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창수 기자] 현대차그룹이 기아 ‘EV’ 시리즈를 앞세워 전기차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아는 신모델을 잇따라 선보인 가운데 국내외 전기차에 대해 서로 다른 배터리를 탑재하는 등 ‘투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 기아 측은 전기차 강자 위상을 공고히하는 한편 다양한 모델로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힌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최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기아 360’에서 ‘더 뉴 EV6’ 미디어데이를 열고 EV6 부분변경모델 공개와 함께 전기차 시장 판매 전략을 발표했다. 더 뉴 EV6는 14일부터 판매 및 계약을 시작했다. EV6는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활용한 기아 최초 전용 전기차 모델이다. 2021년 8월 첫 출시 이후 ‘유럽 최고의 차’, '북미 최고의 차’ 수상 등 호평을 받으며 글로벌 시장에서 21만대 이상 팔렸다.
더 뉴 EV6는 출시 후 약 3년 만에 디자인 부분 변경 및 상품성 개선을 거쳤다.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 날개 형상 범퍼 등을 적용했다. 또 84kWh 4세대 배터리를 탑재, 1회 충전 시 주행거리 494km를 확보했다. 정원정 기아 국내사업본부장(부사장)은 “EV6는 기아 전기차 라인업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기아 대표 전기차”라며 “ 차별화된 디자인과 강화된 상품성으로 기아가 전동화 시장을 이끌어가는 데 있어 또 한번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아울러 기아는 글로벌 시장과 국내에서 다양한 EV 시리즈 모델을 내놓는 한편 이들의 배터리 공급망 다양화에도 팔을 걷고 나섰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중국에서 먼저 출시된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V5’는 현지 시장에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국내 시장에서는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를 탑재하게 된다.
또 다음달 중 양산이 예정된 소형 전기 SUV ‘EV3’에는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법인 ‘HLI그린파워’와 중국 CATL의 NCM 배터리가 쓰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HLI그린파워는 현대자동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이 인도네시아 카라왕 산업단지에 합작해 세운 배터리셀 공장이다. 지난해 6월 완공해 하반기 시제품 생산에 들어갔다.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가게 된다.
이는 그간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저렴한 중국산 배터리를 택했던 현대차그룹이 국내 배터리업체와 합작해 해외에서 가격 경쟁이 가능한 배터리를 생산, 보급형 모델에 탑재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아울러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덜어냄과 함께 국내에서 LFP가 아닌 NCM 배터리를 장착, 배터리 밀도에 따라 보조금을 차등 지급하는 정부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에도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정원정 기아 부사장은 “EV3를 통해 전기차 1위 브랜드로 위치를 공고히 할 예정”이라며 “내년에는 EV4·EV5 등 전용 전기차를 지속 출시, 국내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선택하는 데 망설임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