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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포용 금융' 부메랑 됐나...건전성 나빠진 인뱅

케이·카카오뱅크, 기업대출 연체율 급등...시중은행 2~3배 수준
대출 문턱 낮춘 사이 자영업 업황 '뚝'...건전성관리 적극 힘써야

 

[FETV=권지현 기자] 인터넷전문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이 1%대까지 치솟으며 대출 건전성 지표가 급격히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 대출 문턱을 낮춘 사이 개인사업자들이 고금리, 고물가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빚을 제때 갚지 못한 점이 직격탄이 된 것으로 보인다. 경기 둔화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인터넷은행들은 개인사업자 대출을 확대한다는 방침이어서 이들 은행이 건전성 관리에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올해 1분기(1~3월) 기업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 0.64%를 기록했다. 직전 분기(0.35%)보다 0.29%포인트(p), 작년 3분기(0.11%)보다 0.53%p 오른 수치로,  2022년 말 개인사업자 대출을 출시한 이래 최고 수준이다. 카카오뱅크는 그간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을 대형 시중은행 수준으로 관리해왔지만, 1개 분기 만에 연체율이 0.3%p가량 오르며 건전성 지표가 나빠졌다. 

 

또 다른 인터넷은행 케이뱅크는 더 큰 폭으로 악화했다. 올 1분기 기업대출 연체율은 1.15%로, 사상 처음으로 1%대를 기록했다. 직전 분기(0.78%), 작년 3분기(0.47%)와 비교해 각각 0.37%p, 0.68%p 상승했다. 케이뱅크는 작년 1분기 기업대출 연체율 0.06%를 기록,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보였다. 하지만 1년 만에 1%p 이상 뛰어오르며 연체율이 크게 나빠졌다. 

 

 

3월 말 기준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개인사업자 대출 여신 잔액은 각각 1조원 수준으로, 전체 대출 잔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 하지만 기업대출 연체율이 매분기 급격한 우상향을 그리면서 회사 건전성 지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케이·카카오뱅크의 3월 말 기업대출 연체율은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 개인사업자(SME) 평균 연체율(0.36%)의 2~3배 수준이다. 

 

두 인터넷은행은 중저신용자‧금융이력부족자(씬파일러·Thin-filer)와 개인사업자를 중심으로 신용평가모형(CSS)을 개발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포용 금융'을 실천하기 위해 개인사업자 대출 문턱을 낮춘 것이 고금리·고물가 기조와 맞물리며 중소상공인 대출 연체율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상반기 소상공인 업종 특화 CSS를 개발, 금융정보 위주 평가 시스템에서 대출이 거절된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신청 고객 6명 중 1명을 추가 선별했다. 케이뱅크는 작년 하반기 개인사업자 전용 CSS를 개발, 모니터링 후 본격 대출심사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이 시기 업황이 어려운 자영업자들은 불어났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58%로 전년 동기보다 0.17%p 올랐다.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도 같은 기간 0.17%p 상승해 0.54%를 나타냈다. 이 탓에 국내은행 원화대출 연체율은 0.43%를 기록, 3월 말 기준으로는 2019년(0.46%)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았다.  

 

인터넷은행들은 CSS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중·저신용자에 이어 소상공인에게도 대출 문을 넓힌다는 계획인데, 대출 확대 못지않은 건전성 관리 역시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개인사업자 대출을 출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연체율이 안정기에 접어들지 않았다"면서 "보증서대출 거치기간(1년)이 끝나 원금상환이 시작됐는데 자영업자들의 상황이 좋지 못한 점 등이 맞물리면서 연체율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후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관리할 계획"이라고 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그간 타행 대비 연체율이 낮았기에 기저효과도 있는 것 같다"면서 "연체율의 경우 매월 등락이 있는데, 보증서대출을 받은 개인사업자들이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 등이 연체율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중저신용자 상생금융 확대'라는 정부 기조에 부응하고 보증서대출 등 개인사업자 대출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계획인 만큼 건전성 관리에도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