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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월렛 김형우 "금융권 TSMC 꿈꾸죠"

 

[FETV=권지현 기자] 트래블로그, SOL트래블, 트래블러스, 위비트래블... 금융권 해외여행 환전·결제 서비스 '트래블 전쟁' 태초에 이 공룡 스타트업이 있었다. 2020년 4대 은행·카드사보다 먼저 해외 결제 수수료 제로 카드를 내놓은 트래블월렛 얘기다. 최근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와 미국 달러 선물 기능을 내세운 '달러박스'를 출시, 또 다른 주목을 받았다. 트래블월렛의 김형우 대표를 지난 16일 만났다. 

 

해외 결제 수수료 낮춘 카드는 많지만, 핵심은 '안정성' 

 

Q. 여행 금융서비스 카드가 이미 많다. 트래블월렛을 써야하는 이유는. 

 

A. 트래블월렛은 해외결제 시스템을 정말 잘 개발해 놨다. 직원 80%가 개발인력인데, 이들이 오랜 기간 연구해 시스템을 구축했다. 다른 카드사들은 결제 과정에서 잡음이 있는 반면 트래블월렛은 그렇지 않다. 실제 애플 앱 스토어 내 평가 항목을 보면 다른 트래블 카드들은 안정성 이슈가 끊이지 않고 있다. 급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Q.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성장하고 있다. 향후 서비스 계획은.

 

A. 트래블웰렛은 3월 말 기준 누적 거래액 3.2조원, 누적 카드발급 500만장에 달한다. 이제는 600만이 쓰는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서비스로 성장했다. 사실 B2C는 트래블월렛의 주력 사업 모델이 아니다. B2B(기업과 기업 간 거래) 모델 중심이라는 생각은 한 번도 바뀐 적이 없다. 다만 트래블월렛이 정말 커다란 플랫폼이 됐고 강력한 비즈니스 모델이 있는 만큼, 수백만명에 달하는 이들 고객에게 줄 수 있는 서비스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 '노티드'에 도넛 먹으러 가는 게 전부가 아니지 않나. 나는 직원들에게 "했던 거 하지 말고 무엇이든 안 했던 것을 해보자"라고 늘 말한다.  

 

카카오뱅크와의 협력은 B2B이면서도 B2C

 

Q. 카카오뱅크와 출시한 달러박스, 과정서 어려웠던 점은.

 

A. 남들이 했던 것과 달라야 한다는 점이 어려웠다. 이 때문에 2년간의 서비스 출시 과정에서 "이건 아니야. 다른 기획으로 가자" 이런 식으로 기획이 엎어지기도 했다. 기존에 없던 방향을 설정하고 또 소비자를 설득하는 과정을 만드는 것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새로운 것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카카오뱅크와 합이 잘 맞았다. 사업이라는 게 실패하더라도 다른 걸 해봐야 다양성이 생기는 거지, 굳이 우리까지 남들이 다 하는걸 할 필요가 없지 않나.

 

Q. 달러박스 결과물에 만족하는지.

 

A. 이제 시작이다. 다른 업종에서 많은 사업자들이 달러박스 플랫폼에 참여해야 우리가 생각했던 '건축물'이 완성된다. 아이디어가 많은 창업가들이 6개월 혹은 1년 만에 서비스를 내보고 안 되면 철수하고 또다시 도전하고. 이런 유연성이 플랫폼 생태계에 만들어지기를 바란다. 현재까지는 일단 투자나 커머스 부문 등에서 대형사 위주로 접촉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향후에는 소형사들도 지속적으로 사업에 참여해 플랫폼이 발전해 나가기를 바란다. 

 

Q. 카카오뱅크와의 협업에서 '클라우드'를 강조했다.

 

A. '모듈'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보면 된다. 카카오뱅크와 달러박스를 만든 것도 이런 유연성의 결과물이다. 트래블월렛은 지불 결제에 필요한 IT 시스템과 인프라를 전세계 최초로 100% 클라우드에 쌓아올렸다. 기존에는 쌓여있지 않고 난잡한 상태로 있다보니 상황과 사업에 따라 시스템을 변형할 때 시간과 비용이 굉장히 많이 들었다. 신기술이 있어도 30~40년 전 베이스에다 뭘 쌓으려다 보니 제약이 컸던 것이다. 이런 환경 속에서는 어떤 변수 하나만 바꿔도 영향 분석에만 1년이 걸린다. 하지만 지금은 가장 최신 베이스로 가상의 아키텍처를 구현해 유연성을 확보했다. 클라우드 기반 덕분에 하루 5개가량 서비스가 업데이트 되고 있다. B2B 사업 확장 가능성 측면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내년 B2B 도약 원년, '진보된 모임통장'은 덤 

 

Q. 트래블월렛 주력 사업인 B2B란 무엇인가.  

 

A. 예를 들어 B금융사가 C라는 서비스를 내고 싶다 치자. C서비스 출시를 위해서는 B의 코어 시스템을 건드려야 하는데, 경력과 경험이 충분하지 않은 핀테크로선 바로 접근하는 게 쉽지 않다. 하지만 결제, 인프라 등 부가 서비스 시스템은 접근이 가능하다. 우리 클라우드를 활용해 고객 니즈를 잘 파고든 다음 결국 금융 IT 시스템을 다 아웃소싱 받아 운영하는 것이 목표다. 미국의 경우 클라우드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회사가 많이 없다보니 러브콜이 많이 들어온다. 내년에는 글로벌 B2B를 더 확장하고 싶다. 금융사들이 "이런 서비스를 만들고 싶어" 하면 "오케이. 제일 안정되고 빠르고 싼 가격으로 오차 없이 만들어서 공급해 줄게" 할 수 있는, 한마디로 애플의 수주를 받는 TSMC 같은 회사를 꿈꾼다. 

 

Q. 중장기적으론 그렇다. 당장 키우고 싶은 서비스는.

 

A. '소셜페이'다. 출시된 지 3주가량 지났는데, SNS와 페이먼트의 결합이라고 보면 된다. 가령 체코 프라하에서 같이 맥주 마실 크루가 필요할 때, 영국 공항에서 숙소로 가는 택시를 셰어할 때, 박물관 입장 시 단체할인을 받고싶을 때 사람들을 앱을 통해 초대할 수 있다. 결제는 원화로 충전해 둔 카드, 그리고 미리 설정한 결제 비율을 통해 바로 진행한다. 특허를 얻어 사후 정산 등 복잡한 절차를 없앴다. 꼭 해외일 필요가 없고, 친구가 아니어도 된다. 레이팅(등급제)을 통해 상호간 신뢰도를 높일 것이다. 모임통장의 진보된 버전으로, 돈 벌려고 내놓은 서비스는 아니다. '비대면' '무신뢰' 등이 특징인 지금,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서로 대면해 진솔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그런 모습을 그리며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