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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편의점 편의점 또 편의점"...편의점 사장님의 눈물

국내 편의점 점포수 5만 5580개…편의점 점포당 매출 5133만 원
1인당 구매 평균 단가 6754원…4대 편의점 무인점포 수 3816개
24시간 영업 중단하고 점주가 직접 운영…내년도 최저임금 촉각

[FETV=박지수 기자] #. 서울 마포구의 한 주택가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50대 여성 점주 A씨. A씨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7시까지 혼자 매장을 운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평소 남편이 도와주긴 하지만 평일엔 손님이 많지 않은 탓에 혼자 근무해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저녁 7시 이후엔 남편과 아들이 번갈아 가며 매장을 운영한다. A씨는 일이 있거나 하는 경우에만 ‘단기 아르바이트생’을 쓰고 있다.

 

‘한 집 건너 편의점’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국내 편의점 시장은 포화 상태다. 우후죽순 편의점들이 들어서면서 점포당 매출 역시 크게 쪼그라들었다. 이에 편의점 점주들 사이에서는 무인점포 전환과 영업시간 단축이 하나의 생존전략이 됐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편의점 점포 수는 5만 5580개로, 지난 2021년 점포수 5만개를 돌파한 데 이어 매년 1000~2000개씩 늘고 있다. 이처럼 국내 편의점 점포수는 계속 늘어나는 가운데 편의점 점주들의 수익성은 악화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기준 점포당 매출은 5133만 원으로 2019년(5019만 원)과 비교해 2.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점포당 매출은 편의점 전체 매출에서 점포 수를 나눠 계산하는 만큼 전년대비 매장 수가 늘어날 수록 줄어드는 묘한(?) 구조다. 이는 전체 편의점 숫자는 커지고 있지만 점주의 몫은 줄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같은 기간 편의점 1인당 평균 구매 단가는 6754원이었다.

 

이에 편의점들은 아르바이트 대신 점주가 직접 가게를 보거나 가족과 함께 경영해 인건비를 줄이는 생존전략을 택했다. 통상 편의점 운영에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50%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전편협)에 따르면 현재 시급 9860원인 인건비에 실질적인 주휴수당과 4대 보험 등을 포함하면 점주가 시간당 부담하는 인건비는 약 1만 2000원이 넘는다. 

 

편의점의 사전적 의미는 고객 편의를 위해 24시간 문을 여는 잡화점을 뜻한다. 그러나 상황이 이래지자, 영업시간을 줄이거나 무인점포로의 전환을 고려하는 점주들도 늘고 있다. 낮에는 점주가 운영하고 야간엔 무인으로 전환하는, 이른바 하이브리드형 점포도 많아졌다.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편의점 4사(GS25·CU·세븐일레븐·이마트24)의 무인편의점은 3816곳으로, 2019년(208곳)과 비교해 18.3배나 뛰었다. GS25의 경우 지난해 심야 영업을 하지 않는 점포는 3688곳으로 전체의 22%를 차지했다. CU는 16%, 세븐일레븐은 약 19%가 심야 영업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브리드 점포 역시 2019년 90곳에서 2022년 400곳으로 대폭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새벽 2시 이후에는 아무래도 다른 시간보다는 손님이 많지 않기 때문에 그 때만 무인편의점으로 전환하거나 아예 영업을 하지 않는 점주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가파르게 오르는 최저임금도 편의점 가맹점주에겐 부담이다.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위한 최저임금위원회 9차 전원회의는 오는 9일로 예정된 상태다. 업계에서는 내년도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 원을 넘어선다면 더욱 부담이 커지면서 폐업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은 전년보다 2.5% 오른 9860원으로 올해 대비 1.4%(140원)만 올라도 내년 최저임금은 처음으로 1만 원을 넘게 된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최저임금이 동결되거나 삭감된 사례가 없었고 역대 가장 낮은 인상률도 2021년 1.5%라는 점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은 사상 처음 1만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고용노동부 장관이 내년도 최저임금을 고시해야 하는 기한은 8월 5일이다. 이의 신청 등 행정 절차에 2주 이상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이달 중순에는 합의를 마쳐 올해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한다. 최저임금 심의에는 근로자위원 9명과 사용자위원 9명, 정부가 위촉한 공익위원 9명이 참여한다.

 

경영계는 소상공인 부담을 이유로 동결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노동계는 올해보다 26.7% 많은 1만 2500원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경영계는 음식점, 택시운송업, 편의점 등 취약 업종에는 다른 업종보다 낮은 최저임금을 적용해줄 것을 호소해 왔지만 지난 2일 진행된 표결에 따라 내년도 최저임금의 업종 구분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