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장기영 기자] 지난해 나란히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던 5대 대형 손해보험사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감소하며 ‘실적 잔치’에 마침표를 찍었다.
5개 대형사 모두 보험이익이 감소한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장기보험은 지난해 연말 무·저해지보험 계리적 가정 변경 여진 속에 위험손해율이 상승했다. 자동차보험과 일반보험은 누적된 보험료 인하 영향과 고액사고 발생 여파로 보험이익이 절반 이상 급감하거나 적자로 전환했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 5개 대형 손보사의 개별 재무제표 기준 2025년 1분기(1~3월) 당기순이익 합산액은 1조9818억원으로 전년 동기 2조5253억원에 비해 5435억원(21.5%) 감소했다.
이 기간 KB손보를 제외한 4개 대형사의 당기순이익이 줄었다.
지난해 나란히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던 대형사들의 당기순이익이 감소하면서 실적 잔치는 마침표를 찍었다. 5개 대형사의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 합산액은 7조4007억원으로 모두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대형 손해보험사 당기순이익 추이(개별 재무제표 기준). [자료 각 사]](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520/art_17472058768396_398994.jpg)
회사별로 업계 1위 삼성화재의 당기순이익은 6839억원에서 5556억원으로 1283억원(18.8%) 감소했다. 보험이익은 6038억원에서 4988억원으로 1050억원(17.4%), 투자이익은 2863억원에서 2515억원으로 348억원(12.2%) 줄었다.
종목별로 장기보험 보험이익은 4462억원에서 4194억원으로 268억원(6%) 감소했다. 신계약 보험계약마진(CSM)은 8856억원에서 7015억원으로 1841억원(20.8%) 줄었다.
자동차보험은 1025억원에서 299억원으로 726억원(70.9%), 일반보험은 551억원에서 496억원으로 55억원(10%) 보험이익이 감소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신계약 CSM은 연말 무·저해지보험 해지율 가정 조정에 따른 환산 배수 하락으로 감소했으며, 보험금 예실차 축소 영향으로 장기보험 보험이익이 줄었다”고 밝혔다.
또 “자동차보험은 누적된 요율 인하와 건당 손해액 증가, 일반보험은 고액사고 발생으로 인해 보험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현대해상의 당기순이익은 4773억원에서 2032억원으로 2741억원(57.4%)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다. 보험이익은 5329억원에서 1759억원으로 3570억원(67%), 투자이익은 1082억원에서 1070억원으로 12억원(1.1%) 줄었다.
장기보험은 4436억원에서 1143억원으로 3293억원(74.2%), 자동차보험은 424억원에서 157억원으로 267억원(63%) 보험이익이 급감했다.
장기보험의 경우 지난해 1분기 제도 변경에 따른 일회성 이익 약 2700억원이 발생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보험이익 감소 폭을 키웠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지난해 제도 변경에 따른 부채평가금액 감소로 환입된 손실부담계약 관련 비용을 제외하면 장기보험 보험이익은 약 32% 감소했다”며 “독감 재유행 등으로 호흡기 질환 관련 손해액이 늘어난 점도 보험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2위 경쟁사 DB손보는 5834억원에서 4470억원으로 1364억원(23.4%), 메리츠화재는 4909억원에서 4625억원으로 284억원(5.8%) 당기순이익이 감소했다.
DB손보는 투자이익이 2037억원에서 2440억원으로 403억원(19.8%) 증가한 반면, 보험이익은 5629억원에서 4027억원으로 1602억원(28.5%) 감소했다. 메리츠화재 역시 투자이익은 2027억원에서 2621억원으로 594억원(29%) 늘었으나, 보험이익은 4579억원에서 3598억원으로 981억원(21%) 줄었다.
장기보험 보험이익은 DB손보가 4484억원에서 3940억원으로 544억원(12.1%)으로, 메리츠화재가 4265억원에서 3688억원으로 577억원(13.5%) 감소했다.
DB손보의 자동차보험 보험이익은 942억원에서 458억원으로 484억원(51.4%) 감소했고, 일반보험 보험손익은 203억원 이익에서 370억원 손실로 돌아섰다. 메리츠화재의 일반보험 보험손익은 250억원 이익에서 21억원 손실로, 자동차보험 보험손익은 64억원 이익에서 69억원 손실로 전환했다.
DB손보 관계자는 “장기보험은 위험손해율 상승 등에 따른 일회성 비용 확대로 보험이익이 감소했다”며 “CSM 상각은 지난해 말 무·저해지보험 계리적 가정 변경에 따른 CSM 조정 영향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이어 “자동차보험은 요율 인하에 따른 대당 경과보험료 감소 지속으로 손해율이 상승했으며, 일반보험은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산불 등의 영향으로 손해율이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한편 나머지 대형사인 KB손보의 당기순이익은 유일하게 2898억원에서 3135억원으로 237억원(8.2%)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