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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도덕성·전문성 살펴라"...5대 은행 리더십 변화 기로

5대 금융, '지배구조 모범관행' 첫 적용...3개월간 승계절차 진행
5대 은행 수장 연말 모두 임기 만료...CEO 자격요건 구체화 주목

 

[FETV=권지현 기자] 신한금융지주가 국내 대형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먼저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에 본격 돌입하면서 주요 은행 리더십이 변화 기로에 섰다.

 

지주 결정에 따라 은행별 현 리더십이 유지되거나 쇄신 차원의 인사가 이뤄질 수 있다. 국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수장 모두 올해 12월 31일 임기가 만료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지난 10일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자경위) 회의를 열고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임기가 만료되는 자회사 대표이사에 대한 승계절차를 본격 개시했다. 이날 자경위는 자회사 대표이사 승계후보군(롱리스트)을 선정했다.

 

자경위 관계자는 "'은행장 경영승계절차 임기 만료 3개월 전 개시' 및 '자회사 대표이사 승계후보군 정기 선정 프로세스 도입' 등에 대한 '자회사 경영승계계획'을 개정했다"면서 "이번 개정은 감독당국이 제시한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을 충실히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지배구조 모범관행(best practice)'은 은행권 CEO 선임과 관련해 형식적인 승계계획은 마련돼 있으나, 후보관리부터 최종 선정까지 경영승계 전체를 아우르는 종합적 승계계획이 부재하다는 판단 아래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말 정립해 공개한 원칙이다. 모범관행에 따르면 은행권은 CEO 임기 만료 3개월 전 승계 프로그램을 시작해야 한다. 이에 신한금융 이사회도 예년보다 이른 2023년 상반기부터 경영 승계절차를 개선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했다. 

 

올해 은행장 승계 시즌은 금융 당국의 지배구조 모범관행 하에서 진행되는 첫 시즌인 만큼 예년보다 주목도가 클 전망이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당국이 정립한 기준을 잘 준수하며 최대한 꼼꼼하게 절차를 진행해야 해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잘 들여다보고 있다"면서 "다른 지주들도 리더십을 재정비하는 동시에 당국이 세운 원칙을 준수할 수 있는 승계 절차 준비에 한창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지배구조 모범관행에서 CEO 선임 및 경영승계절차와 관련해 ▲CEO 자격요건 구체화 ▲상시후보군 선정 및 관리 ▲비상승계계획 마련 ▲경영승계절차 조기 개시 ▲후보군 평가·검증 방식 다양화 등을 담아 '10개 핵심원칙'을 제시했다.

 

이중 금융권이 가장 신경쓰는 부분은 'CEO 자격요건 구체화'다. 현 은행장들의 연임 조건과도 간접적으로 맞닿아있는 부분이다. CEO 자격요건을 구체화 해달라는 요구에는 금융사의 경영 전략 및 방향 등에 부합하지 않은 인물을 CEO로 선임하는 것을 차단하고자 하는 의도가 담겼다. 당국이 제시한 CEO 자격요건 '구체화' 가이드라인은 "도덕성, 업무전문성, 학력 및 경력, 조직관리 역량, 연령, 회사비전 공유 등의 각 항목별 세부적인 기준"이다. 

 

세부 기준에 따라 연말 선임되는 CEO는 이전보다 더 확고한 '자격 증명'을 얻게 된다. 올해 임기가 끝나는 5대 은행장 중에선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이 유일하게 3연임에 도전한다. 이승열 하나은행장과 이석용 NH농협은행장은 2023년 1월 취임해 첫 임기 2년을 보내고 있다. 정상혁 신한은행장과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전임 행장 퇴임으로 각각 지난해 2월과 7월 급하게 임기를 시작했다. 
 

CEO 자격요건 구체화는 당국이 강조한 부분임에도 작성이 까다로워 정의 및 제출이 늦어지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CEO의 적극적 자격요건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금융사는 8개 금융지주, 16개 은행 총 24곳 중 4곳에 불과하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금감원이 제시한 자격요건은 법상 필수요건이 아닌 적극적 요건인데, 적극적 자격요건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전례가 없어 문서화가 쉽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내년 1분기까지 시간이 있지만 마냥 그때까지 미룰 수 없기에 현재 지주·은행 중장기 전략과 관련된 후보자의 경력, 특정 분야 역할 및 경험, 해당 경력 기간 등을 구체화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