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18 (수)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국내은행 '美 실적' 반토막...신한·우리, 1분기 고전 왜

신한, 자금세탁방지 관련 비용에 3개 분기 연속 적자
우리, 영업수익 증가 불구 조달비용 늘며 수익성 하락

 

[FETV=권지현 기자] 국내 대형 은행들이 일본, 동남아시아 현지법인에서 호실적을 거둔 가운데, 미국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하나·우리은행의 미국 현지 법인 5곳은 올해 1분기(1~3월) 105.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192.2억원)보다 45.1%(86.6억원) 급감한 규모다. 현재 신한·우리은행은 각각 1곳, 하나은행은 3곳을 미국 법인으로 두고 있다. 국내 4대 은행 중 KB국민은행만 미국 법인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

 

국내 은행의 미 현지 법인 5곳 중 아메리카신한은행이 올 1분기에 나홀로 적자를 냈다. 아메리카신한은행은 올 1분기 21.4억원 순손실을 기록, 작년 1분기(-0.5억원)와 비교해 적자액이 대폭 늘어났다. 아메리카신한은행은 누적 기준 작년 3분기~올해 1분기 3개 분기 연속 적자다. 작년 2분기 16.8억원 순익을 거둬 흑자로 돌아섰으나 3개월 새 320억원가량 마이너스(-)를 기록, 3분기 305.2억원 순손실을 봤다. 4분기에도 267억원 적자를 내며 손실흐름을 끊어내지 못했다. 

 

아메리카신한은행이 자금세탁방지(AML) 프로그램이 미흡한 탓에 현지 감독 당국에 제재금을 낸 것이 직격탄이 된 것으로 보인다. 작년 9월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와 미 재무부 산하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 뉴욕주금융청(NYSDFS)은 아메리카신한은행에 약 2500만달러(약 337억원)의 제재금을 부과했다. AML 프로그램은 국내외적으로 이뤄지는 불법자금의 세탁을 적발·예방하기 위한 법·제도적 장치로 사법제도, 금융제도, 국제협력을 연계하는 종합 관리시스템을 말한다. 

 

아메리카신한은행은 2017년 FDIC와 AML 프로그램 개선을 위한 합의서를 체결하고, 컴플라이언스(준법감시) 제고, 인적·물적 인프라 개선 등에 나섰다. 하지만 FDIC 등은 개선 수준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판단, 아메리카신한은행에 제재금을 부과했다. 합의서 체결로부터 약 7년이 흐른 현재까지도 AML 비용이 아메리카신한은행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아메리카신한은행의 작년 3분기 이후 적자는 자금세탁방지 프로그램 관련 비용이 많이 소요된 영향인데, 제재금 부과 이후 자금세탁방지 관련 조직 강화, 시스템 업그레이드, 컨설팅사 협업 등 미 감독당국의 기대보다 높은 수준의 프로그램 구축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 아메리카신한은행은 자금세탁방지 이슈로 인한 일시적 요인을 제외하면 순익 발생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미국 정부 보증서 담보부 소상공인 지원대출과 주택담보대출 활성화, 한국계 지상사 마케팅 확대 등의 수익성 개선 노력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나은행의 미국 법인 3곳은 올해 1분기 순익 45.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46.5억원)보다 소폭(1.2%) 하락했다. 매 분기 100억원 이상 영업수익을 거두고 있는 KEB하나로스엔젤레스파이낸셜은 26.4억원을 기록, 올 1분기에도 영업이 선방한 덕분에 전년 동기(21억원)보다 2.6% 성장했다. 같은 이유로 KEB뉴욕파이낸셜도 6.8억원으로 1.9% 성장했다. 반면 하나뱅코프(Hana Bancorp, Inc.)는 1분기 순익 12.1억원으로 1년 전(19.8억원)보다 38.9% 줄어들었다.   

 

우리은행 미국 법인의 순익은 더 크게 감소했다. 우리아메리카은행은 1분기 순익 81.7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146.2억원)보다 45.3% 줄어들었다. 영업수익이 462.5억원에서 639억원으로 38.2%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조달비용 증가로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해 수익성이 전년 동기보다 떨어졌다"면서 "미국 법인의 경우 현재 남부지역 진출 예정으로, 이곳에 진출한 지상사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확대해 수익성을 회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