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임종현 기자] 비씨(BC)카드가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의 재상장 추진에 웃고 있다.
비씨카드는 케이뱅크의 지분 33.7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케이뱅크가 상장에 성공하면 그간 비씨카드의 경영상 부담이었던 케이뱅크 기업공개(IPO) 리스크가 해소될 전망이다. 케이뱅크는 연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IPO 절차를 밟아나갈 계획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달 28일 한국거래소에 코스피 상장을 위한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다. 상장 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KB증권,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등 3개사다. 상장 규정상 예비심사신청 접수 후 거래소는 45일 이내에 해당 기업에 심사결과(승인, 미승인)을 통보한다. 업계는 케이뱅크가 지난 2022년 9월 거래소로부터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바 있어, 빠른 시일 내에 승인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올 초부터 상장을 염두하고 있었다. 예비심사신청도 상반기 내에 하는 게 목표였다”며 “예비심사신청이 승인이 나면 6개월 이내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 되기 때문에 올해 안에 상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케이뱅크의 상장 여부는 비씨카드에게 무척 중요하다. 비씨카드는 매년 케이뱅크 기업가치 변동에 따라 동반매각청구권 행사 가격, 이자율 등을 고려해 파생상품 관련 평가손익으로 계산한다. 많게는 100억원대의 이익 또는 손실로 잡히다 보니 비씨카드의 분기 실적이 좌지우지되기도 한다.
이는 2021년 케이뱅크가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할 때 최대주주인 BC카드가 재무적투자자(FI)에 동반매각청구권(Drag-Along)을 부여한 영향이다. 케이뱅크가 2026년 7월까지 상장하지 못할 경우 비씨카드는 FI의 지분을 되사야 한다.
비씨카드는 동반매각청구권이 행사되지 않아도 FI 엑시트(투자금 회수) 자금을 책임져야 하므로 케이뱅크 기업가치 변동에 따라 파생상품평가이익 또는 손실이 발생한다. 이렇다 보니 비씨카드는 케이뱅크의 상장을 그 누구보다 간절히 기다리는 셈이다.
케이뱅크의 수익성이 개선되는 점도 비씨카드에겐 긍정적이다. 케이뱅크는 올해 1분기 507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면서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대출성장률 회복세에 따른 이자익 개선과 고신용자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면서 대손비용률이 큰 폭으로 개선된 것이 실적 개선에 밑바탕이 됐다.
비씨카드는 케이뱅크를 관계기업으로 분류해 해당 지분에 대해 지분법 회계를 적용하고 있다. 비씨카드는 케이뱅크 당기손익을 보유 지분율만큼 자사 수익과 손실로 인식한다. 케이뱅크가 역대급 실적을 달성하자 비씨카드의 올 1분기 케이뱅크 지분법 이익은 150억원이 반영됐다.
비씨카드는 케이뱅크 이사회에도 참여하고 있다. 케이뱅크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9명으로 구성된다. 이중 비씨카드 경영기획총괄 출신들이 케이뱅크 이사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통상적으로 경영기획총괄은 경영·재무관리 등 전반을 총괄한다.
현재 장민 KT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조이준 BC카드 경영기획총괄 부사장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케이뱅크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장민 CFO는 KT CFO 이전에 BC카드에서 경영기획총괄을 담당했다. 앞서 조일 BC카드 경영기획총괄 전무도 케이뱅크 이사회로 활동했다. 기타비상무이사는 상근하지 않으면서도 대주주가 기업에서 이사회의 경영 참여를 원할 때 선임하는 등기임원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비씨카드가 재무적투자자였다면 재무 임원을 주로 이사회에 참여시켰겠지만, 전략적투자자로서 접근하면서 KT그룹의 전체적인 사업 전략 등을 모두 판단할 수 있는 임원들을 주로 참여시킨 것 아니냐”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