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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5일장도 찾았다...예적금, 아니 '디자인' 제공하는 이 은행

기업은행, 9년간 영세점포 500곳 이상 디자인·브랜딩...사후관리까지
영세상인 대면 및 자립 지원 의미...충북산업용재유통단지 새단장 중

 

[FETV=권지현 기자] 서울 수제화거리, 부산 건어물시장, 수원 공구시장, 인천 축산물 시장, 대구 양말골목...

 

은행권에서 좀처럼 듣기 어려운 '시장·골목' 단어가 잊을만하면 등장한다. 전국 곳곳 영세 소상공인을 찾아 디자인을 지원하는 IBK기업은행 얘기다. 2016년부터 이어진, 벌써 9년째 행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최근 서울 염천교 수제화거리와 대구 대신동 양말골목에 자리한 37개 점포의 차양막 원단을 교체했다. 수제화거리와 양말골목 상인들은 영세 소상공인을 위해 도움의 손길을 내준 기업은행에 고마움을 전했다는 후문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구두거리인 염천교 수제화거리는 100년의 역사와 가치를 인정받아 2013년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됐으나, 노후화로 인해 점포 간판·차양막 개선 등이 필요했었다. 4일 수제화거리를 찾은 김성태 은행장은 새 모습을 한 수제화거리를 살펴본 뒤 한 판매점에서 직접 수제화를 구입하기도 했다. 

 

 

지난 2022년에는 70년이 넘는 전통을 지닌 수원 구천동 공구시장을 찾아 전문성과 특색을 갖춘 특화거리로 재조성했다. 기업은행은 거리 중간중간에 눈에 띄는 특화 디자인 점포를 설치했으며, 빛바랜 간판과 차양막, 지주 간판, 시장 안내도 등을 새로 달아 한결 밝은 거리로 재탄생 시켰다. 

 

기업은행의 수제화거리, 공구시장 등 소상공인 지원은 'IBK희망디자인' 사업의 일환이다. IBK희망디자인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영세 소상송인의 점포 외관 개선 등을 지원하는 디자인 중심의 사회공헌 활동이다. 2016년 시작해 올해로 9년째다. 서울은 물론 수원, 부산, 대구 등 전국 상권 단위 사업으로, 작년 말까지 8년간 점포 총 483곳의 간판·차양막 등을 개선했다. 2020년에는 수해 피해를 입은 구례 5일장의 긴급 복구도 도왔다. 

 

 

지난해에는 사업이 한 단계 발돋움했다. 인천 축산물 시장을 찾은 기업은행은 점포 간판 교체 외에도 브랜딩 구축에 나섰다. 시장의 지속 성장을 위해 사업 범위를 확대했다는 설명이다. 시장 내 상인·시민들을 위한 편의 시설물을 만들고 각종 적치물과 불법 주차 등으로 어지러웠던 유휴공간에 다목적 야외쉼터를 지었다. 

 

어둡던 거리에 페인팅을 덧입히고 경관 조명을 달아 밝고 생기 있는 분위기를 연출했으며, 심볼형의 기존 로고를 워드마크형으로 바꿔 가독성도 높였다. 기업은행은 축산물 시장 특징을 담아 '고기로92'라는 테마거리명도 새롭게 지었다. 

 

기업은행의 디자인·브랜딩 활동은 기존 은행들의 사회공헌 손길이 직접적으로 닿기 어려운 시장 골목 등을 손수 찾아가 소상공인 얼굴을 대면하고 그들의 사업 고민을 경청하는 일련의 과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영세업자일수록 자립과 안정적인 성장을 위한 디자인·브랜딩이 절실하다. 기업은행은 사업 완료 후에도 사후관리에 나선다. 올해는 충북 청주 충북산업용재유통단지를 지원 상권으로 선정해 환경 개선 공사를 진행, 오는 11월 완공할 예정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앞으로도 지역 상권에 활력을 제공하고 소상공인에게 힘이 되는 IBK희망디자인 사업을 지속 추진할 것"이라며 "기존 지원 상권도 정기적으로 관리해 국책은행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