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임종현 기자] 황병우<사진> DGB금융지주 회장이 취임 이후 첫 해외 기업설명회(IR)를 통해 'DGB 세일즈'에 나섰다. 의미있는 주주로 꼽히는 '5% 이상' 해외 투자자들이 전무한 가운데, 황 회장이 해외 큰손의 투자를 끌어낼지 주목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은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5일간 미국 주요 도시에 주요 주주와 잠재투자자를 대상으로 IR을 개최했다. 이번 IR은 지난 3월 28일 황 회장 공식 취임 이후 3개월 만으로, 그룹의 중기 전략 추진과제 중 하나인 ‘주주가치 극대화’을 위한 첫 번째 행보이기도 하다.
황 회장은 DGB대구은행의 시중은행 'iM(아이엠)뱅크' 전환을 직접 진두지휘한 만큼, 이번 IR을 통해 대구은행의 차별화 전략과 그룹의 핵심 성장 전략을 설명했다. 특히 글로벌 투자자들을 사로잡기 위해 취임 후 처음으로 자사주 매입이라는 선물 보따리도 준비했다. 해외 IR에 앞서 황 회장은 DGB금융과 대구은행 등 모든 계열사 경영진들과 함께 자사주 총 16만주를 장내 매입했다.
미국 IR은 황 회장에게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자리다. 데뷔 무대임과 동시에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그룹과 자신의 이름·얼굴을 알릴 수 있는 기회다. iM뱅크는 지방은행의 한계였던 영업망을 전국구로 확대하게 된 만큼 성장 전략에 대한 투자자의 의구심을 해소할 필요성도 커졌다.
DGB금융은 중장기적으로 '지분 5% 이상 주주' 확보가 간절하다. 올 2월 기준 DGB금융의 주주구성으로는 'THE OAKMARK INTERNATIONAL SMALL CAP FUND' 등 외국계 펀드회사 등 4개 주주가 1~2% 정도의 지분율을 가지고 있다.
![[자료 한국거래소]](http://www.fetv.co.kr/data/photos/20240625/art_17187583910648_e60609.png)
지난 2014년부터 2018년까지만 해도 사우디아라비아통화국, 블랙록 등이 지분을 꾸준히 확보하며 5% 이상 주주로 이름을 올렸지만, 2019년 이후로 이들은 투자자금 회수목적 등을 이유로 지분을 줄여왔다. 2020년 1월 52.51%였던 외국인 보유주식 비중도 올 6월 45.09%로 감소했다.
다만 해외 투심을 끌어오기 위해 iM뱅크의 시중은행 전환 외 또 다른 '무기'가 부족해 보인다는 시각도 있다. 중장기적인 전략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는 뜻이다. IR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수익성·주주환원율이 투자자들의 기대를 충족해야만 한다.
DGB금융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1117억원으로 1년 전보다 33.5% 급감했다. 비은행 부문에서 비이자이익이 감소하고 추가 충당금 적립에 따른 일회성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작년 1분기 대비 비이자익은 34.7% 줄고, 충당금 전입액은 44.5% 늘었다. 같은 기간 지방 금융지주는 1분기 순익은 BNK금융지주(2495억원), JB금융그룹(1723억원)을 기록했다.
주주환원율도 끌어올려야 한다. DGB금융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해법으로 보통주자본비율(CET1) 최종 관리 목표로 13%를 제시했다. 이를 달성해 총 주주환원율을 40% 수준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DGB금융의 작년 말 CET1은 11.2%로, 총 주주환원율은 전년 대비 1.4%포인트(p) 상승한 28.8%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지방 금융지주의 총 주주환원율은 JB금융이 33%, BNK 28%로 집계됐다.
DGB금융 관계자는 "취임 이후 발빠르게 해외 IR에 나선 것은 시중금융그룹으로서 도약한 만큼 주요 주주 및 이해관계자들에게 향후 전략과 방향 등을 설명함은 물론 해외 투자자들의 의견을 적극 청취하고 주요 주주를 관리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이는 주주가치 극대화의 일환으로, 주가 부양과 기업가치 제고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