건 당 주문 금액의 두 자릿수 중개수수료율을 받는 반면 땡겨요 수수료율은 이들의 5분의 1 수준이라 흔쾌히 가입했다"고 말했다.   

 

은행으로선 비금융 비즈니스인 땡겨요가 금융업 비즈니스를 접목해 은행업 경계를 확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실제 신한은행은 그룹 카드사인 신한카드와 손잡고 배달라이더를 겨냥해 주유소·편의점 이용 시 추가 혜택을 주는 카드를 내놓았으며, '일회용품 미사용' 주문 시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땡겨요 적금도 출시했다. 

 

 

◇땡겨요 금융상품 실적 미미...SOL 연계 가입자 수 0%대

 

아쉬운 점은 수익이다. '착한 배달앱' 명분 덕에 가맹점 수와 가입자가 늘고있지만 고스란히 은행 잔고로 이어지지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10월 신한은행은 소상공인 대상 '매일 땡겨드림 대출'을 출시, 일 단위 매출액 변동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에게 매일 일정한 금액의 대출을 내주기로 했다. 하지만 땡겨드림 대출은 작년 12월 기준 승인건수 358건, 실행금액 1.8억원에 그쳤다. 당시 땡겨요 가맹점 수가 10만곳을 넘어선 점을 감안하면 턱없이 적은 실적이다. 현재까지도 대출 신청이 미미해 신한은행은 땡겨드림 최신 실적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땡겨요 가입자가 350만명을 돌파했지만 이중 신한은행 앱 'SOL(쏠)' 연계 가입자 수는 채 1%가 안되는 점도 은행 수익 증대를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땡겨요 가입자 수는 356만명이다. 이 중 SOL 연계 가입자는 2.8만명으로 약 0.8%를 차지한다. 올해 1월 291만명 가입자 중 0.5% 수준인 1.5만명보다 늘어났지만, 땡겨요 전체 회원 가운데 SOL 연계 가입자 비중은 여전히 0%대에 머물고 있다. 땡겨요 가입자가 SOL 플랫폼도 함께 활용할 경우 신한은행 상품·서비스를 이용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수익 창출은 신한은행이 땡겨요를 통해 프로토콜 경제를 지속적으로 구현해 나가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수익 확대를 위해선 지금보다 더 플랫폼을 강화하고 이름 알리기에 적극 나서야 한다. 앞서 언급한 가맹점주는 "최근 대형 배달 배달 플랫폼 수수료 인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 땡겨요 매출이 늘어날 줄 알았는데 실제론 그렇지 않다"면서 "땡겨요 인지도가 낮은 탓에 배달 100건 가운데 땡겨요를 통한 주문은 여전히 채 3건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공공 배달 플랫폼을 키우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달 열린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 2차 회의에서 정부 관계자는 "모든 이해 관계자들이 공공 배달앱을 키우는 데 공감했다"고 전했다. 상생협의체는 소상공인의 배달 플랫폼 중개 수수료 등 부담을 완화할 목적으로 올해 7월 출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