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창수 기자] KT가 오는 7월 1일 미디어와 인공지능(AI) 분야 중심 비정기 조직개편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김영섭 KT 대표는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면서도 합리적 수준에서 혁신을 위한 조정이 필요함을 시사해왔다. 아울러 김 대표가 실무조직 개편과는 달리 정치권 인사 영입 등 대관 조직은 지속 확장하고 있어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는 오는 7월 1일 전후로 일부 조직 개편 및 인사를 실시한다. KT는 통상 매년 11월 이후 정기 조직 개편을 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지난해 11월 30일 이후 약 7개월여 만에 다시 조직 정비를 앞두고 있다. 일각에서는 KT가 이달 말 김영섭 대표를 비롯한 사장단이 참석하는 그룹사 회의를 열고, 7월 초 자회사 포함 50~70여명의 임원 수를 줄이는 인사를 계획 중인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외부 인재 영입이 아닌 비대한 조직을 줄이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번 조직 개편은 미디어와 AI 분야 사업 강화에 방점이 찍히게 된다. 특히 KT는 현재 커스터머 부문 산하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를 별도 부문으로 독립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스카이라이프, 스튜디오지니, 밀리의서재, 스토리위즈 등 미디어 계열 자회사와 시너지를 내는 협력 사업을 확대한다. 미디어 총괄 조직은 외부 영입이 아닌 내부 인사 등용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KT는 KT DS, KT클라우드, KT스튜디오지니, 알티미디어 등 정보기술(IT)·사업 컨설팅, 디지털 미디어 콘텐츠 분야 인재를 최대 1000명까지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올해 초부터 수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KT의 이번 비정기 조직 개편이 이뤄질 경우 김영섭 대표가 앞서 언급해 왔던 ‘합리적 구조조정’이 현실화되는 셈이다.
김 대표는 지난달 증권사 애널리스트 대상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그룹 자회사가 많고 생각보다 이들간 유기적 협력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많은 토의를 통해 지배 구조(거버넌스) 개선이나 중복 사업 재배치·정리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성과가 단기간에 드러나지 않을 수 있지만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김 대표는 또한 지난 3월에 열린 KT 주주총회에서도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는 입장이 분명하다”면서도 “조정 없이 혁신이 되진 않는다고 생각하기에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구조조정은 진행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여러 차례 조직 개편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이같은 실무부서 중심의 조직 개편과는 달리 KT의 대외협력(CR) 부서는 확장 추세를 보이고 있어 관심을 끈다. 김 대표는 지난해 말 기존 CR 조직을 통합·축소했다 최근 상무보급 임원이 맡는 담당 조직을 신설했다. 기존 1실 5담당 21팀을 1실 7담당 22팀 체제로 개편했다. 상무보급 임원수도 기존 6명에서 9명으로 늘었다. 제17·19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목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비서관 출신을 임원으로 영입하는 등 정치권 인사도 영입했다.
이들 조직은 CEO 의사결정 지원, 정보통신기술(ICT) 정책 아젠다 개발 및 규제 대응 지원, 국회 등 대외기관 리스크 선제 대응, 공정위·방통위 등 소관기관 정책·제도 개선 등 업무를 맡는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지난 총선 야당 압승에 대응한 기조 변화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다만 KT 관계자는 “사업 영역이 다변화하고 있고 미래 성장 사업도 추진하고 있어 대외협력 강화에 나서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