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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파는 인터넷은행, 그 뒤엔 '콘텐츠 전쟁'

출판업 신고에 박재범 인터뷰...금융콘텐츠 고객 확보 전략
앱 고객 유입·활동성, '수익성'과 직결...추가 출판 이어질 듯

 

[FETV=권지현 기자] "금융생활에 꼭 필요한 내용을 담아 책을 출간했습니다" "책을 내기 위해 유명 잡지를 발행하는 회사와 손잡았죠" 

 

출판업계 이야기가 아니다. 인터넷전문은행 관계자 말이다. 토스뱅크를 주력 계열사로 둔 토스(비바리퍼블리카)와 카카오뱅크가 표지도 '블랙 앤 화이트'로 유사한 책을 잇달아 출간하면서 때아닌 '도서 전쟁'이 벌어졌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이달 매거진 'B'로 유명한 비미디어컴퍼니와 손잡고 '더 게임 체인저스(The Game Changers) 열정을 품다, 돈을 벌다' 책을 냈다. 인터뷰 모음집으로, 박재범 모어비전 대표, 김문정 뮤지컬 음악감독, 김동환 삼프로TV 대표, 리아킴 원밀리언 리더 등 6명의 돈에 대한 생각을 담았다. 

 

카카오뱅크는 이번 책 출간을 앞두고 비미디어컴퍼니 협업, 6명의 인터뷰이 섭외 등에 적지 않은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이번 책은 카카오뱅크가 비미디어컴퍼니와 협업해 내놓은 첫 번째 출판물"이라고 강조, 추가적인 책 출판을 시사했다. 

 

토스는 지난달 말 '더 머니북(THE MONEY BOOK): 잘 살아갈 우리를 위한 금융생활 안내서'를 출간했다. '10억원짜리 집을 사고 싶다면 얼마를 모으고 얼마를 빌려야 할까?' '빚을 갚을 수 없는 상황,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세액공제되는 연금, 많이 넣을수록 좋을까?' 등 토스 사용자가 꼽은 100가지 질문과 금융 전문가 27명의 답변을 실었다. 과세이연·소득대체율·대항권 등 중요한 경제 용어 354개 뜻풀이도 함께 넣었다.  

 

토스 관계자는 "이번 책 출간을 위해 출판업 신고도 했다. 토스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이 디자인부터 엮음, 펴냄까지 모두 담당한 첫 번째 출판물"이라고 설명했다. 일회성 출판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독자'들도 직접 만나 출판업자 이미지를 다진다. 토스는 이달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2024 서울국제도서전'에 참가해 머니북 부스를 운영할 예정이다. 지난 2022년 11월에도 책 '유난한 도전'을 내놓았지만 이번엔 결이 다르다. 유난한 도전이 2011년~2022년 11년간의 토스팀 도전 이야기를 풀어냈다면, 머니북은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토스 정체성답게 '돈 얘기'를 담았다. 

 

모바일 금융서비스 두 공룡이 잇달아 책을 내놓는 배경에는 '금융 콘텐츠 선점' 의지가 자리해 있다. 돈을 벌기 위해 책을 내는 것이 아니란 얘기다. 토스는 이번 머니북 판매 수익금 전부를 금융소외층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며, 카카오뱅크는 판매 수익금 일부를 기부할 계획이다. 

 

실제 두 금융사가 출간한 책의 내용물은 자체 앱 콘텐츠 구성 항목과 깊이 연관돼 있다. 토스는 앱 내 콘텐츠 서비스인 '오늘의 머니 팁'과 브랜드 미디어인 '토스피드'를 통해 제공해온 콘텐츠들을 엮어 머니북을 만들었다. 카카오뱅크는 책 내용을 앱 내 '돈이 되는 이야기'에서도 볼 수 있도록 했다. 6인 인터뷰 요약본을 실었으며, 인터뷰 영상까지 올렸다. 토스와 카카오뱅크가 내놓은 책이 앱 콘텐츠의 '오프라인 확장판'인 셈이다.

 

여기에는 책과 같은 유형의 콘텐츠가 앱 금융 콘텐츠 '신뢰성' '독자 확보' 등으로 이어져 중장기적으로 앱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데 한몫할 것이란 계산이 깔려있다. 토스, 카카오뱅크와 같은 모바일 금융서비스 사업자에게 고객 수 확대와 고객 활동성 강화는 수익성과 직결된다. 지난달 카카오뱅크는 올해 1분기(1~3월) 실적발표를 하며 "지속적인 고객 유입과 트래픽 확대를 기반으로 여수신, 수수료·플랫폼 수익 등 전 부문의 고른 성장을 이뤄냈다"고 밝힌 바 있다. 

 

토스와 카카오뱅크의 금융 콘텐츠 선점 경쟁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또 다른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도 책 출간 등으로 콘텐츠 고객 모으기에 나설지도 관심사다. 케이뱅크는 현재로선 출판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토스 관계자는 "실생활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우리 삶에 꼭 필요한 금융 콘텐츠를 꾸준히 제작하고 있다"고 했으며,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보다 많은 고객들이 편리하게 경제 콘텐츠를 접할 수 있도록 '돈이 되는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