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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전수전] 덩치는 커졌는데...KB·신한 회장이 지목한 '이것' 따져보니

4대금융, 5년간 순익 크게 늘고도 ROE 기대 못미쳐
이익잉여금 급증 등 영향..."자본, 효율적 운영 필요"

 

[FETV=권지현 기자] "지속 가능한 수익 창출 펀더멘탈을 어떻게 높일 것인지, 그 수준은 얼마인지 질문한다면, 지속해서 ROE(자기자본이익률) 10%는 나오도록 관리하고 있다"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앞으로 우리의 재무정책은 충분한 손실 흡수 능력이 갖춰진 상태에서 ROE 10%를 목표로 발행주식을 줄이는 것이다"(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국내 투톱 금융지주 수장들이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금융권 공동 IR(투자설명회)에서 잇달아 'ROE 10%'를 언급해 이목을 끌었다. 두 회장이 나란히 특정 지표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지주 경영에 있어 ROE 수준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방증이다. 'ROE'(자기자본이익률)는 기업의 이익창출능력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로, 투입한 자기자본 대비 이익을 얼마나 냈는지를 보여준다. 주식시장에서는 ROE가 주가에 반영되는 경향이 높다. 

 

두 금융지주 회장이 관심을 보인 ROE 지표는 어떻게 변화했을까.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1~3월) 평균 ROE는 9.8%로, 작년 1분기 평균(12.15%)보다 2.35%포인트(p) 낮아졌다. KB금융이 8600억원이 넘는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충당금 여파로 8.15%를 기록해 유일하게 10%를 밑돌았다. 신한·하나금융도 ROE가 1%p 이상 낮아져 각각 10.37%, 10.44%를 기록했다. 우리금융은 ELS 충당금 이슈를 피해가고도 2%p 이상 내린 10.32%였다.  

 

시계열을 넓혀보면, 4대 금융의 올해 3월 말 ROE는 5년 전인 2019년 1분기 평균(10.24%)과 비교해 0.44%p 하락했다. 3월 말 기준 금융지주 4곳의 평균 ROE는 2020년 9.1%로 1%p 이상 떨어졌다가 2021년(11.5%), 2022년(12.38%) 2년 연속 상승했다. 하지만 지난해 12.15%로 소폭 내리더니 올해는 9.8%로 4년 만에 10%를 하회했다. 다만 KB금융의 경우 ELS 충당금 등을 제외한 경상적 ROE(12.18%)를 반영하면, 4대 금융 평균은 10.8% 수준이다.  

 

금융그룹별로 살펴보면, 하나금융은 2019년 1분기 ROE 8.49%에서 올해 1분기 10.44%로 1.95%p 높아졌다. KB금융(충당금 반영)은 2019년 9.59%에서 2024년 8.15%로 1.44%p 낮아졌다. 신한금융은 10.6%에서 10.37%로 0.23%p, 우리금융은 12.26%에서 10.32%로 1.94%p 내렸다.

 

 

지난 5년 간 국내 대형 금융그룹들이 당기순이익 최고치를 잇달아 경신한 점을 감안할 때 4대 금융의 ROE가 뚜렷한 우상향을 보이지 않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2019년 3월 이후 4대 금융은 코로나19 사태와 초저금리·고금리 시기를 연거푸 지나면서 은행·증권 계열사를 중심으로 전례없는 이자·수수료 수익을 거둬 분기순익 1조원, 연순익 4조원 시대를 열었다. 실제 2019년 1분기 7223억원이던 4대 금융 평균 순익은 올해 KB·신한·하나금융의 ELS 충당금 1조3159억원을 제외하고도 1조572억원을 기록, 5년 새 46.4%(3349억원) 급증했다. 

 

순익 증가에도 ROE 상승이 한계를 보인 데는 자본총계 구성항목 중 이익잉여금이 크게 불어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의 경우 3월 말 기준 이익잉여금은 2019년 17조3500억원에서 2024년 32조4391억원으로 5년새 87% 증가했다. 금융지주가 벌어들인 순익은 자본 내에서 이익잉여금이 되는데, 배당금을 늘리거나 인수합병(M&A) 등을 하지 않는 한 이익잉여금은 계속 불어나 ROE 지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금융지주가 수익성 제고를 위해 돈을 쌓아만 두지 말고 주주환원, 미래경쟁력 확보 등을 위해 지속적으로 현명한 지출을 해나가야 한다는 얘기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코로나 시기를 지나면서 대형 금융지주는 연평균 순익이 10% 이상 올라 덩치를 키워왔는데, 자기자본 운영이 효율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탓에 ROE는 오히려 하락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금융권 처음으로 분기 균등 배당이 도입되고 몇몇 금융지주가 증권·보험사 인수를 염두에 두고 있는 등 자본 활용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모두 중장기적인 수익성 확대 전략인 만큼 ROE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