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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의 굴욕'...개인형 퇴직연금 수익률 톱10 중 7곳이 '비은행'

 

[FETV=권지현 기자] 올해 2분기(4~6월) 금융회사별 개인형 퇴직연금(IRP) 수익률 상위 10곳 중 은행은 달랑 3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1년도부터 은행에서도 퇴직연금 계좌에서 주식처럼 거래 가능한 펀드인 상장지수펀드(ETF) 등 원리금 비보장형 상품 투자할 수 있게 됐지만 수익률은 증권·보험사를 밑돌았다. 

 

17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올 2분기 IRP 수익률(원리금 비보장형) '톱10'에 은행 3곳, 증권사 3곳, 보험사 4곳이 이름을 올렸다. 상위 10곳의 수익률은 최대 4.43%포인트(p) 차이가 났다. 현재 42개 금융사가 IRP뿐 아니라 확정급여형(DB)·확정기여형(DC) 등 퇴직연금을 운용하고 있다. 은행이 12곳, 보험사와 증권사가 각각 16곳, 14곳이다. 이중 절반 이상(57%)인 24곳이 IRP 수익률 12~13%대를 나타냈으며, 10%를 밑돈 곳은 6곳이었다.  

 

◆ 증권·보험사 약진 속 지방은행이 '은행 1등'   

 

올 2분기 수익률 1위는 펀드 판매 전문 증권사 한국포스증권(18.05%)이었다. 한국포스증권은 '펀드슈퍼마켓' 플랫폼에서 약 1100개 연금펀드, 500여개 IRP 펀드 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수수료가 오프라인 판매 펀드의 3분의 1 수준인 'S클래스' 펀드를 판매한 것도 수익률 개선에 도움이 됐다. 한국포스증권은 다음 달 1일 우리금융그룹의 신생 증권사 우리투자증권으로 새 출발한다. 2위는 현대해상으로 수익률이 16.56%였으며, 광주은행(15.78%), 미래에셋증권(14.76%), 삼성증권(14.68%)이 뒤를 이었다. 수익률 14%를 상회한 곳은 5곳뿐이었다. 

 

 

가장 많은 퇴직연금 적립액을 보유한 은행권은 톱10 중 3곳이었다. 광주은행이 15.78%로 12개 은행 중 1위였다. 광주은행은 IRP 원리금 비보장형 상품 수익률 비교에서 이번뿐 아니라 작년 4분기와 올1분기 포함 3개 분기 연속 은행권 1등을 차지했다. 광주은행 관계자는 "퇴직연금 ETF 상품 라인업 확대를 통해 고객에게 다양한 투자 기회를 제공했던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경남은행이 13.84%로 은행권 2위, 전체 퇴직연금사업자 중 7위에 자리했다. KB국민은행이 13.62%로 은행 3위였으며, 전체 42곳 중에선 10위였다. 

 

◆ 20위권에 머문 대형은행..."운용능력 끌어올려야"

 

수익률 11~20위 사업자 중에선 보험사가 4곳으로 가장 많았고, 은행·증권사가 3곳씩이었다. 은행의 경우 부산은행(13.28%), 하나은행(13.26%), 산업은행(12.95%)이 이름을 올렸다. 퇴직연금 적립금이 대거 몰려있는 5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중 상위 20위권 내에 이름을 올린 곳이 국민은행과 하나은행 두 곳뿐인 셈이다. 농협은행은 2분기 IRP 수익률 12.9%로 21위였으며, 우리은행(12.71%)과 신한은행(12.25%)는 각각 23위, 26위였다. 

 

은행들이 퇴직연금 적립액 절반 이상을 보유한 만큼 수익률 제고에 적극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6월 말 기준 금융권 전체 퇴직연금 적립액은 394.3조원으로 12개 은행이 52.5%(207조원)를 보유하고 있다. 200조원이 넘는 은행 퇴직연금 적립금 중 45%가량(93.2조원)이 IRP 계좌에 들어있다. 개인형 IRP는 DB·DC형과 달리 근로자가 직접 계좌를 개설한 후 적립금을 납부·운용하는 데다 세제 혜택도 누릴 수 있어 갈수록 수요가 늘고 있다. IRP는 지난해부터 세액공제 한도가 연간 700만원에서 900만원으로 확대됐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다른 금융사보다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기 위해선 상품개발 능력이 전제돼야 하는데, 증권사들이 은행보다 ETF, 채권, 펀드, 예금, ELB 등 공격적이고도 다양한 상품들을 갖추고 있는 점 등이 수익률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증권사로의 퇴직연금 머니무브를 막기 위해서라도 은행들이 상품 개발에 힘쓰는 등 수익률을 좀 더 신경 쓸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퇴직연금 상품은 자사 상품 비중을 적절하게 고려하고 금리변동성과 리스크발생 가능성 등을 꾸준히 모니터링하는 동시에 수수료 수익구조도 확보해야 하는, 한마디로 복잡한 상품"이라며 "이 때문에 퇴직연금 수익률은 금융사의 운용능력과도 직결돼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