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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고금리 적금'은 빚좋은 개살구?

[FETV=임종현 기자] '최고 연 20% 금리를 드립니다'

 

주요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예·적금 금리가 3% 초중반 수준에 머무는 가운데 '최고 20%' 금리라는 단어가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요즘 흔치 않은 은행의 고금리 상품이다. 

 

'특판'이라는 단서가 달렸지만 최고 연 20% 적금을 언제 봤나 곰곰이 생각해봤다. 1998년 초 시중은행이 1년 정기예금 금리로 20%를 제시하고, 3년이면 65%의 이자를 준다고 광고하던 시절이 있었다. IMF 외환위기 직후의 특수한 시기로, 이후로는 저금리가 시작되면서 20%대 고금리 상품은 좀처럼 찾아 보기 어려워졌다.

 

최근 금리 10%를 훌쩍 넘는 적금들이 종종 보이고 있는 가운데 언제 부터인가 그 앞에 '최고'라는 말이 붙고 있다. 통상적으로 적금을 가입, 일정 기간동안 금액을 불입하면 '기본금리'만 적용된다. 최고금리를 충족하기 위해선 '우대금리'를 달성해야 한다. 최고금리만 보고 혹해서 적금을 가입하고, 상품 설명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면 기본금리만 받게 될 수 있다. 10만원의 이자를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우대금리를 충족하지 못해 막상 수중에 들어오는 돈은 몇만원도 채 안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일부 고금리 적금 상품들을 보면 우대금리를 쉽게 충족하기 어렵게 만든다. 우대금리를 충족하려면 ▲제휴카드를 발급한 후 6개월 간 50만원 이상 사용 ▲첫 이용 또는 첫 거래 후 30일 지나지 않는 고객 ▲제휴카드로 관리비, 통신비 등 자동이체 ▲매일 1만보 이상 걷기 등이다. 우대금리 조건을 달성하지 못하면 평균 시중금리에도 미치지 못하는 이자를 받는 경우도 허다하다.

 

최고금리를 적용받더라도 적은 납입액 한도 등으로 실질 수익이 크지 않은 경우도 있다. 고객들이 시중은행의 연 10% 특판 적금을 가입해도 월 납입 한도는 최대 20~50만원에 불과하고, 만기도 6개월 등으로 짧아 정작 손에 쥐는 금액은 5만원도 안된다. 이렇다 보니 고금리 적금을 두고 '빛좋은 개살구'라고 부르는 이유기도 하다.

 

또한 고금리 상품이라고 무조건 이자가 많다고 혼동해선 안된다. 최고 연 금리 12%의 특판 적금을 가입했다고 보자. 이 상품의 첫 달 납입분의 경우 1년치 이율이 적용되지만, 두번째 회차 적립액부터는 12분의 11 금리가 적용돼 약 11%가 적용된다. 세번째 회차 적립액은 10%, 마지막 12회차 적립액은 만기까지 1개월만 거치되므로 1%의 금리만 적용받는다.

 

사회초년생들에게는 이마저도 '그림의 떡' 이다. 한달에 30만원 적금하는 것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다만 은행이 강조한 고금리에만 속지 말자는 얘기다. 은행은 소비자들에게 돈이 되는 정보를 쉽게 알려주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