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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 16년만 결실...'글로벌 삼각편대' 구축 나선 정상혁 신한은행장

현지 경제사절단 동행 신청, 한국계 은행 불모지서 새 동력 마련
3개 분기 연속 순익기여도 3위 우뚝...베트남·일본 이은 성공 도전

 

[FETV=권지현 기자]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시중은행 최고경영자(CEO) 중 유일하게 카자흐스탄 경제사절단에 이름을 올리며 현지법인 사업 확장의 의미 있는 첫 발을 뗐다.

 

최근 카자흐스탄 법인이 신한은행 글로벌 사업 효자로 떠오른 시점과 맞물리며 정 행장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카자흐스탄 지역이 베트남·일본을 잇는 신한은행 해외 비즈니스 한 축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성공할 경우, 신한은행은 국내 은행권 처음으로 '글로벌 삼각편대'를 구축하게 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카자흐스탄 국빈 방문에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동행해 현지 사업 다변화와 관련한 두 가지 업무협약을 맺었다. 먼저 유럽부흥개발은행(EBRD)과 손잡고 카자흐스탄 유망기업 금융지원, 프로젝트금융 추진, 무역금융 기회 발굴 등을 공동 진행하기로 했다. 또 CU중앙아시아, 신라인(Shin-Line)과 함께 중앙아시아 사업 확대를 위한 금융지원, 한국 시장 진출 지원 등을 모색하기로 했다. 신라인은 중앙아시아 최대 아이스크림 제조업체로 편의점 사업을 위한 유통망을 갖고 있으며, CU중앙아시아는 신라인의 편의점 전문 신설법인이다.

 

신한은행은 이번 방문을 위해 경제사절단 참여기업 신청을 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카자흐스탄 경제사절단 모집공고를 보고 지원했으며, 민관 공동 선정위원회의 심사를 통해 최종 선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으로선 카자흐스탄 방문이 절실했다는 방증이다. 결과물도 얻었다. EBRD와의 협력이 신한은행에게 카자흐스탄의 다양한 금융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면, CU중앙아시아·신라인과의 파트너십은 '편의점'이라는 구체적인 사업 영역을 터줬다.

 

 

신한은행은 지난 2008년 12월 신한카자흐스탄은행을 설립, 한국계 은행 처음으로 현지 금융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현재까지도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 중 카자흐스탄 법인을 두고 있는 곳은 신한은행이 유일하다. 신한카자흐스탄은행은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현지화 사업을 추진했지만 그간 결과물이 마뜩잖았다. 신한은행으로선 이번 두 협약을 통해 현지법인 새 모멘텀을 마련하게 된 셈이다. 긴 기다림 끝에 획득한, 16년만의 의미있는 결실이다.    

 

때마침 실적도 좋다. 올해 1분기 신한카자흐스탄은행은 당기순이익 192.2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57.2억원)보다 236% 성장했다. 작년 연 순익은 687억원으로 1년 전(94억원)보다 631% 급증했다. 2022년까지만 해도 연 순익이 50억원 안팎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호실적 덕분에 신한카자흐스탄은행은 신한은행 해외법인 10곳 중 3개 분기 연속 순익 기여도 3위를 기록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길어지면서 지리적으로 인접한 카자흐스탄 은행이 여수신 등 기업자산 유치 효과를 본 점이 순익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현지 방문을 통해 협력키로 한 두 부문이 지속적인 추진과 모니터링 속에서 유의미한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면, 신한은행은 한국계 금융사 불모지에서 또 하나의 성공 사례를 쓰게 된다. 이를 통해 그간 국내 은행권에서 요원했던 '글로벌 비즈니스 삼각벨트'도 구축할 수 있다. 신한은행은 1992년 12월 시중은행 처음으로 베트남 시장에 발을 들여 은행 1등 글로벌 비즈니스로 키워냈으며, 일본 법인인 SBJ은행을 투톱으로 성장시켜 해외 사업의 안정성을 꾀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유럽부흥개발은행과 업무협약을 통해 카자흐스탄의 다양한 금융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하고, CU중앙아시아·신라인의 시너지를 창출 할 수 있는 다양한 금융 솔루션도 제공하겠다"며 "앞으로도 국가별 환경분석에 기초한 차별화된 성장 전략을 통해 글로벌 확장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