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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에 주도권 뺏길라...뜨거워지는 대형 은행 'AI 경쟁'

신한, '미래은행' 구현 본격 시동...국민·하나·우리도 AI서비스 잰걸음
Z세대 겨냥, 해외송금 기업 조준 등...차별화 속 '디지털은행 속도전'

 

[FETV=권지현 기자] 국내 대형은행들이 '인공지능(AI) 서비스'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은행권 디지털 서비스 선두주자로 꼽히는 신한은행이 AI 사업에 속도를 내자 다른 은행들이 '미래 은행 주도권'을 뺏기지 않기 위해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최근 LG CNS, 효성티엔에스와 손잡고 AI 기술을 금융에 접목한 혁신 사업들을 함께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3사는 ▲생성형 AI 모델 공동개발 ▲AI와 디지털 디바이스 연계를 통한 무인 뱅킹 고도화 ▲AI 신기술 테스트 및 상시 협업 플랫폼 운영 등을 함께 진행한다. 첫 단계로 신한은행은 영업점에 디지털 기술을 적용한 '디지로그'에 3사 공동 태스크포스팀(TFT)을 둔다. 

 

신한은행은 이번 협력을 결정하며 국내 은행권 처음으로 '무인 뱅킹'(Unmanned Banking) 용어를 사용, 그 수단으로 AI를 선택했다. 파트너들을 살펴보면 신한은행이 얼마나 'AI 은행'에 진심인지 알 수 있다. LG CNS는 클라우드, AI빅데이터, 스마트시티 등을 통해 디지털전환(DX)을 돕는 것이 주된 사업으로, 최근 세계적인 클라우드서비스기업인 아마존웹서비스(AWS)로부터 생성형 AI 역량을 검증받았다. 효성티엔에스는 공작용 기계·장비를 융통한다. 은행과 AI·디바이스 전문기업 3곳이 뭉쳐 시공간 제약을 받는 기존 은행 영업점의 한계를 허문다는 계획이다. 신한은행이 정상혁 행장 취임 후 강조하고 있는 '에브리웨어 뱅크'(Everywhere Bank)와도 맞닿는다. 

 

앞서 신한은행은 시중은행 최초로 AI 은행원을 도입, 디지털 기술을 확대 적용한 미래 은행 경쟁에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100% 예약제와 컨시어지 데스크, 키오스크와 디지털 데스크 등 휴먼·비(非)휴먼 서비스를 접목한 디지로그는 이미 3년 전에 선보였다. 신한은행의 꾸준하고도 가파른 디지털 행보에 다른 대형 시중은행들도 바짝 추격에 나서고 있다.  

 

신한은행과 리딩뱅크 경쟁을 벌이고 있는 KB국민은행은 Z세대(1990년대 중반~2010년대 후반 출생)를 집중 겨냥했다. 국민은행은 금융플랫폼 '리브 넥스트' 내 'AI금융비서' 서비스 오픈을 앞두고 있다. AI금융비서는 국민은행이 개발 중인 맞춤형 서비스로, 계좌 조회·이체, 질의 응답, 금융상품 소개와 필요 서류 안내 등 개인화 서비스를 목표로 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최신 기술을 활용한 혁신으로 신뢰 받는 금융파트너로서의 역할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서비스 강자 하나은행은 해외로 송금할 일이 잦은 기업을 조준했다. 'AI 해외송금 예측' 서비스를 통해 기업은 해외송금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조회할 수 있다. 은행 관계자는 "빅데이터를 통해 해외송금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요인을 분석한 AI 알고리즘을 적용해 만든 서비스로, 하나은행이 보유한 특허기술을 활용해 제공된다"고 설명했다. 이외 해외송금에 소요되는 시간을 알려주는 'AI 소요시간 예측' 서비스, 아직 은행에 도착하지 않는 '받을송금' 서비스 등도 내놓았다. 

 

우리은행은 AI 서비스 본격 출시에 앞서 '테스트'에 나서는 영리한 방법을 택했다. 고객 호기심과 실패 없는 서비스, 두 토끼를 잡는다는 전략이다. 앱 내 'AI 챗봇'에서 AI 서비스를 미리 경험할 수 있는 '실험실'을 도입해 사용자가 먼저 경험하고 검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서비스는 ▲시황과 경제흐름 등을 요약·정리한 '과거와 오늘' ▲청약 순위·분양 정보를 담은 '청약WON해' ▲투자·소비 패턴을 분석한 금융 MBTI인 '위비TI' 등 3가지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사용자가 원하는 고도화된 AI 서비스를 개발하고 급변하는 기술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 실험실 서비스를 선보였다"고 했다. 

 

한 대형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시기 촉발된 은행권 디지털 경쟁이 이제는 AI 분야로 집약되는 모습"이라며 "디지털전환이 어차피 피해갈 수 없는 흐름이라면, 가장 빠르고도 잘 할 수 있는 방법으로 AI 서비스를 확장하려는 은행들 움직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