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손해보험사 지급여력(K-ICS)비율 추이. [자료 각 사 사업보고서]](http://www.fetv.co.kr/data/photos/20240520/art_17160268449605_5e3656.jpg)
[FETV=장기영 기자] 국내 5대 대형 손해보험사의 올해 3월 말 지급여력(K-ICS)비율이 보험부채 할인율 조정에 따른 가용자본 감소로 평균 6%포인트(p) 하락했다. 메리츠화재와 KB손해보험은 10%포인트 이상 낮아져 하락 폭이 컸고, 현대해상은 새 지표 도입 이후 최저치인 160%대로 떨어졌다.
반면, K-ICS비율이 가장 높은 삼성화재는 할인율 기준 변경 영향 상쇄로 유일하게 상승세를 이어가며 최고치를 경신했다.
20일 각 보험사가 분기보고서를 통해 잠정 공시한 K-ICS비율을 종합하면 삼성화재,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 5개 대형 손보사의 올해 3월 말 평균 K-ICS비율은 221.5%로 지난해 12월 말 227.5%에 비해 6%포인트 하락했다.
K-ICS비율은 지난해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과 함께 도입된 새 자본건전성 지표로, 모든 보험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청구했을 때 지급할 수 있는 여력을 나타낸다. 기존 지표인 위험기준 지급여력(RBC)비율과 마찬가지로 모든 보험사의 K-ICS비율은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이 기간 삼성화재를 제외한 4개 대형사의 K-ICS비율이 최대 1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K-ICS비율 하락에는 올해부터 보험부채 할인율 산출 기준 변경으로 가용자본이 감소한 점이 큰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기초가정리스크 신설에 따른 요구자본 증가까지 더해져 하락 폭을 키웠다.
앞서 금융당국은 보험부채가 경제적 실질에 부합하게 산출될 수 있도록 실질금리 수준과의 차이에 따라 장기선도금리(LTFR) 조정 폭 한도를 상하 0.25%포인트(p)로 확대하는 내용을 포함한 할인율 산출 기준 개선 방안을 오는 2027년까지 단계적으로 시행하기로 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K-ICS비율은 요구자본 대비 가용자본의 비율로 산출하는데, 제도 변경으로 가용자본은 줄고 요구자본은 늘면서 업계 전반적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본사. [사진 각 사]](http://www.fetv.co.kr/data/photos/20240520/art_17160214727458_ceb12a.jpg)
회사별로 메리츠화재는 242.2%에서 227.3%로 14.9%포인트, KB손보는 215.9%에서 204.2%로 11.7%포인트 K-ICS비율이 낮아져 상대적으로 하락 폭이 컸다.
메리츠화재의 경우 K-ICS비율을 처음 산출한 지난해 3월 말 202%를 기록한 이후 3분기 연속 이어졌던 상승세가 처음으로 꺾였다. KB손보는 지난 3월 KB금융지주에 2500억원을 배당하는 중간배당 결정으로 K-ICS비율 하락 폭이 더 커졌다.
KB손보 관계자는 “보험부채 할인율 제도 변경에 따른 가용자본 감소, 기초가정리스크 신설에 따른 요구자본 증가로 K-ICS비율이 하락했다”며 “2500억원 규모의 중간배당도 수치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운영위험액 증가로 인해 K-ICS비율이 하락했다”며 “내년부터는 위험액 영향도가 다시 낮아져 K-ICS비율이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대해상의 K-ICS비율은 173.2%에서 167.8%로 5.4%포인트 하락해 가장 낮았다. K-ICS비율이 200%를 밑도는 곳은 현대해상이 유일하다.
현대해상의 K-ICS비율은 지난해 170~180%대에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다 최저치인 160%대로 떨어졌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보험부채 할인율 산출 기준 강화로 가용자본이 감소했다”며 “부채 듀레이션이 길어서 할인율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 더 큰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DB손보 역시 233.1%에서 230.9%로 2.2%포인트 K-ICS비율이 낮아져 하락세로 돌아섰다.
반면, K-ICS비율이 가장 높은 삼성화재는 273%에서 277.4%로 4.4%포인트 상승했다. 유일하게 270%를 웃돌아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삼성화재의 K-ICS비율은 지난해 6월 말 최저치인 263.3%를 기록한 이후 2분기 연속 상승해 최고치로 뛰어올랐다.
삼성화재의 가용자본은 23조8000억원에서 25조2000억원으로 1조4000억원(5.9%), 요구자본은 8조7000억원에서 9조1000억원으로 4000억원(4.6%) 증가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유동성 프리미엄으로 인해 할인율이 인하된 부분이 있으나, 소매대출 스프레드도 같이 낮아져 상쇄됐다”며 “당기순이익과 보험계약마진(CSM) 증가, 금리 및 주가 변동으로 K-ICS비율이 상승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