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hy 회장. [사진=hy 제공]](http://www.fetv.co.kr/data/photos/20240728/art_17204863643058_6ea5ef.jpg)
[FETV=박지수 기자] 윤호중 hy 회장이 ‘종합유통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hy는 지난달 27일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노크(Knowk)’를 선보이고 서울 강서구에 한해 서비스 운영을 시작했다. 노크에는 현재 강서구 내 900개 상점이 입점해 있다. 입점 음식업체 수는 업계 1위인 배달의민족의 경우 32만 개, 요기요의 경우 26만 개가량이다. hy는 서울 강서구에서 운영을 시작으로 데이터를 축적한 뒤 향후 다른 지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노크의 가장 큰 강점은 업계 최저 수수료율이다. hy는 점주 부담을 낮추기 위해 중개 수수료를 업계 최저 수준인 5.8%로 결정했다. 중개 수수료는 요기요가 12.5%로 가장 높고, 쿠팡이츠는 9.8%, 배민은 6.8%다. 고정비나 가입비, 광고비 등 추가 요구도 없다. 이용 고객은 상점이 설정한 최소 주문 금액만 충족하면 배달료 없이 이용이 가능하다.
노크 배달은 부릉 라이더들이 맡는다. 앞서 hy는 지난해 4월 배달대행업체인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 지분 66.7%를 800억 원에 인수한 바 있다. ‘야쿠르트 아줌마’로 불리는 1만 1000여 명의 프레시 매니저와 협업은 진행하지 않는다. hy는 핵심 사업인 ‘정기 구독 서비스’와 노크를 연계하는 사업도 고려 중이다. 또 동네 정육점, 반찬가게 등 소상공인과 협업을 통해 신선식품, 비식품 영역까지 배송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hy는 이번 배달앱 진출을 계기로 종합유통기업 도약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윤 회장은 부친인 고(故) 윤덕병 한국야쿠르트 창업주가 타계한 후 지난 2020년 3월 그룹 수장 자리에 오르며 2세 경영을 본격화했다. 1971년생인 윤 회장은 고 윤덕병 창업주 1남 5녀중 막내다.
윤 회장은 1995년 일본 게이오대학 경제학부를 졸업한 후 한국야쿠르트(현 hy)에 입사했다. 이후 2004년 전무, 2012년 부회장을 거쳐 2020년 3월 마침내 지휘봉을 잡았다. 공식 석상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 탓에 ‘은둔의 오너’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기도 한다. hy는 전문경영인(CEO) 체제로 운영되고 있지만, 윤 회장의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다.
윤 회장은 회장직에 오른 후 1년 만인 지난 2021년 한국야쿠르트에서 현재의 hy로 간판을 바꿨다. 기존 발효유 위주 식음료 기업이라는 한정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종합유통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전략이었다. 1969년 한국야쿠르트유업으로 출발해 1996년 이후 50년 넘게 사용해 온 사명을 과감히 버렸다.
윤 회장이 취임한 이후 hy는 지난 2010년 커피 브랜드 ‘코코브루니’를 선보이며 본격적으로 사업다각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출시 이후 매년 적자를 냈고, hy는 결국 코코브루니를 100% 자회사인 비락에 흡수 합병했다. 현재 코코브루니 오프라인 매장은 운영하고 있지 않으며, 주문자상표부착(OEM)·제조자개발생산(ODM)으로 사업방향을 틀어 자사 온라인 쇼핑몰 프레딧과 오픈마켓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앞서 hy는 2009년 레저, 교육으로 회사 외형을 키우기 위해 골프장 운영사 ‘제이레저’, ‘NE능률(옛 능률교육)’ 등을 잇따라 인수했다. hy는 또 500억 원을 투입해 2011년 의료기기 제조업체 ‘큐렉소’와 자회사 ‘싱크서지컬’을 인수하며 의료용 수술로봇 분야에도 진출하는 등 사업다각화의 가속패달을 밟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미 배달의민족 등 경쟁 업체들이 자리잡고 있는 상황 속에서 후발주자의 경우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쉽지 않다”며 “갈아탈 수 있을 만한 고객들에게 매력적이면서도 차별화된 포인트가 있어야만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