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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제약


한미그룹 경영권 분쟁 재점화…‘키맨’ 신동국, 경영 참여 시사

장남 임종윤 “법적 조치 검토”

[FETV=박지수 기자] 한미약품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창업주 일가의 분쟁이 재점화 됐다. 앞서 임종윤·종훈 형제의 손을 들어줬던 ‘키맨’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이번엔 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 모녀와 손을 잡으면서 경영 참여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한미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개인 최대주주다.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사실상 경영권이 넘어간 지 97일 만이다. 이에 장남인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이사는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한미사이언스는 송 회장과 임 부회장 모녀 일부 지분을 신동국 회장이 매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전날(3일) 공시했다. 모녀가 보유한 지분 가운데 6.5%(444만 4187주)를 1644억 원에 사들이기로 했다. 주당 매입 가격은 3만 7000원으로 대금을 모두 치르고 주식을 이전받는 거래종결일은 일단 오는 9월 3일로 정했다.

 

이에 따라 송영숙(6.16%)·임주현(9.70%) 모녀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15.86%로 줄게 되고, 신 회장의 지분이 18.92%로 증가한다. 이들 3명의 지분 총합은 34.7%다. 직계 가족, 우호지분 등까지 더하면 모녀 측 지분은 전체 의결권의 과반에 근접하는 48.19%에 달한다. 임종윤 이사(12.46%)와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9.15%) 측 지분을 합친 29.07%보다 20%나 많다. 업계에서는 송 회장 측이 새로 이사진을 구성하고, 경영권을 장악할 수 있는 충분한 수준의 지분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여기에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 내내 모녀를 지지한 국민연금 지분까지 더해지면 과반이 넘는다.

 

다만 송영숙·임주현 모녀는 경영권을 되찾더라도 직접 경영 보다는 전문경영인을 앞세울 방침이다. 기존 총수 일가 중심 경영 체제를 쇄신하고 현장 중심의 전문 경영인 체제로 재편, 사업 경쟁력과 효율성 강화를 통해 경영을 빠른 시일 내에 안정화시킨다는 방침이다.

 

한미약품그룹 총수 일가의 경영권 분쟁은 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미약품그룹은 창업주인 고(故) 임성기 회장이 별세한 이후 수천억원에 이르는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OCI그룹과의 통합을 추진했지만 임종윤·종훈 형제는 OCI그룹과 통합에 반대했다.

 

창업주인 고 임성기 회장이 타계한 뒤 한미약품 일가에 부과된 상속세는 총 5400억원이다. 이 중 절반은 납부를 마쳤지만 아직 2700억원의 상속세가 남았다. 송 회장이 약 1000억원, 임주현 부회장이 약 500억원의 상속세를 내야한다. 임종윤 이사와 임종훈 대표도 약 1000억원의 상속세를 더 납부해야 한다. 임종윤·종훈 형제는 지난 3월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주총회에서 표 대결 끝에 경영권을 확보했고 통합은 무산 됐다. 이때 형제의 손을 들어 준 것이 신 회장이고, 이번에 모녀와 손을 잡은 것도 신 회장이다.

 

한편 모녀는 이번 계약으로 상속세 문제도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이번 계약에 따라 모녀는 지분매각이 마무리되는 오는 9월 약 1644억원을 현금으로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